2024-04-28 11:08 (일)
통도환타지아 재정난 지역 경제 암울
통도환타지아 재정난 지역 경제 암울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3.08.30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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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양산시 하북면 통도환타지아가 3년 이상에 걸쳐 휴장 상태를 유지하며 장기화되는 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이로 인해 테마파크 내부의 시설들은 흉물로 방치되고 주변에는 잡풀만이 무성하게 자라나며, 야간에는 28만㎡ 규모의 환타지아 전체가 암흑천지로 변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휴장 기간은 내달 말까지 연장되었으며, 사업주인 D리조트는 재가동을 위한 비용과 시간이 부족하다며 휴장 기간 연장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도환타지아는 지난 1993년 개장 이후 매년 14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지역 경제를 견인했던 곳으로, 양산시 하북면의 중요한 경제 축 중 하나였다. 개장 초기 경부고속도로는 물론 국도 35호선 등 통도환타지아를 잇는 각종 도로는 북새통을 이루며 심각한 교통체증을 불렀다. 당시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응급환자 발생 시 환자 이송을 걱정하기도 했다. 주말 휴일 어린이날 아이들의 꿈이었던 영남 최대 테마파크라는 명성은 30년도 안 돼 잇따른 경제난과 부산, 경주, 김해 등지에 테마파크가 속속 건립되면서 쇠락했다.

통도환타지아의 한계는 개장 초기부터 드러났다. 당시 국제그룹이 조성한 통도환타지아는 전두환 정권의 기업 합병 소용돌이에 휘말려 건설업체인 한일그룹으로 넘어갔다. 테마·위락시설인 환타지아 경영에 토목, 건축 등 건설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테마파크 운영과 경영의 묘미를 살리지 못했다. 건설과 문화산업경영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사업 주체는 문화 콘텐츠 기획력 등에 대한 이해 부족이 겹치면서 사양화를 재촉했다. 두바이 등 해외 유명 테마파크 시설의 아찔한 높이에서 하강하는 기구나 곡선 운행 궤도 열차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거액을 들인 놀이시설은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가 싫증이 나기 때문에 때때로 새로운 놀이시설로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교체비용도 비쌀 뿐 아니라 추가 건립을 위해서는 공간 확보가 요구되기 때문에 부지난을 겪을 수도 있다. 테마파크는 적당한 시설 규모와 함께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적절하게 융합시켜야 한다. 게임, 노래경연, 인연 찾기 등 문화 콘텐츠 창조 기획력으로 시설 결핍을 메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통도환타지아의 태생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

통도환타지아는 사업주 변경과 법정관리, 시설 노후화 등으로 방문객 수가 감소하며 경쟁력을 점차 잃어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휴장으로 인해 지역 경제는 더욱 침체가 됐으며, 인구 감소 속도 역시 더 가속화됐다. 양산시 하북면 주민들은 지난 20년 동안 환타지아와 함께 성장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지켜보며 이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민들은 환타지아를 매각하거나 대형 쇼핑몰, 아웃렛, 생활 체육공원 등 공공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주요 공약 시행과 숙원사업에 2조 원 이상 예산이 필요해 재정적 여력 부족으로 인해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의 요구와 사업주의 현실적인 어려움 사이에서 어떠한 해결책이 마련될지는 미지수이다. 민간 업체인 환타지아의 재가동은 그들의 의지에 달려있고, 시와 주민들은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환타지아가 민간 업체이기 때문에 강제로 재가동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하며, 시설 주변 청결을 유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더욱이 환타지아는 국내 삼보사찰이자 불지종가인 영축총림 통도사 산문 입구에 위치해 있어 국내 대표 사찰 명소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도 해 영업 재개나 리모델링 등 활성화가 필요하다.

환타지아의 문제는 한 지역의 테마파크 운영이 주는 지역 경제 파급효과와 고용 창출, 관광 활성화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적절한 사업 전략과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애초 국제그룹에 통도칸트리클럽 조성을 허가하면서 주민 위락시설 조성 조건을 내걸면서 유원지지구에 통도환타지아가 조성됐다.

통도환타지아를 인수한 D리조트는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지난 2006년 통도환타지아에 각종 물놀이시설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아쿠아환타지아를 개장한 데 이어 2007년 스파 등 실내 물놀이시설을 포함한 10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을 건립했다. 이에 따라 줄었던 방문객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김해와 부산 기장 등지에 물놀이시설이 잇달아 들어서는 바람에 또다시 방문객이 감소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발생해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사회와 기업 간의 상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향후 지역 경제 활성화의 방향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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