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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과수농가 어려움 연례행사 경각심 가져야
도내 과수농가 어려움 연례행사 경각심 가져야
  • 경남매일
  • 승인 2023.05.0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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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를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사라진 벌꿀을 예사로 여긴다면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다. 경남의 과수 농가가 예년보다 이른 초여름 날씨에 이어 지난 영하권 꽃샘추위가 반복되면서 과수의 꽃이 제때 열매를 맺지 못하는 등 냉해가 확산되고 있다. 과수 농가들이 꿀벌을 구하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거창 한 농장에는 최근 얼어붙은 사과꽃과 한눈에 봐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배꽃이 과수마다 뒤섞여 있었다. 농부가 손으로 건드리면 꽃들이 힘없이 우수수 떨어졌다. 이 일대 사과 농가 10여 곳 역시 같은 냉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3월 기온이 평년을 웃돌아 과수 개화가 빨라진 상태에서 4월 초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냉해 피해가 속출했다. 이런 피해는 도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남도에 등록된 양봉 농가는 3308호로 이들이 사육하는 벌통 수는 34만 9992통에 이른다. 전국 양봉농가의 14%를 차지한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2월까지 도내 양봉농가의 꿀벌 중 60%가 폐사하거나 사라졌다. 과수 농가는 꿀벌을 구하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꿀벌이 과일나무의 수분을 해줘야 과일이 나무에 잘 열리는데, 꿀벌이 사라지면서 수정 작업에 차질이 빚어져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내 지자체는 과수와 시설 농가에 인공수정 지원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진주시는 15억 원을 들여 수정용 벌통 대여 사업에 나섰고, 함양군도 7000만 원을 들여 꽃가루 지원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도내 과일농가의 어려움을 연례행사처럼 맞지만 이상기후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커져야 한다. 과수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늘상 있는 이상기후를 탓하거나 사라진 벌꿀에만 화풀이하다 구제 불능의 순간을 맞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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