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5:02 (일)
국무위원 탄핵 기각, 안전의식 고취 기회 삼아야
국무위원 탄핵 기각, 안전의식 고취 기회 삼아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3.07.2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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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최근 이상 기후 등으로 각종 재난과 재해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직자들의 안전 의식과 책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25일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더라도 이러한 사건은 공직자들의 국민 안전 책임을 강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의 재해재난은 우리에게 과도한 희생을 안겨줬으며,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헌재는 국무위원에 대한 헌정사상 첫 탄핵 심판을 기각 결정으로 마무리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9일, 지난 2월 8일 국회가 이 장관의 탄핵 소추를 의결한 날로부터 167일 만에 결정이 났다. 헌재는 이태원 참사를 전후해 이 장관의 사전 예방조치 의무, 사후 재난 대응, 국회에서의 사후 발언 등 모든 쟁점과 관련해 탄핵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이 장관의 사후 재난 대응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다고 봤다. 다만 이들 모두 이 같은 잘못이 이 장관을 탄핵할 정도는 아니라는 데에는 동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재판관 9명 전원이 이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결론에 합의 했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국무위원 탄핵 소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사안일에 빠진 공직사회에 긴장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지자체 단체장 등 공직자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 예방조치 강화, 신속한 재난 대응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관리계획을 철저히 수립하고 고위험 행사 및 지역에 대한 미비점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자체적인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사전에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해재난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관계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직자들은 항상 투명하고 정직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사후 발언에서도 진실성과 책임감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고 공분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민도 안전에 대한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재해재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개인의 안전 불감증을 극복해야 한다. 재해와 재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난 대비 계획을 개인 수준에서도 세우고, 주변에 재난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출입 통제 조치가 시행될 때에는 지체없이 당국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출입 통제 조치에 협조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의무이다. 국민은 서로를 도울 수 있는 협력적인 문화를 지녀야 한다. 함께 노력함으로써 국가적인 안전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재해와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공직자와 국민 모두가 안전 의식을 강화하고 최선을 다해 대응한다면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안녕을 지킬 수 있다. 헌재의 이상민 장관에 대한 결정을 계기로 공직자들과 국민 모두가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협력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10ㆍ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5일 헌재의 기각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헌재 스스로의 가치를 부정했다"며 "상식에 기반한 요구를 외면했다"고 헌재의 기각 결정을 비판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이 장관은 곧바로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의 최고 책임자임에도 어떠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은 행안부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며 "부끄러움이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이태원 참사의 국가공식 사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문책과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을 천명했다.

여야 정치권은 탄핵 기각 결정을 놓고 정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정쟁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혼란이 계속된다. 정치는 물론 행정도 이번 일을 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청렴한 정치, 청백리의 자세를 보이는 목민관으로 소임을 다해야 한다. 공직을 엘리트라고 한다. 엘리트는 소명ㆍ책임의식을 가져야 그 존재의 가치가 빛이 난다. 공직은 타에 모범이 돼야 한다. 그것이 공직이 갖는 무게감이다. 무게감을 느끼지 못한 공직자는 스스로 그 왕관을 벗어야 한다. 안전이 중요해진 시대, 진정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어벤져스` 공직자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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