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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극복 어떻게 하면 될까
고난 극복 어떻게 하면 될까
  • 경남매일
  • 승인 2023.06.2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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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동 전 영운초등학교장
이헌동 전 영운초등학교장

사람은 누구나 고난의 시기가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가까운 사람의 죽음, 병으로 인한 고통, 이별이나 실패로 인한 아픔과 좌절, 가족이나 지인의 극심한 고통이나 어려움을 보는 아픔 등으로 고난을 겪는 시기가 있다. 고난의 시기를 보내는 사람이 많은 시절이다.

절처봉생(絶處逢生)은 명리학의 십이운성(十二運星)에 나오는 절운(絶運)에 관련된 말이다. 십이운성은 인간의 출생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와 영고성쇠(榮枯盛衰)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세상 만물은 태어나서 자라고, 자라서 결실을 맺고, 결실을 맺은 뒤에는 병들고 죽어서 없어지며 다시 소생하는 이치를 나타내고 있다.

인생의 생애주기가 완전히 끝나는 시점이면서 다시 시작되는 단계를 절(絶)이라 한다. 끝과 시작이 함께 있는 시기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시기라고도 한다.

삶의 과정으로 보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밑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사회적 관계망도 단절되고 자아가 소멸된 단계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는 끝과 시작이 함께 있는 것으로 절처(絶處)에 이르러 비로소 새로운 자아가 탄생한다. 끝이면서 새로운 시작인 절처봉생이 여기서 나온다.

절처에 이르면 환골탈태하여 허황되지 않은 희망을 싹틔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담론이 명리학에서 나온 절처봉생으로 죽음의 끝에서 생명의 빛을 보는 생명 창조의 본질을 빛으로 표현하고 있다. 불교 화엄사상의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 생중사(生中死) 사중생(死中生)`과 통하는 이치다.

원효대사는 극심한 갈증에서 감로수로 알고 먹었던 물이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임을 알고는 구토하면서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난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계기로서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또 마음가짐에 따라 고난을 잘 극복하여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고난 극복에 도움 되는 글이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행복교과서>에 있어서 소개한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명예교수인 로버트 서먼 교수는 서양인 최초의 티베트 승려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선정된 적도 있는 그가 2012년에 한국을 방문해 수덕사의 설정 스님과 대담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대학교 1학년 때 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한 사연을 설정 스님에게 들려주었다. "당시 저는 아주 불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망했죠. 존재에 대한 강한 물음이 제 안에서 올라오더군요."

방황 끝에 인도에서 불교 수행을 하다가 한 몽골 스님이 전해 준 말을 들은 그는, 한쪽 눈을 잃은 것이 불행의 씨앗이 아니라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붓다의 가르침에 `하나의 눈을 잃는 대신 천 개의 눈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는 걸 듣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불행이 위대한 행운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말이죠. 왼쪽 눈을 실명한 일이 저에게도 큰 행운이었지요. 저는 눈 하나를 잃은 대신 삶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비전을 얻었습니다."

시력을 잃은 대신 비전을 얻었다는 서먼 교수의 말, 낙관주의자는 위기 가운데서도 기회를 보지만, 비관주의자는 기회 가운데서도 위기를 본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 이 두 가지는 모두 행복에 있어서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어떤 안경을 쓰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행복도 달라진다.

사생아로 태어난 흑인 소녀는 할머니의 손에서 매질을 당하며 지독한 가난 속에서 자랐다. 열네 살에 미혼모가 됐고 마약과 알코올로 얼룩진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녀는 매우 뚱뚱했으며 살고자 하는 의지도 약했다.

현재는 세계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며 미국인이 존경하는 여성이 되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이다.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감사 일기`였다.

"오늘도 거뜬하게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오늘 눈부신 파란 하늘을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맛있는 토스트를 먹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우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감사가 그녀를 힘든 시기에서 이겨 낼 수 있게 해 준 힘이 되었던 것이다. 사소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하는 것에는 이와 같이 인생을 바꾸는 엄청난 힘이 존재한다.

`도대체 감사할 이유가 있어야 감사하지`라고 냉소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감사를 세어 보는 것은 귀찮은 일이야"라고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최근의 연구들은 일주일에 한 번, 감사의 조건을 다섯 가지씩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행복감이 상승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과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기며 감사히 여기는 습관은 언젠가 겪게 될 수 있는 어려움을 이기게 해 주는 마음의 근육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다. "행복은 당연한 것을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이클 아가일은 <행복심리학> 책에 "행복은 우리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면서 "행복한 사람들은 자아존중감, 자기 통제감, 낙천주의 그리고 목표를 갖는 것에서 파생된 목적의식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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