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0:43 (토)
"임자가 초대 사장 맡아"…"각하 분부대로 제철소 완공하겠습니다"
"임자가 초대 사장 맡아"…"각하 분부대로 제철소 완공하겠습니다"
  • 박광수 논설위원
  • 승인 2023.08.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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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 현 포스코 > 도전과 길
2편- 포철 건설 주인공 박정희 대통령과 조연 박태준 회장

1970년 4월 1일 공장 착공식 후 모래바람 맞으며 악전고투
1973년 6월 8일 오전 1고로 불 지핀 후 9일 오전 7시 `첫 쇳물`
일 닛케이 신문 "제철소 가동 한강의 기적 불러 고도 성장" 보도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 착공식에 참여한 박정희 대통령과 김학렬 부총리 박태준 사장이 단상에서 내려와 착공 버튼을 누르기 위해 이동 중이다. / 포스코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 착공식에 참여한 박정희 대통령과 김학렬 부총리 박태준 사장이 단상에서 내려와 착공 버튼을 누르기 위해 이동 중이다. / 포스코

포항제철의 역사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서독에서 차관을 빌리려고 국빈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서독의 쾰른국제공항에서 수도 본으로 가는 아우토반 고속도로에서 최소 100㎞에서 최대 250㎞로 쌩쌩 달리는 자동차(주로 서독의 국민차 벤츠)를 보고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자동차를 본 박정희 대통령은 자동차 하우징(케이스 본체)이 철로 만든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한민국도 향후 고속도로를 개통하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소재인 철강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키로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이 이렇게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룬 근간이 제철사업이라는 말을 듣는다. 우리 대한민국도 반드시 독일처럼 경제 개발을 성공시켜 한강의 기적을 만들 것이라고 굳게 다짐한다.

여담으로 독일 출장 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생활용품이 독일산 `쌍둥이칼`로 이것도 원소재는 독일이 생산한 철강이다. 수십년 사용해도 훌륭하게 사용되는 제품이 `쌍둥이칼과 가위`이다. 성공적인 차관 도입을 마친 박정희 대통령은 즉시 육군 소장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서 당시 적자투성이의 대한중석을 짧은 시일에 흑자로 돌린 박태준을 청와대로 호출한다.

"임자 당신이 제철소 건설의 초대사장을 맡아서 추진하시게나".

깜짝 놀란 박태준 회장은 "각하 무슨 일 이십니까? 저는 군바리 출신으로 제철소를 건설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다른 전문가를 쓰시는 게 어떠신가요?"라고 반문을 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제철소를 건설할 자금은 내가 확보해 두었으니 자네가 제철소 공장을 지어 보게나. 난 태준 동생이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정직한 비용으로 거대한 철강공장을 지을 수 있는 적임자로 보네."

1973년 7월 3일 포항제철소 1기 종합 준공식에 참여한 박정희 대통령. / 포스코
1973년 7월 3일 포항제철소 1기 종합 준공식에 참여한 박정희 대통령. / 포스코

"제철소 공장 건설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나, 청탁이나 비리로 공장을 지으면 부실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네. 자네가 이 일을 맡으면 청렴결백하게 빠른 시일 내로 공장을 지을 수 있다고 믿네."라고 말하면서 일방적으로 임명을 강행한다.

"또한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군인은 전쟁 시 돌격을 해서 적을 물리치는 정신이 확고하듯이 자네라면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이 반드시 돌격 정신으로 철강공장을 완공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한다.

그러자 박태준 회장은 각하 분부대로 시행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철갑으로 두른 거북선으로 왜군을 물리치고 무너지는 조선을 구한 것처럼 태준 자네가 철강공장을 번득하게 지어서 대한민국을 구하고 경쟁상대인 일본제철소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부언으로 철강공장 완공 후 가동이 실패하면 우리 모두 포항 앞바다에서 빠져 죽을 각오를 하라고 결의를 다진다.

이를 계기로 박태준 회장의 고난의 역사가 시작되었으며, 1970년 4월 1일 공장 착공식에 들어가서 포항의 모래바람을 손수 맞으면서 휴가도 못 가고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철강공장 건설에 매진하여 1973년 6월 8일 오전 10시 30분에 포항 1고로에 불을 지핀 후 21시간이 지난 6월 9일 오전 7시 30분 첫 쇳물이 나오자 `와와` 함성을 지르면서 주변인들과 어깨동무을 하면서 대한민국 만세와 애국가를 부른게 첫 생산 가동일로 기록된다.

당시 닛케이신문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한일 협력의 원점 한국 수출입국의 초석`이라는 시리즈 특집기사를 내보내면서 1973년 6월 8일 국영기업인 포항종합제철이 1호 고로에 불을 지피면서 한국 최초의 일관제철소로 가동을 시작했다며 한국은 이 철강재로 사회인프라를 정비하고 수출산업을 일으켜 토대를 만들었다고 대서특필한다.

