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폭탄 현실화 우려
올 추가 인상 가능성 높아
"안 그래도 고물가에 벅찬 상황인데, 무더위까지 다가오면 냉방비 폭탄을 어떻게 감당하나요. 올해는 선풍기도 마음대로 켜질 못한 채 무덥기만 한 여름을 보낼 것 같네요." 16일부터 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8원 인상했다. 이에따라 4인 가구 평균 전기 사용량(332kWh) 요금 6만 3570원은 6만 6590원으로 3020원씩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가계 지출 부담도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예상치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이번 전기요금 인상 결정으로 지난 1분기 상승한 전기요금 13.1원까지 합할 경우, kWh당 올해분만 총 21.1원이 올랐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매달 3000원 이상의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한국전력공사의 추가 인상 소식이다. 누적 적자분 38조 5000억 원을 오는 2026년까지 해소하기 위해선, 올해 안에 kWh당 51.6원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남은 3/4분기, 4/4분기 등 하반기에만 30원 넘게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실제로, 시민 반응은 대체적으로 싸늘했다. 은퇴 후 소득이 따로 발생하지 않아 다가올 여름이 두렵다는 김모(67) 씨는 "인상 소식을 듣고 무엇보다 무더운 날씨에 부과될 냉방비 폭탄이 걱정된다"며 "은퇴를 한 뒤로는 한여름에도 에어컨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도 선풍기는 켜놓고 생활했지만, 이젠 이마저도 겁이 난다"고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 서민을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 인상안이다 보니,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에너지취약계층 가구 대상으로는 요금 인상안을 조정했다"며 "에너지취약계층 가구의 월평균 전기 사용량(313kWh)의 1년간 요금을 동결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에너지바우처 제도와 함께 중복 할인할 계획이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