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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호의 비극
타이탄호의 비극
  • 경남매일
  • 승인 2023.07.0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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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타이타닉(RMS Titanic)호는 영국의 화이트 스타 라인(White Star Line)이 운영한 북대서양 횡단 여객선이었다. 지난 1912년 4월 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Southampton)을 떠나 미국의 뉴욕으로 향하던 첫 항해 중에 4월 14일 오후 11시 40분 빙산과 충돌하였고, 4월 15일 새벽 2시경 완전히 침몰하였다. 타이타닉호 직원들과 승객들은 모두 2224명이었는데, 당시 침몰로 1514명이 사망했다. 구명정을 타고 있다가 몇 시간 뒤 RMS 카르파티아(RMS Carpathia)로 구조된 사람은 710명에 불과하였다.

부자들과 고위인사들은 1등실에 탑승했기 때문에 상당수가 구조되었지만 3등실에 탑승한 이민자들은 과반수 이상이 구조되지 못했는데 특이하게 이민자들보다도 신분이 낮은 하인들이 많이 구조된 이유는 고위인사들을 보좌하기 위해 1등실에 탑승했기 때문이었다.

배가 완전 침몰하자 배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차가운 북대서양 한복판에 버려졌다. 익사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1000여 명의 생존자들은 넉넉히 지급된 구명조끼 덕에 침몰 직후엔 대부분 살아 있었다. 문제는 당시 바닷물의 온도가 영하 2℃였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온도에서는 대부분 저체온증으로 30분 내로 사망한다.

지난 1985년 미해군 소속의 로버트 밸러드(Robert Ballard)는 미국의 뉴펀들랜드로부터 680㎞ 떨어진 수중에서 최초로 타이타닉호 잔해를 발견했다. 수심 약 4000m에서 발견된 두 동강난 선체는 각각 600m 떨어져 있었으며, 굴뚝을 포함한 약 20% 정도가 유실된 상태였다.

지난달 18일,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OceanGate Expeditions) 사의 심해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Titan) 호가 타이타닉(RMS Titanic)호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 코스에 가기 위해 잠항했다가 1시간 45분 만에 내파하여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타이탄호는 13번까지는 무사히 다녀왔지만 14번째 잠항에서 대형 사고가 난 것이다.

타이탄호는 각종 장비들을 안정성이 상당히 낮은 컴퓨터에 너무 의존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 윈도우 10이 설치된 메인 컴퓨터에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구형 로지텍 콘솔 게임패드를 개조해서 조작했다. 유선도 아닌 블루투스는 주변의 전자파에 전파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잠수정의 좌석은 공간 제약으로 인해 의자 없이 검은색 고무 패드로 바닥을 마련해 뒀고, 탑승자들은 좁은 실내에서 10시간이나 무릎을 접고 앉는다. 문에는 심해 잠수정 중에서는 비교적 큰 유리창이 설치돼 있으나 외부에서 볼트로 문을 밀봉하는 방식이라 내부에서는 해치가 없어 자력으로 빠져나올 수 없고, 외부에서 볼트를 풀어야 열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 잠수정의 안전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전문가들과 운영사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고 하는데도, 이 탐사여행에 1인당 2만 5000불이나 내고 참가했다니 안전불감증이란 말밖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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