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0:41 (토)
김해 4만명 소상공인 네트워크 구심점…"웃는 날 위해 일해요"
김해 4만명 소상공인 네트워크 구심점…"웃는 날 위해 일해요"
  • 장영환 인턴기자
  • 승인 2023.07.31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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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사람 !
김길수 김해소상공인연합회 회장

2006 소공인회 가입, 2022 회장 당선 권익신장 활동
내년 김해 전국체전 맞아 서비스ㆍ마케팅 교육 준비
정책 지원ㆍ통계 자료 부족, 연합회 운영문제 삼중고
"다문화 상권과 협력ㆍ소통해야, 우리는 좋은 이웃"
김길수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전국체전을 앞두고 서비스ㆍ마케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길수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전국체전을 앞두고 서비스ㆍ마케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다. 코로나19, 경기불황,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적인 환경 요소와 맞춤형 정부 지원의 부재 등 도전적인 과제들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다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 혹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단연 소상공인일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 사회에서 생계형 창업의 수는 과도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소상공인 개인의 창업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한국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환경에 소상공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나아가 소상공인이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지는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인회)를 방문, 이에 관한 여러 고민을 얘기해 나눠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단체를 대표하는 리더는 `언젠가 소상공인이 허심 없이 웃을 수 있는 날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는 김길수 회장이다. 그동안의 스케줄과 밀린 업무로 인해 꽤 바빠 보이는 모습이었던 그를 어렵게 만나봤다.

Q. 우선 회장님을 소개해달라

"고향은 경북 청송군이고 현재 가스 제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소공인회원으로 가입했으며 2017년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후 2022년 회장에 당선됐다. 나의 사업 시작으로 이야기를 열어보자면 1997년 가스 제조업을 시작했다. 가스 제조업은 전문 지식이 필요한,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전망이 있을 것이라 판단해 사업체를 열었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회사를 막 열었을 때 외환위기가 터졌다. 협력업체는 도산했고, 납품했던 상품의 돈을 못 받았다. 다시 말해서 회사는 무너질 날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그때는 어떻게 해서든 회사를 유지해야 했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그 당시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나 자신도 궁금할 정도다. 생각건대, 나의 가족과 우리 직원들의 존재가 시련 극복에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 2006년까지는 오직 회사만을 위해 달렸다. 회사가 내실이 튼튼해지고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부터는 그동안 회사 주위에 존재하고 있던 외부 환경 문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만약 정책, 법률, 제도 등 구조적인 문제에 약간이라도 불합리성이 존재할 경우 소상공인은 생계를 위협받는다. 이는 개인이나 작은 집단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여기에는 단결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 하에서 소공인회원이 됐고, 지금 회장이 된 것이다."

지난해 미래디자인융합센터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도민회의`에서 소상공인 건강검진 프로그램 지원을 건의하는 모습.
지난해 미래디자인융합센터에서 개최된 `찾아가는 도민회의`에서 소상공인 건강검진 프로그램 지원을 건의하는 모습.

Q. 소공인회의 정의를 요약하자면?

"소공인회란 대통령령으로 정한 소상공인을 위한 법정단체다. 소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국민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일하는 단체다. 기업과 비교하면 소상공인은 사회적 약자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권익을 지키고 소비자를 위한 올바른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소공인회가 결성된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약 700만 소상공인 회원들이 존재한다. 경남에는 대략 40만 명, 김해는 4만 명가량의 사람들이 소상공인으로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소상공인의 네트워크 구심점이 바로 소공인회다."

Q. 소공인회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가?

"크게 보면 첫째, 정책간담회 개최. 둘째, 소상공인 포럼 및 정책 워크숍 개최. 셋째, 법률 및 노무 서비스 지원. 넷째, 소상공인 노하우 전술ㆍ정보 제공 등이 있다. 먼저 간담회나 포럼, 워크숍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집단 의사를 모으는 행사다. 여기서는 소상공인에게 어떠한 애로사항이 있는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연구 방향은 어떻게 돼야 하는가 등을 주로 논한다."

"다음으로 소공인회는 노무ㆍ세무ㆍ법무 자문위원을 각각 두고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소상공인 중에서는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 법률 지식이 없거나 돈이 없어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계약기간 만료가 다 돼 가고 권리금을 낸 상가의 임차인 소상공인이 다른 상인에게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겨줘야 하는데, 여기에 건물주가 개입해 상가를 권리금 없이 재임대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 경우 기존 임차인 소상공인은 권리금을 잃게 된다. 이러한 사례에 대해 우리는 기존 임차인이 가능한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법률 자문 및 도움을 제공한다. 물론, 기다리는 것 외에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소상공인을 위한 사업 노하우 전술도 한다. 소상공인 중에서는 연로한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 온라인판매, 마케팅 등 부문에 서툴다. 그런 면에서 소공인회는 온라인 교육, 마케팅 교육 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 수강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정보 및 도움 제공이 있다. 새로운 정책이나 혜택 등이 있을 시 연락망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도움을 준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많은 소상공인이 31일부터 시작되는 김해시 소상공인 육성자금(대출 실행 후 2년간 이자차액 2.5% 보전) 제도를 모르고 있다. 설령 알고 있다 하더라도 복잡한 신청 절차로 인해 신청 준비조차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소공인회는 정보를 제공하고 신청까지 도와주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업들이 향후 추진될 예정이다."

