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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차 김해경제포럼] 국민 안전 위한 시험인증, 이제 국제 브랜드로 육성해야
[제179차 김해경제포럼] 국민 안전 위한 시험인증, 이제 국제 브랜드로 육성해야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3.06.18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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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차 김해경제포럼 올해 다섯 번째 강연

강사 김세종 원장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주제 '융합의 시대, 시험인증산업과 디지털 전환'

국내외 시험인증시장 빠른 성장... 2020년 시장 규모 14조 7000억원
디지털, 융복합 4차 산업시대 요구 다각도 대응 경쟁력 갖춰야
단일 브랜드로 인지도 확보 디지털화로 사업영역 확장 필요
지난 16일 오전 김해 아이스퀘어호텔 3층에서 열린 `제179차 김해경제포럼`에서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이 강연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김해 아이스퀘어호텔 3층에서 열린 `제179차 김해경제포럼`에서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이 강연하고 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살펴보면 KC인증, CE마크 등 인증을 볼 수 있다. 이는 제품의 안전성 등을 검토해 시험인증(제품이 국가표준을 충족하는 여부를 평가하는 활동)을 통과했다는 의미이다. 과거에는 이 시험인증이 국민 안전을 위한 규제 성격이 강했다면, 현재는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판매를 촉진하는 역할로 발전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험인증시장의 현황을 지역 경영인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강의가 김해경제포럼에서 있었다.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7시 김해아이스퀘어 호텔 3층 연회장에서 `융합의 시대, 시험인증산업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세종 원장은 프랑스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세계 100대 핵심기업 중 하나인 프랑스 `Saint Gobain`에서 품질 총괄 담당 등으로 근무했다. 지난 4월에는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시험인증산업에 대한 정의, 시장성, 디지털전환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 효과 등을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으로 다양한 역량을 갖춰야 국내외에서 사업을 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또한 디지털전환을 활용해 자동차, 항공, 선박, 라이프케어 등 다양한 산업 시험평가기반을 확립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규제 목적에서 산업발전 촉매제 역할로

"시험인증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부분입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모두 표준과 시험인증분야서 앞서갑니다. 그만큼 표준에 대한 확립은 국가의 존립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시험성적서를 어느 나라 기관에서 했느냐에 따라서 그 내용에도 신뢰도가 달라집니다."

김 원장은 시험인증은 국민 안전성과 관련한 중요한 개념으로 헌법에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 제127조 제2항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에 의거해 표준 3법(국가표준기본법, 산업표준화법, 계량에 관한 법률)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연구개발품이 국가표준에 충족해야 국내 판매와 유통이 가능하다. 또한 국내 제품이 각국의 다양한 표준에 충족해야 전 세계에 수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시험인증의 역사는 지난 1961년 제정된 공업표준화법에 근거해 정부주도로 발전했다. 정부에서 시험인증기관을 지정(관리)하고, 그 기관이 기업 제품을 시험 평가해 인증서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당시에는 시험인증이 기업에 대한 규제중심이었으며 국민안전 강화, 시장 질서 유지에 초점을 뒀다. 그러다 최근에는 제조업의 후행 규제산업에서 벗어나 전방위적 산업발전에 촉진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기업 기술지원, 기술개발단계 성능검증 등 기능이 확대됐다. 또한 제품의 적합성평가 외에 새로운 표준 규격 개발을 위한 연구와 법제화도 업무영역으로 포함됐다.

김세종 원장
                                                                           김세종 원장

-시험인증시장 급속 성장, 국제 경쟁력 갖춰야

김 원장은 시험인증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시험인증산업 시장 규모는 약 14.7조 원 규모이고 제3자 전문기관이 수행하는 서비스 시장은 약 7.5조 원, 연평균 10.2%로 고도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험인증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GS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시험인증시장 규모는 약 312조 원이고, 전체시장은 연평균 5.9%, 시비스 시장은 9% 성장했다.

또한 우리나라도 시험인증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인증기관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좋은 사례를 들었다. 스페인 소재 APPLUS+는 지난 2004~2014년 석유ㆍ가스 분야 비파괴 시험 역량을 확보해 스페인 제1의 시험인증기관으로 도약했다. 이후 전 세계 약 20개 지사와 M&A, 자국 내 주식 상장 등을 통해 크게 성장했다. 그 이후에도 꾸준한 M&A로 기존 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ㆍ산업인프라 분야 세계적인 시험인증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시험인증 정책 방향성에 주목했다. 그는 시험인증 정책의 유형을 중앙통제 방식(중국), 민간자율방식(미국)으로 크게 구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한시적으로 중국식 경로를 택해 정부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성급히 민간주도 미국식 경로를 택하는 경우 외국자본의 국내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일본은 개방ㆍ분할적인 미국 모델로 급선회하면서 글로벌 기관이 자국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다음에 고객의 요구에 다각도로, 재빨리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민영화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사람 손을 타지 않게 만들어 오류를 줄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장.

-디지털 전환 통한 사업영역 확장 도전

그는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시험인증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으로 획기적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우리나라 디지털 전환이 독일, 미국, 중국 등에 비해서도 크게 뒤처지지 않다고 봤다. (우리나라의 관련 정책은 제조업 혁신 3.0전략, 스마트제조 R&D 중장기 로드맵 등에 있다.)

이와 관련해 시험인증산업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했다. 과거 손 글씨로 자료를 기입하는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위ㆍ변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성적서 관련자료 관리상태가 부실했다면, 현재에는 장비 연동을 통한 측정 데이터 DB화, 다양한 성적서 위ㆍ변조 방안 마련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쉽게 말해, 되도록 사람 손을 타지 않게 만들어서 오류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세계에서 우수한 시험인증기관의 디지털전환 전략을 소개했다. 그 내용은 원가를 낮춰 기존 시험인증분야 수익성 개선 추진, 기존 업무수행방안을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 성장성 가속화 추진, 디지털제품 및 모델 등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제품시장 진출, 고객과 소통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 IT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 등이 있었다.

또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디지털 전환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KTL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시험상담 및 접수부터 시험 후 성적서를 제공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 무방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만족 향상을 추진한다. 아울러 축적된 시험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시험설계 및 시험실 네트워킹과 프로그래밍을 통한 시험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안강화나 고부가가치 창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기존(As-Was)에 데이터 취득 및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8시간이 걸리던 작업이 최근 디지털 전환(As-is)을 통해 34분으로 앞당겼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시험인증산업의 미래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통합 인증마크의 국내 인지도를 활용해 국제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다. 국가 차원의 단일 브랜드를 확립한다면 소비자와 국민 인지도가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디지털 전환을 활용한 사업영역의 확장이다. 미래산업 시험평가 기반 구축으로 신규 시장을 창출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는 국가 주력산업에 시험평가 기반을 확립,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술교육, 자격인증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김해경제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 경영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요 경제, 정책, 미래 전망 등 이슈를 분석해 제공함으로써 지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179차 김해경제포럼에는 홍태용 김해시장, 이찬호 중소벤처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장, 정영철 NH농협은행 김해시지부장, 김민자 김해시여성기업협의회 초대 회장, 박성호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장, 정창훈 경남매일신문 대표이사 이외에도 김해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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