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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인가 ⑫
무엇이 문제인가 ⑫
  • 경남매일
  • 승인 2023.06.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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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일본의 유명 대학에 입학한 한국의 유학생은 두 번째 학기가 끝나가는 때까지도 일 년 가까이 출석 한 번 없이 비대면 수업을 계속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놀랍게도 지난 2020년 4년제 대학의 85%가 1학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마쳤다. 재빠른 학생은 등록금부터 깎자고 덤빈다. 빠르다. 대학이나 학생이나 새 환경에 얼마나 적응을 잘하는가.

새 세상이 열리니까 새로운 장삿거리도 생겨났다. 역시 세사엔 재빠른 사람이 끌고 가게 돼 있다. 먼저 보고, 멀리 보고, 행동으로 옮기고, 말은 쉬워도 실은 어려운 능력이다. 애초부터 못 보는가 하면, 보여도 행동 안 하면 모두가 허사다. 삼박자가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세상은 우열이 생기게 마련이다.

항상 깨어 있자. 문제의식을 느끼자. 의문을 갖자. 따지자. 묻자.

나는 그동안 알지도 못하던 MOOC나 Coursera 같은 기업이 그새 나타나서 일류 강좌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단다. 이제 세계적 석학들의 명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Google은 온라인으로 300달러만 내면 새 기술과 고성장 프로그램 자격증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이제 대학이 왜 필요하냐는 의문까지 생겼다. 빠르다. 세상이 정신없이 돌아간다. 젊은이여! 정신 바짝 차리자.

세 번째, 일자리의 변화다. 뜨는 산업과 지는 산업이 갈리면서 일자리의 변화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지는 산업은 이제 뻔하게 됐다. 코로나 덕분에 오프라인 회의는 줄었다. 화상회의가 일반화되니까 출장 갈 일도 별로 없다.

해외여행도 맛이 갔다. 재택을 하면서 집이 좋은 거 알았다. 열 시간씩 비행기 타는 거 싫다. 집 근처에서 휴가 즐기는 새 풍조가 생겨났다.

백화점이나 마트도 그 전만 못하게 된 것은 당연하다. 배달의민족 같은 편리한 유통수단이 등장하고, 온라인 구매까지 성업하는 판이다. 한강 둔치는 물론 논두렁에까지 배달이 가능한 나라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스포츠 경기도 시큰둥하게 됐다. TV 화질이 너무 좋다. 음향도 기가 막힌다. 안방이 경기장보다 더 잘 보이고 더 잘 들린다. 클로즈업하면 심판보다 더 잘 본다. 경기장의 박진감을 안방 TV가 살렸다.

특히 육상경기의 높이뛰기나 장대높이뛰기는 거실에서 봐야 제맛이 난다. 슬로우 모션! 아슬아슬 넘어갈 때 그 긴장감, 짜릿한 맛을 어디 가서 맛볼 것인가.

석유산업이 줄어들 것은 너무나 명확한 사실. 모건 스탠리는 유가가 이제 배럴당 50달러가 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뜨는 산업은 이제 뻔하다. 다 아는 일이지만 실리콘 밸리는 생명공학에 주목한다. 당연하다. 오래 살고 싶은 것, 인류 최대의 꿈 아닌가? 줄기세포, 바이오, 신약 개발 등은 안 뜨려야 안 뜰 수 없는 분야다.

청년들이여, 잠시 숨을 고르고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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