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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신들의 정원인 까닭은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신들의 정원인 까닭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3.07.30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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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새길 `코리아 하이웨이`
경남 울산 산악인 40년사 집대성
한국인 95명이 묻힌 신들의 정원
천만 명 등산인 시대 `산` 재조명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가마솥 같은 불볕더위다. 하지만 히말라야에는 눈발이 흩날린다. 성스러운 설산이라지만 추위가 살을 파고드는 곳 `신들의 정원이란 히말라야`가 관심을 끈다. 이 책은 지난 40년 경남 산악인들이 해외 원정에서 겪은 고통과 등정, 실패담을 싣고 있다.

등산 인구 1000만 명 시대, 세계 산악인들의 긴 장정이 품어낸 애환은 물론이고 동네 뒷산 산행에도 꼭 필요한 산악인들의 보고서다. 산이란 누구든 반긴다. "미지의 세계를 꿈꾸라! 그리고 도전하라!" 우리나라 최초 산악인 중산(中山ㆍ1918~2016) 박철암이 젊은이들에게 던진 메시지이다. 그는 1949년 경희대 산악부를 창설하고 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히말라야를 등정한 산악인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국민 개인소득 100달러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첫 원정에서 무명봉(6700m)을 등정하고 원정대원은 한국 원정 사상 처음으로 7000m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원정 이듬해인 1963년 한국 원정 사상 60년사 최초로 등반 보고서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탐사기`를 출간했다. 산악인에게 원정 가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다음 원정대가 갈 수 있는 보고서다. `보고`라는 보고서가 경남산악연맹 창립 40주년을 맞아 히말라야 등반사를 집대성한 `신들의 정원 히말라야`가 출간됐다.

경남과 울산 산악인이 1981년 일본 북알프스 원정에서부터 2018년 경상국립대학교 등산팀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까지 37년간 원정사가 담겼다. 경남 산 사나이들은 히말출리북봉(7371m) 세계 초등. 눕체봉(7855m) 동계 세계 초등, 에베레스트(8850m) 남서벽 한국 초등, 낭가파르바트(8125m) 한국 초등, 안나푸르나(8091m)남벽 한국초등, 가셔브롬 4봉(7925m) 세계 2등, K2(8611m) 남남동릉 한국 초등 등 히말라야 등반사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경남 산악인 강연용과 박정헌은 시샤팡마(8027m) 남벽에 신루트를 개척하며 정상에 올랐다. 1962년 한국이 첫 히말라야에 진출한 후 40년 만에 최초로 8000m급 산에 새로운 루트를 만들었고, 경남 산악인의 명명한 `코리아 하이웨이`가 탄생한 배경 등 해외 원정에서 겪은 고통과 등정, 실패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71년 마나슬루에서 첫 희생자가 나온 후 한국은 히말라야 원정에서 총 95명이 신들의 정원에서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경남ㆍ울산 산악인도 1989년 눈사태로 그리고 2008년 K2(8611m)에서 3명 등 암벽 사고로 2명 등 9명의 산악인이 신들의 정원에서 길을 밝힌다.

산과 산악인은 숙명의 관계이다. 경남ㆍ울산 히말라야 등반 40년 기록은 산악인은 하얀 산에서 겪었던 힘든 등반과 좁은 텐트에서 쌓은 우정, 죽음에 맞서 당당하게 맞선 신념과 열정의 그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산에 왜 가는데, 그곳에 있으니까. "올라갔다 내려올 것을 왜 굳이 힘들여 올라가는 걸까?" 장삼이사들의 시쳇말 같은 농담을 주고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다시 생각한다. "나는 왜 산에 오를까?" 모든 고뇌를 묻을 순 없었다. 대신 산에 오르며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이를 깨닫게 해준 `산`이 고맙다는 산악인 박명환, 그는 1997년 인도 케다르나트(6997m) 등반을 시작으로 1999년 K2(8611m), 2002년 초오유(8201m), 2004년 가셔브롬2봉(8035m), 2011년과 2016년 마나슬루(8163m)를 등반한 기자 출신 전문 산악인이다. 그는 언론계와 경남도를 거쳐 현재 경남도교육청 산하 경남과학교육원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당차다. 성실하다.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다. 산과의 대화를 통한 초월의 자세(NO Problem)등은 `산이 준 선물`이라고 말했다.

`신들의 정원 히말라야: 경남ㆍ울산산악연맹 등반 40년사`다. 경남산악연맹 부회장, 현직 공무원이 `세계의 지붕`이란 히말라야 등반에는 1981년 일본 북알프스 첫 원정부터 2018년 에베레스트까지 히말라야 원정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1895년 낭가파르바트 도전에 나서 인류 최초의 히말라야 희생자로 기록된 앨버트 머 메리"의 편지를 소개한다. "등산가는 자신이 숙명적인 희생자가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산에 대한 숭앙을 버리지 못한다. 설령 실패한다 해도 이 거대한 산을 보고, 이 위대한 산을 바라보았으니 후회는 조금도 없다"라는 게 책을 낸 이유이다. 저자는 내년에 명성을 높인 경남 산악인 평전을 한국어판과 영어판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신들의 정원` 재조명이 등산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가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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