가야문화축제 홍보부스에서 김해시 공공배달앱 `먹깨비`를 홍보하는 김길수 회장.
가야문화축제 홍보부스에서 김해시 공공배달앱 `먹깨비`를 홍보하는 김길수 회장.

소상공인의 어려움과 관련한 다음 질문이 이어지자 김 회장은 잠시 침묵을 유지한 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그늘이 내려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소공인회장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어떤 것인가, 그 해결책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등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Q. 최근 소상공인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애로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어렴풋이 알고 계시겠지만, 자금 문제와 관련한 얘기들이다. 코로나 시기 대출한 자금을 갚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이 많다. 은행 이자는 나날이 높아지고 사업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하루 버틴다는 말조차 사치스러운 것이 돼버린 것 같다. 조금 버틸 체력이 있는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상승, 경기 불황, 재료 원가 상승, 매출 감소 등으로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어려운 시기다."

Q. 그렇다면 현재 소공인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세 가지만 얘기하겠다. 우선 정책적 지원의 부재다.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당장 내일 쓰러질 수 있는 가게가 많다. 그런데 소상공인용 정책은 부족하거나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순번이 뒤에 있다. 다음으로 정부의 소상공인 대상 통계자료의 늦은 업데이트다. 현재 우리는 2019년 자료를 참고하고 있다. 즉 코로나 시기 이전 자료다. 현황과 안 맞는 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점이 생겨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공인회 운영의 문제점이다. 현재 김해 소공인회는 약 4만 명의 소상공인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 자금과 직원은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Q. 최근 다문화 상권이 늘어나고 있다. 소공인회는 다문화 배경 상인들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다문화 배경 상권과 한국 상권은 약간 소원한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소공인회와 다문화 상권 사이에는 현재까지 많은 교류 및 연락은 없다. 안타까운 사실은 내국인 상권과 다문화 상권은 각각의 상업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각 상권을 방문하는 소비자들 또한 특정한 유형의 소비자층이 된다."

지난 4월 3일 김해시청 앞에서 소상공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궐기대회 모습.
지난 4월 3일 김해시청 앞에서 소상공인의 권익 향상을 위한 궐기대회 모습.

"다시 말해서 각 상권에는 편향적인 소비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다문화 배경 고객은 다문화 상권에, 내국인 고객은 한국 상권에만 머무는 것이다. 현재 김해에는 적지 않은 다문화를 배경으로 한 사람들이 있으며, 이들은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는 더불어 살고 있다.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상공인에게도 해당한다. 이 점에 있어서 나는 소공인회가 다문화 상권과 협력했으면 한다. 서로 소통하고 도우며 살면 좋은 것만 많지 나쁠 것은 없다."

Q. 화제를 조금 돌려, 대기업의 이른바 `골목시장 진출`이라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소공인회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소상공인은 대기업의 자금력과 영업 방식을 따라갈 수 없다. 대기업과 비교하면 우리는 약자에 가깝다. 대기업은 대기업의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소상공인은 소상공인의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다. 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은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Q. 최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무인점포화, 자동화, AIㆍ로봇 기술 적용 등 기술경영이 반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이러한 최신기술에는 장단점이 각각 존재한다. 장점은 인건비 절감, 인력의 효율적 사용 등이 있을 것이다. 단점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화다. 무슨 말이냐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에는 단골이 있고, 점주와 손님 사이의 `정`이 존재한다. 거래하며 말 한마디 주고받고, 얼굴 한 번 더 보는 그런 것 말이다. 최신기술은 이러한 사람 사이의 `정`을 점점 옅게 하고 있다. 따뜻한 마음을 담은 `국밥 하나 주세요`라는 말이 언제 없어질지 모를 일이다."

Q. 마지막 질문으로, 가까운 시일 내 개최할 행사 혹은 준비하고 있는 사업 등이 있는가?

"조만간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코로나19, 매출 감소, 금리 인상 등으로 현재 소상공인은 심신이 지쳐있다. 몸과 마음의 짐을 잠깐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는 전국체전이 열린다. 많은 손님들이 김해를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 소상공인은 기쁜 마음으로 손님들을 받을 것이다. 다만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현재 소공인회는 전국체전을 맞이해 소상공인 서비스교육, 마케팅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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