1973년 3월 19일 건설현장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과 박종태 소장. / 포스코
1973년 3월 19일 건설현장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과 박종태 소장. / 포스코

포항제철 역사는 잠시 뒤로 미루고 1편에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제철은 제1차 국제적인 군비 경쟁 시대로 들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견인차의 주역으로 등장한다. 프로이센-프랑스 간의 전쟁 기간(1870-1871) 동안 크루프의 크롬 강철대포는 청동으로 주조되어진 프랑스 대포보다 성능이 탁월한 무기로 인증된다. 사실상 독일포병의 성공은 크루프가 제조 개발한 대포로써 신무기로 재무장하려는 전쟁국가들과 함께 최초의 국제 무기 경쟁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강철로 제조된 최초의 군함은 프랑스 해군의 배인 `리도타블로`로 알려진다. 1876년 진수된 이 군함은 1882년 브레스트항구에서 목격이 되었고, 여전히 일부는 연철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철갑을 두른 군함으로는 인정 받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1914년 세계 최초의 강철로 구성된 차체 자동차인 4기통 닷지 모델 30-35가 출시된다. 닷지 자동차는 철강의 사용 용도를 확대 개척하였으며, 철강은 차후에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쳐 이용되면서 주요 산업의 리더로 등극한다.

세계 최초의 강철다리는 철강 제조기술의 발전에 의거, 1874년에 강철로만 건설된 다리인 `에즈 브리지`로 알려진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미시시피강에 건설되었고 지금도 현존하는 다리이다.

20세기 들어 미국 베들레험 철강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강회사로 조선사업을 별도로 운영 중이었다. 본사와 1차 제철소 제조시설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베들레헴 지역에 건설되어 운영했다. 당시 베들레헴 스틸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들을 건설하는 장소에 철강재료를 공급하였고, 이 중에서 당시 최대 규모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 건축에 크게 기여한다. 미국 서부지역 상징인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다리도 베들레헴 철강에서 생산된 강철을 사용하여 건설된 다리이다. 대략 8만 3000t의 강철이 다리 건설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베들레헴 스틸은 시카고의 상업시설인 머천다이즈 마트 건설에 사용된 6만t의 강철의 대부분을 제조하여 공급한다. 1930년에 오픈할 당시 머천다이즈 마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로 기록된다.

세계철강협회 발행지에 의거하면 철강은 약 3500여 종의 다른 등급이 존재하고 있으며, 강철은 재활용도가 큰 소재로서, 전 세계적으로 보면 약 60%가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범죄자로부터 압수한 불법 총기와 다른 무기 1만 2153개를 녹여 강철 철근을 만들어 낸다. 이런 철강산업 종사자가 세계철강협회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 이상으로 주요산업으로 자리한다.

참고로 포스코의 경쟁력을 나타나는 도표로 지난 2019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순위를 보면 10점 만점에 포스코가 8.35점으로 1위. 미국 뉴코가 8.08점으로 2위, 오스트리아 뵈스탈파인사가 7.86점으로 3위, 러시아 세베르스틸회사가 7.67점으로 4위, 한때 1위사였던 일본제철소가 7.66점으로 5위, 러시아의 NLMK가 7.58점으로 6위, 인도 JSW 스틸사가 7.48점으로 7위, 다국적기업 아르셀로미틸사가 7.48점으로 8위, 러시아 에브라즈사가 7.44점으로 9위, 한국의 현대스틸이 7.41점으로 10위로 기록된다.

철강 발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정확하게 판단은 안 되지만 20세기 초에 우리들이 잘 아는 스테인리스강의 개발로 철강산업 발전은 박차를 가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다. 스테인리스강은 크롬이 10.5% 이상 포함된 철 합금으로 이전의 철강보다 부식이나 오염에 더욱 강하다. 그리고 매장량이 풍부하고, 대부분 재활용도 가능해 많은 장점을 지닌 스테인리스강은 가정생활의 중심인 부엌부터 첨단 우주선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향후에도 철강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무궁무진하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건설 중인 최고층 빌딩(예를 들면 최근 삼성건설이 중동 아랍국가 도시인 두바이에 건축한 828m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칼리파` 빌딩: 2010년 1월 4일 오픈한 건물로 엘리베이터를 타면 1분 만에 124층 전망대까지 도달)이 가능한 것도 이런 특수 철강이 건물을 근본적으로 버티고 있어 가능해졌다고 필자는 판단된다.

 

기획 연재 -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은 `포항제철의 도전과 길`을 앞으로 12차례 연재한다.

연재 시작 전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앞으로 펼쳐질 포철 이야기가 흥미를 더해 갈 것을 약속한다.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

박 논설위원은 △엘지전자 중앙연구소 책임 연구원 △삼성전자 기술&상품기획부장, 마케팅부장 국내 해외영업부장, 해외지사 근무(미국ㆍ일본)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뉴삼성시대가 온다` 저자 △산자부 주관 국회정책포럼 발표자 및 좌장 등 왕성한 활동을 했고 지금도 일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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