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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바다의 산성화
지구온난화와 바다의 산성화
  • 경남매일
  • 승인 2023.06.2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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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지구 생물종의 96%가 멸종한 `지구 대멸종`(mass extinction) 중 가장 큰 페름기 3번째 대멸종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와 바다의 산성화(Ocean acidification) 때문이었다. 지구온난화는 바닷물의 산성화를 초래한다.

지난 3월 일본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은 일본 해양 지구 과학 기술청의 한 연구결과를 보도했는데, 그 내용은 `유빙 속의 천사들`(angels in drift ice)로 불리는 반투명 바다 민달팽이인 무각거북고둥(naked sea butterfly)이 북해도의 동부에서 전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해 산성화된 바닷물이 그들의 유일한 식량원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각거북고둥은 북극해 및 북태평양과 북대서양의 수심 500m 심해의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연체동물인데, 바다 나비로도 알려진 길이 2cm의 투명하고 리마시나 헬리키나(Limacina helicina)라고 불리는 작은 플랑크톤성 바다 달팽이를 먹고 자란다. 리마시나 헬리키나는 껍질이 산성의 바닷물에서 용해되기 쉬운 탄산칼슘으로 만들어졌다.

인류가 화석 연료를 태우는 바람에 바닷물에 용해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증가시켰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약 4분의 1이 바다에 녹아들어 갔고, 바다로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물과 만나면 탄산이 발생하고 해양산성화가 진행되어 해양의 pH에서 측정된 수소 이온 농도를 감소시킨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 세계 지표 해수의 pH는 약 8.1이며, 이는 약알칼리성 수준이지만, 이 수치는 이번 세기말까지 더 산성화된 7.7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30년간 외해에서 측정된 관측값에 의하면, 1980년대 후반부터 매 10년간 0.017∼0.027pH의 비율로 전 지구 평균 표면 해수 pH는 감소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에도 해양산성화가 있었지만, 산업혁명 이후 해양산성화는 과거 5500만 년 동안의 변화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라고 한다. 산업 혁명 이후 해양은 대기 중에서 대략 5250억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왔다.

바닷물의 pH변화는 게, 성게, 패류, 갑각류, 산호와 같은 해양 생물의 석회형성 능력을 감소시킨다. 북극해처럼 차가운 바닷물에서는 CO2가 더 쉽게 용해되기 때문에 산성화 추세의 영향은 일본의 다른 곳보다 홋카이도 앞바다에서 더 일찍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해양산성화는 미국 앞바다의 북태평양을 포함한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보고된다. 리마시나 헬리키나 껍질의 손상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여 수산자원을 감소시키니 인류의 식량문제와도 직결된다. 이 플랑크톤은 연어, 대구, 청어의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기 때문이다.

해양산성화의 피해는 2100년까지 약 1조 3000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그중 산호초 파괴에 따른 피해가 1조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해양생물의 약 25%가 산호초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페이건(Brain Pagan) 교수는 70억의 세계 인구 중 약 26억 명 정도의 인구가 단백질 섭취를 바다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그리고 군소도서 개발도상국에서는 수산물이 차지하는 단백질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에게 기후변화는 재앙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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