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2:03 (토)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안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안전
  • 김제홍
  • 승인 2023.04.19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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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일본 정부는 방사능물질이 섞인 냉각수 133만t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처리한 후 올해 여름쯤에 해양으로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사능 물질이 1초 동안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할 경우 그 물질의 방사능은 1베크렐(㏃)로 정의한다. 1초 동안 붕괴하는 원자핵이 많으면 많을수록 방사능의 세기가 크고, 방사선도 많이 방출된다.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할 때 대량의 방사능물질이 바다로 유출되었지만, 우리나라 영해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적은 없다. 세슘은 물보다 2배가량 무겁고, 요오드는 5배가량 무거워서 표층해류를 따라 이동되기는 어려워 후쿠시마 인근 해역에 침전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그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물고기에는 1㎏당 세슘 50㏃, 기타 지역에서 잡힌 물고기에는 100㏃로 기준치를 정했다. 참고로 미국은 1200㏃, 유럽연합(EU)은 1250㏃이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100㏃이다. 지난해 1월 후쿠시마 근해에서 잡힌 우럭에서는 기준치의 14배, 즉 ㎏당 1400㏃ 정도의 세슘이 검출되었는데, 이를 먹었을 경우 인체는 어느 정도 피폭될지 계산해 보았다.

베크렐(㏃)은 1초에 몇 개의 방사선이 나오는가에 대한 단순 개수 단위라서, 에너지의 크기를 의미하는 시버트(㏜) 단위로 바꿔야 한다.

기준치 14배의 세슘137이 발견된 우럭을 하루에 200g씩, 365일간 먹고, 우리 몸속에 세슘이 계속 머물러 있다는 극단적인 가정을 하고 식을 만들어 보자. (보통 세슘-137의 경우, 100일 정도면 우리 몸에서 빠져나간다.)

1400㏃/㎏ × 0.2㎏ × 365 × 0.000013(선량환산계수) = 1.3286m㏜

약 1.33m㏜ 정도 피폭량이 나온다. 참고로 흉부 엑스레이 한 번에 0.1m㏜, 흉부 CT 한 번 찍는데 10m㏜ 정도 피폭된다.

원폭 생존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우리 몸이 단기간에 100m㏜ 이상 받으면, 유의미하게 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1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100m㏜ 이상이면 향후 20~30년 동안 암에 걸릴 위험이 0.5%, 1000m㏜ 이상이면 5% 증가한다고 한다(유엔과학위원회, UNSCEAR, 2000). 한국인이 받는 평균 자연 방사능은 한 해 3.1m㏜인데, 지각에 화강암이 많아서 세계 평균(2.4m㏜)보다 높은 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연간 1m㏜를 기본안전기준(Basic Safety Standards)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권고 수준이다. 미국은 5m㏜를 안전기준으로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비교해 보자. 유방암진단기기 0.3m㏜, 뇌CT스캔 2m㏜, 하루 담배 1.5갑 80~160m㏜/년, 내장 기관 엑스레이 14m㏜ 등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아무리 반대해도 일본은 방류를 강행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기에 경남도는 해수부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처럼, 근거 없이 부풀려진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선량한 수산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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