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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일어서라 ⑤
젊은이여 일어서라 ⑤
  • 경남매일
  • 승인 2023.07.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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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어떻게 하는 것이 벽을 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행동이다. 시선을 높이 둔다. 멀리 본다, 생각이 높아지고, 깊어진다. 화제가 달라진다. 가장 시시한 얘기가 사람 얘기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 하고- 다음이 사건 얘기- 카더라, 안 카더라… 모두가 헛되고, 허망한 얘기다.

무슨 얘기를 하나? 시선(視線) 얘기, 높은 얘기, 꿈 얘기다. "위대한 마음은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보통 마음은 사건을 토론하고, 작은 마음은 사람을 토론한다" 내 미국 친구의 말이다.

아이디어를 토론하면 `벽`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를 가로막는 벽들인 이념, 불공정, 부조리, 거짓부터 박차 버리자. 아니, 그에 앞서 나부터 버리자! 바로 어제의 나를 버리자! 그리하여 오늘은 항상 새로운 나로 태어나자! 그야말로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이다. 날로 새롭게 하고, 그리고 또 새롭게 하라. 그리고, 새로워진 내가 문제를 보게 하자. 그렇지 않으면 벽을 넘지 못한다.

새로워진 나는 어떤 나인가. 자존(自尊)하는 나, 양보(讓步)하는 나, 겸허(謙虛)한 나, 어제보다는 일보(一步) 전진한 나다. 새로워진 나는 어떻게 만드는가. 꿈을 토론하고, 항상 시선을 높은 곳에 두며, 책을 읽는다.

오늘부터 책을 가까이하자. 책보다 훌륭한 스승이 어디 있는가. 오늘도 나는 숨을 쉬고, 만날 친구가 있고, 내일 아침이면 해가 뜬다는 사실은 또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젊은이여, 제주도의 도깨비 고개를 아는가?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이다. 제주도에 갔다. 오랜만의 방문이었다.

한라산 중턱에 가면 `도깨비 고개`가 있다. 신기한 곳이라 간판도 서 있다. 관광 포인트의 하나다. 어찌 된 셈인지 그곳은 분명히 오르막길인데 기아를 중립에 높으면 아래로 내려간다. 이상하다. 온 정신을 가다듬고 판단해 보아도 분명 오르막이다. 그런데 차는 내려간다. 오르막길을! 차를 세우고 내려서 주변을 관찰했다. 아무리 살펴도 분명 오르막이다! 일행도 내리게 해서 살피게 했다. 다들 오르막이란다. 도대체 이게 어인 곡절인가? 이때 문득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은 다 맞는 건가? 내 오관(五管)과 온 정신을 가다듬고 살펴도 분명 `오르막`인데 사실은 `내리막`이 아닌가. 그렇다면 내 감각과 판단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내 눈으로 보고, 느끼고, 맑은 정신으로 확인한 사실도 사실이 아니라면? 나는 자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이다. 나아가 일행도 똑같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믿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나는 이제 고집을 안 부리기로 작정했다. 내가 보고 직접 확인한 사항도 틀릴 수 있는데, 어떻게 내가 항상 옳다고 고집할 수 있는가.

젊은이여, 당신의 감각과 이성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싱크 어게인`(Think Again)이란 책이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최연소 종신 교수인 애덤 그랜트(Adam Grant)가 쓴 책이다, 그는 "똑똑한 사람일수록 실수를 더 한다"라고 딱 부러지게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겸손한 호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내용의 매력적인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젊은이여, 좀 더 겸허해지자. 오만은 항상 나의 적이다. 교만(驕慢)은 인생의 최대 적이다. `수백 개의 산골짜기와 물줄기가 강과 바다에 복종하는 것은 그것들이 항상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보다 높은 곳에 있기를 바란다면, 그들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그들보다 앞서기를 원한다면 그들의 뒤에 위치하라.` 노자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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