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3 17:57 (일)
역사 제자리 찾기 시급하다-이화장에서 ①
역사 제자리 찾기 시급하다-이화장에서 ①
  • 경남매일
  • 승인 2023.06.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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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딸과 이화장 입구에 선 김은일 변호사

나이에 따라 세상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각성하는 것 중의 하나는 모든 일에서 판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단계에서 이미 결정이 되고 그것이 사람들 눈에 보일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보면 큰 흐름을 다루거나 큰 변혁을 추구하는 세력들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과 시간을 투입하여 저변에서 원하는 흐름을 만들어 가는데 심혈을 쏟는다.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좌익들의 이런 움직임은 소위 `진지전`이라는 전술전략으로 표현이 된다. 통상 진지전의 대표적인 예를 민노총, 전교조 등의 특정 직역에서의 활동 조직을 많이 드는데, 활동의 전 단계인 이론의 영역에서도 진지전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역사학계가 그러하다.

얼마 전 강만길이라는 사람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는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은 사람인데,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평생을 재직하였고 우리나라 좌파 사학계의 태두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사회주의자로서 북한의 사관을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 역사, 특히 현대사를 왜곡시킨 사람이다. 필자가 최근 가장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좌익들에 의해 이루어진 우리 현대사의 왜곡과 각색,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왜곡 시도를 어떻게 저지하고 바른 역사를 알릴 것인가 하는 것인데, 마침 이 사람의 사망기사를 보자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필자는 지난 1980년대 후반에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땐 몰랐지만 그 당시에도 교과서에 실린 현대사는 상당히 왜곡되어 있었다. 그리고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 이유가 우리 역사학계가 강만길을 필두로 한 한 무리의 역사학계, 소위 강만길 사단에 매우 심각히 잠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사법시험을 공부하기 전에 행정고시 공부를 1년 정도 한 적이 있었고, 행정고시 국사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당시 강만길의 책을 보면서 강만길의 책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었다.

하지만 그때는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이미 중고등학교 때 역사를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었는데, 이후 현대사의 왜곡을 케이스별로 접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역사의 왜곡이 가능했던 것이 역사학과 역사교육에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역사를 왜곡해 온 덕분임을 알게 되었고, 그 시발점이 되는 사람이 강만길이었다.

강만길은 마르크시즘을 역사에 적용시켜 해석한 완전한 마르크시스트였고, 사회주의가 패배했다고 여겨지던 지난 1990년대 이후에도 여전히 무산계급의 만민평등주의 세상을 부르짖던 자였다. 그는 6ㆍ25 전쟁을 침략전쟁이 아닌 통일전쟁으로 인식할 것을 주장하였고, 그러면서도 남침유도설을 흘리는 교활한 자였다. 이승만 정권을 친일, 지주 정권이라고 폄훼하고, 김일성 정권을 일본과 무장 투쟁을 한 세력으로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해방 후 현대사를 민족해방과 민족통일이라는 잣대만 놓고 재단하였는데 결국 그의 이론은 북한의 역사관을 그대로 소위 `복붙`한 것이다. 이런 자와 그 추종자들이 현대 자유 대한민국 역사학계의 주류가 되었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고 역사를 가벼이 여기는 보수의 태도를 반성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좌익 역사관을 문제 삼는 이유는 학자들이 좌익이어서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이념을 위해 서슴없이 왜곡하기 때문이다. 민족이니 통일이니 하는 단어를 감성적으로 포장해서 던져 놓고서는 진짜 목적인 공산주의를 그 뒤로 가려 버린다. 민족과 통일이 너무나 중요하니 국가체제는 그다음이라는 식이다. 그러고는 민족과 통일 반대편에 지금은 있지도 않은 친일파라는 가상의 적을 설정해서 국가체제에 눈이 가지 못하게 선동한다.

하지만 하나의 민족이 반드시 하나의 국가를 이룰 필요는 없다. 앵글로 섹슨 민족이 바다를 건너가 호주와 미국을 세웠지만 영국, 미국, 호주를 통일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같은 게르만족에 같은 언어를 쓰지만 아무도 두 나라의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같은 민족이지만 국가체제가 다른 두 나라는 현재, 한쪽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억압적이고 인권침해가 많은 나라이고, 한쪽은 전 세계 여권 파워 1위에, 미래 핵심 산업인 반도체ㆍ배터리 세계 1위, 세계의 젊은이들이 가장 동경하는 나라 1위가 되어 있다. 이래도 국가체제가 민족 다음의 문제인가. 이것은 민족이 아니라 엄연히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맺은 열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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