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9:53 (토)
의령 4ㆍ26추모공원 40년 만에 조성된다
의령 4ㆍ26추모공원 40년 만에 조성된다
  • 변경출 기자
  • 승인 2023.07.11 2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경출 지방자치부 부국장
변경출 지방자치부 부국장

의령군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의령 4ㆍ26추모공원` 조성사업이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령군은 궁류면 평촌리 9번지 일원에 조성될 의령 4ㆍ26추모공원 실시 설계에 착수하면서 6610㎡ 사유지의 보상을 모두 완료했다고 지난달에 밝혔다.

의령 4ㆍ26추모공원은 지난 1982년 4월 26일 의령경찰서 궁류면 지서(파출소) 소속 경찰관 우범근 순경이 지서 무기고에서 카빈 소총과 실탄 수십 발, 수류탄 5개를 탈취한 후 저녁 6시 30분부터 8시간 동안 광기를 부리며 마을을 돌면서 주민 50명을 살해하고 50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우 순경은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주민을 살해한 방에서 수류탄으로 자폭했다. 위 내용은 위령비 건립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한 유족 어르신의 언론 인터뷰 증언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경찰관 이름을 비롯해 사망자 수와 부상자 수가 언론에 따라 다르게 보도 되고 있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족들과 군민들은 수십 년 동안 위령비 건립을 요구해 왔으나 무시되어 오던 중, 역대 처음으로 오태완 의령군수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40년 만에 추모공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설계가 마무리된 뒤 보상 절차가 이어지는 게 통상적이지만 유족의 아픔을 하루라도 빨리 달래기 위해서는 토지 보상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게 의령군 판단이었다. 최근 굵직한 사업마다 보상 문제로 1~2년 정도 사업이 지체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 사업은 45일 만에 모든 보상을 마친 것이다.

의령군의 의지, 유족들의 간절함, 지역주민 협조가 한데 모여 추모공원 조성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보상계획통지, 보상계획공고, 감정평가, 보상 협의까지 아무 잡음 없이 순조롭게 끝마쳤다. 의령군은 오는 11월 착공까지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의령군관리계획과 공원조성계획 결정을 마무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실시설계 용역도 완성도를 높여 원하는 최상의 결과를 빨리 얻는다는 방침이다.

예상 사업비 5억 원 규모 위령비 디자인 전국 공모도 추진된다. 위령비는 추모공원의 상징인 만큼 역사적 의미를 충실히 전달할 실력 있는 전국 최고 `문화예술 전문가`를 추대할 방침이다. 따라서 의령군은 지난달 27일 유족들과 전국 각지의 위령탑을 둘러보는 견학 일정을 잡고 규모와 디자인 등 건립 구상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총기 사건 당시 모친, 여동생 등 일가친척 5명을 잃은 류영환 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오태완 군수가 예산을 가져오고 의령군이 공식적으로 추모공원 건립을 약속한 순간부터 우리 40년 한은 이미 풀렸다"며 "추모공원이 추모 분위기를 내는 진중한 자리이자 한편으로는 관광객이나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찾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령 4ㆍ26추모공원은 오태완 군수가 지난 2021년 12월 당시 김부겸 총리와의 면담에서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인데 그런 경찰이 벌인 만행인 만큼 국가가 책임이 있다. 그래서 국비로 이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는 건의가 도화선이 되어 지금까지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의령 4ㆍ26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위원장인 오태완 군수는 "전례 없이 보상이 이렇게 빨리 완료되는 것을 보니 하늘이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장 무너지는 긴 세월을 참아온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착공을 서두르겠다"며 "내년 4월 26일 따뜻한 봄날에 하얀색으로 물든 추모공원에서 마음껏 눈물 흘리실 수 있도록 역사적 사명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