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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눈물 호소에 서독 총리 손잡으며 차관 허락
박정희 대통령 눈물 호소에 서독 총리 손잡으며 차관 허락
  • 박광수 기자
  • 승인 2023.08.02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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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 < 현 포스코 > 도전과 길
1편- 포철 건설 주인공 박정희 대통령과 조연 박태준 회장

박정희 대통령은 주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래벌판인 포항에

철강 공장을 건설하라고 육사 후배인 박태준 회장에게 지시한 것이

오늘날 일본을 이기고 세계 1위 철강 회사인 `포스코` 탄생의 시발점이 된다.

헬기를 타고 불시에 현장을 방문 상황실에서 박태준 사장의 현황설명을 들으며 공사현장을 바라보는 박정희 대통령. /포스코
헬기를 타고 불시에 현장을 방문 상황실에서 박태준 사장의 현황설명을 들으며 공사현장을 바라보는 박정희 대통령. /포스코

제철산업은 현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며, 각종 분야(자동차, 조선, 토목건축 관련 건설, 가전 분야, 탱크 대포 전투기 등의 무기)에 다양하게 활용돼 없어서는 안 되는 기초소재로 자리한다. 따라서 철은 지금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며, 정말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우리들 식탁의 수저, 식칼, 냄비부터 우리가 걷는 거리에 있는 건물들과 우리들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지하철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포항제철(현 포스코 그룹)의 시작은 당시 47세의 박정희 대통령이 차관을 얻고자, 전세 비행기가 없었던 한국은 독일 정부가 제공한 루프트한자 항공사의 비행기를 빌려 홍콩, 인도를 거쳐서 28시간 비행 후 지난 1964년 12월 7일 서독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당시 서독 총리를 만나 눈물로 총리에게 호소를 한다.

그 내용은 철강공장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들어가는 자금이 없어서 독일 정부에 차관을 요구한 것이었다. 당시 유명한 박정희 대통령의 말을 잠시 인용하면 "우리 국민들 절반이 굶어 죽고 있다. 우리 군인들은 거짓말을 안 한다. 빌린 돈은 반드시 갚는다. 우리 국민 전부가 실업자이다. 라인강의 기적을 서독이 단기간에 이루었는데 우리는 라인강처럼 한강의 기적을 빠른 시일 내로 달성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자금이 없다. 서독 정부가 자금을 빌려주면 반드시 대한민국 국가 재건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눈물로 호소한다. 당시 독일에 돈을 벌어 온 광부와 간호부들이 성실하게 벌어들이는 돈으로는 대한민국 경제 건설에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재차 강조를 한다. 이런 박정희의 열정과 사명감에 독일 총리는 박정희의 손을 꽉 잡으면서 차관을 허락한다.

이 돈을 받은 박정희 대통령은 주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래벌판인 포항에 철강 공장을 건설하라고 육사 후배인 박태준 회장에게 지시한 것이 오늘날 일본을 이기고 세계 1위 철강 회사인 `포스코` 탄생의 시발점이 된다. 이런 결과는 뚝심의 박정희 대통령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포스코에 대한 상세 서술은 잠시 뒤로 미루고 철강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다.

우리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석기시대, 청동기시대를 거치면서 부족 중심의 국가를 이루며 생활을 해온다. 하지만 철의 발견으로 인류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며 비로소 문명의 틀을 만들어 간다. 고대사회에서는 운석에서 추출한 철인 운철(meteoric iron)을 금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다고 한다.

지난 1968년 11월 12일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제철 건설현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롬멜하우스에서 브리핑을 받고 박태준 사장 등 관계자와 함께 건설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롬멜하우스를 나서고 있다./포스코
지난 1968년 11월 12일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제철 건설현장을 처음으로 찾았다. 롬멜하우스에서 브리핑을 받고 박태준 사장 등 관계자와 함께 건설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롬멜하우스를 나서고 있다./포스코

철 발견의 첫 번째 가설은 여러 광물을 다루던 과정에서 철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고 하며, 두 번째 가설은 지구에 큰불이 났으며, 이때 철광석이 자연히 형태가 바뀌었고, 그때 발견이 됐다고 하며, 세 번째 가설은 하늘에서 떨어진 운철을 인간이 발견하게 돼 철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가설이 전해진다.

역사적으로 판단하면 고대 이집트 투탕카멘왕과 함께 매장된 단검도 이 희귀한 운철로 만들어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철은 청동기시대가 무너지며 정복활동이 활발했던 철기시대에는 강력한 무기로 근대에 이르면서 각종 기계와 부품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소재로 사용량은 폭발적인 증가를 한다.

철기시대는 기원전 2000년경 고대 근동에서 처음으로 기록돼 있는 철과 철강의 출현에서 시작됐고, 1차 제철은 기원전 1000년에 정립됐다고 한다.

