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7:48 (토)
지역신문이 욕먹는 이유
지역신문이 욕먹는 이유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3.07.06 2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지역신문이 시ㆍ군정 홍보를 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광고비를 받거나, 광고형 기사를 써서 광고비를 챙기는 행태는 용인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지역신문의 경영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서 10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1년이 지나도 지역신문에 광고조차 하지 않는다면 욕을 해야 할까 아니면 그럴 수 있다고 해야 할까. 그 기업이 1000억 원 매출을 지역에서 기업 혼자 힘으로 달성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한 지역에서 큰 돈벌이하는 기업이 지역신문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욕을 먹을 수도 있다. 지역신문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 역할을 한다. 지역 경제인을 지면에 소개하고, 지역 강소기업의 장점을 부각하거나 지역 제품을 대문짝처럼 크게 다뤄 알게 모르게 지역 경제에 일조하는 게 지역신문이다. 이런 역할을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다.

지역신문은 지역에서 언론기능의 역할을 하면서 지역 여론을 이끄는 선도적 매체로써,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도 진다. 솔직히 말하면, 지역신문은 사회적 책임보다는 생존의 문제에 더 허덕이는 경우가 잦다. 지역의 기업이나 자치단체는 지역신문을 지역 공동체의 좋은 구성원으로 보기보다는 광고비 부담을 주는 불편한 존재로 여기기도 한다.

지역신문사주는 신문사를 경영하면서 돈벌이를 위해 불순하고 위험한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많은 사주들은 신문사 운영 외에도 개인 기업을 경영하면서 신문을 이용한다는 지적과 비난을 받을 때가 있다. 지역신문사를 경영하는 기업이 지자체로부터 견제를 받으면 신문을 동원해 그 사실을 왜곡하거나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도 있다. 지역 독자를 늘리거나 경영을 합리화해서 바른 신문을 경영하는 대신, 지역 사회의 각종 이권에 지역신문이 더 눈을 들이댄다는 지적에 자유롭지 못할 때도 있다.

지역신문이 언론 본연의 책무와 역할보다는 신문을 이용해 지역 사회의 권력으로 군림하는 모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고질적인 관행에서 나왔다. 지역신문은 아직도 누리끼리한 색깔로 힘을 쓰려고 한다.

지역신문은 여론을 부풀리거나 축소하고 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을 버젓이 지면에 올려 지탄을 받는 경우가 간혹 있다. 지역신문이 특정 단체나 특정 정치인 혹은 사주의 기업에 의해 휘둘리는 경우가 있어도 재갈을 물리기는 힘들다. 사주가 사회적 책임과 신문 윤리 강령을 제대로 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신문에 보도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다. 지역신문의 위기는 신문사가 자초하는 경우가 더 많다. 관공서나 회사, 상가 등에서 지역신문을 구독할 뿐 일반 가정에서는 지역신문이 외면당하고 있다. 지역신문의 구독률은 차차 낮아지고 전국 일간지에 덤으로 배달돼 읽히는 현실이다. 종이 신문의 위기 속에서 지역신문은 그래도 살아나야 한다. 온전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앞당기기 위해 지역언론의 역할은 아직 남아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