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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광산과 희토류
해수광산과 희토류
  • 경남매일
  • 승인 2023.07.1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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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는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중국이 전 세계 소비량의 90%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희토류 매장지를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수출 금지ㆍ제한 기술목록을 발표하면서 네오디뮴과 사마륨코발트 등을 사용하는 비철금속 영구자석 제조기술의 해외 이전ㆍ유출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이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는 데 대해 세계 각국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희토류는 주기율표에서 3족에 있는 원소인 스칸듐, 이트륨과 란타넘족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그리고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가 있다.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열과 전기가 매우 잘 통한다. 생산량도 적고 쓰이는 양도 적지만 산업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전기차나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영구 자석이나 고강도 또는 경량 합금을 생산하는 첨가제, 특수 광학유리 제조 등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된다. 희토류들은 물리화학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어렵고, 또 분리할 때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고 심지어 독성물질까지 사용된다.

몇 년 전, 인간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국 방송 CNBC와 인터뷰에 나선 짐 브리덴스타인 NASA 국장이 "금세기 안에 달 표면에서 희토류 채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륨3과 함께 희토류는 각국이 앞다퉈 달 탐사를 추진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달에 희토류가 많은 이유는, 희토류가 대부분 우주에서 날아드는 운석에 실려 오기 때문이다. 지구 같은 경우 많은 운석이 지구로 진입하던 도중 대기권과의 마찰로 타서 사라지고, 비바람이 만드는 풍화작용은 희토류가 한곳에 모이기 어렵게 한다. 달에는 이런 기상현상이 전혀 없기에, 달 표면에 떨어진 운석은 원래대로 쌓여 있다.

지난 2011년 도쿄대 연구팀이 태평양의 하와이와 프랑스령 타히티 부근 해저에 희토류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고 보도했다. 수심 3500∼6000m에 두께 2∼70m 진흙층 속에 섞여 있으며 추정 매장량이 900억t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육지에 매장된 희토류(1억 1000만t)의 약 800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해저에 쌓여 있는 희토류를 각 나라가 독점개발권을 가진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의 자원과 달리 `인류 공동의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지난 1994년에 설립된 국제조직인 `국제해저기구`의 관리하에 개발은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해저기구가 조사와 개발규칙 등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강대국 힘의 논리가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바닷물에서 희토류를 뽑아내는 이른바 `해수광산`(海水鑛山) 프로젝트가 동해안 강릉 앞바다에서 시도된 적이 있다. 바닷물이 증발되면 약 3.5%의 소금 덩어리가 남는다. 이런 천일염을 분석해 보면 흔히 순수한 염화나트륨(NaCl) 외에도 마그네슘, 우라늄, 철, 타이타늄, 바나듐 등 77종의 광물질이 섞여 있다. 이 중에는 리튬과 같은 희토류도 들어 있다. 리튬 함유량은 바닷물 1t에 0.17g 정도인데, 현재의 기술로는 이렇게 낮은 농도의 리튬을 농축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므로 현실성 없는 사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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