근동은 우츠, 즉 다마스커스 철이라고 불리어지는 철 제조로 이어간다. 내구성이 좋고 탄소가 많은 이 물질의 최초 생산에 대한 증거는 고대 페르시아제국에서 발견된다. 이런 강철은 기원전 400-500년경 아랍의 금속 노동자들에 의해 성공한 철기의 제조방식이 인도로 흘러 들어간다.

현대사회 용광로와 비슷한 형태의 개발방식은 기원전 6세기에 중국인들에 의해 완성된다. 하지만 이런 기술이 더 널리 보급된 것은 중세 유럽이며, 이것이 캐스트아이언(선철)의 생산을 대폭 확대시킨다. 중세 시대에는 철(선철, 철, 때로는 강철)을 단조가 아닌 도가니(도자기 또는 금속용기)에 녹여 만든 도가니 강철을 제조한다.

철강의 본격적인 발달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사회경제적 변화와 기술의 혁신으로서, 예를 들면 방적기 개량으로 시작된 기술혁명이 시초로 차후 증기기관차 개발로 이어진다.

1973년 7월 3일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1기 종합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박정희 대통령은 치사를 통해 "3년 전 기공식 버튼을 눌렀는데 이렇게 초현대적인 제철소를 마주보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며 포항 1기의 성공적 건설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포스코
1973년 7월 3일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1기 종합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박정희 대통령은 치사를 통해 "3년 전 기공식 버튼을 눌렀는데 이렇게 초현대적인 제철소를 마주보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며 포항 1기의 성공적 건설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포스코

과거 1740년 영국의 발명가인 벤자민 허스먼은 도가니 기술을 개량했고, 이 방식이 강철 생산의 양과 품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한다. 그리고 영국의 기술자인 헨리 베서머(1813-1898)는 저렴한 가격으로 강철을 제조하는 첫 번째 공정을 성공한다. 베서머 공정으로 알려진 이 기술은 녹은 선철로부터 강철을 대량 생산시킨다. 베서머의 변환기술은 녹은 철을 통해 공기를 불어 넣어 산화시킴으로서 철에서 불순물을 제거시킬 수가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철의 탄소 함량을 감소시킨다.

1875년 에드거 톰슨 철강공장이 설립됐고, 이는 스코틀랜드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자선가인 앤드류 카네기(1835-1919)가 소유한 카네기 철강회사의 후원을 받아서 운영됐으며, 이 시설은 세계 주요 철강 생산국으로서 미국의 산업성장에 혁혁한 성과를 보여준다.

1880년까지 미국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약 125만 톤 정도였으며, 1910년에는 2400만t으로 증가하면서 세계 1위의 철 생산 국가로 자리한다. 이런 철강생산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의 영토확장 및 물품공급의 수단인 철도를 건설하고 운영하던 철도회사로 알려진다.

카네기스틸은 과거 1873년부터 1875년까지 강철 철도의 비용을 t당 100달러에서 t당 50달러로 절감시키면서, 이런 개량생산 방식이 순차적으로 미국의 신생 철도망을 빠른 시일 내로 확대 구축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담당한다.

1885년 시카고의 홈 인슈어런스빌딩이 건축됐는데, 이 건물은 강철을 주재료로 사용해 지어진 세계 최초의 현대식 고층 빌딩으로 기록됐으나, 1932년 철거된다.

20세기 초 베서머공정은 사실 1860년대 독일에서 개발한 열린 용광로 공정으로 대체 개량되면서 큰 성장을 한다. 이 기술은 칼 빌헬름 지멘스(1823-1883)가 개발한 공정이며, 거대한 산업용 열린 용광로는 철을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탄소와 다른 불순물을 연소하기 위해 개발한다.

다른 각도로 살펴보면 철강 및 무기제조의 창시자인 독일의 사업가 알프레드 크롬(1812~1887년)이 위대한 철강인으로 나온다. 독일 에센에서 태어난 그는 `대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어지며 당시 최대 무기제조 공급자이다. 크롬은 프로이센 군대를 위한 주요 무기제조 업체가 됐고, 프로이센은 독일 통일전쟁(1866~1871년)에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와의 연합군대를 물리치는데 크롬의 무기가 첨단 역할을 하며 승리한다.

 

박광수 논설위원
박광수 논설위원

박광수 경남매일 논설위원은 `포항제철의 도전과 길`을 앞으로 12차례 연재한다.

연재 시작 전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앞으로 펼쳐질 포철 이야기가 흥미를 더해 갈 것을 약속한다.

박 논설위원은 △엘지전자 중앙연구소 책임 연구원 △삼성전자 기술&상품기획부장, 마케팅부장 국내 해외영업부장, 해외지사 근무(미국ㆍ일본) △한국과학기술원 자문위원 △`뉴삼성시대가 온다` 저자 △산자부 주관 국회정책포럼 발표자 및 좌장 등 왕성한 활동을 했고 지금도 일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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