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은 <논어> `학이(學而)` 편에 나온다. "유자왈(有子曰)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이라는 구절이다. "유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기본을 갖추기 위해 힘쓰고,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것이다. 유자는 공자의 제자 유약(有若)을 말한다.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로 자(子)라는 존칭으로 거명되는 사람은 유자와 증자(曾子)뿐이다.
유자가 살았던 시대에는 하극상과 반란이 큰 사회 문제가 되었다. 신분사회의 근본을 파괴하는 일이라 주동자를 엄벌하였다. 유자는 사건이 일어난 연유와 가치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인식하였다. 사건 자체에만 주목하지 않고 사건의 근원을 찾으려고 하였다.
유자는 효제(孝弟)를 하극상과 반란을 막을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였다.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나이 많은 사람에게 공손하면 하극상을 일으키지 않게 되고, 하극상이 일어나지 않으면 반란도 없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기본이 정립되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고 보았다.
가족 윤리가 사회윤리에 이어질 수 있다는 성선설에 입각한 논리다. 그러나 착하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은 현실에서 가족관계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가 결국 이익과 손해의 계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본 한비자(韓非子)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사회 갈등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오늘날 한비자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면 대립과 갈등의 본질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갈등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자는 한비자에 한참 멀었다>는 책을 저술한 분이 공인회계사인 배영석 박사다. 저자는 "대립과 갈등의 문제도 사람 본성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좌우 이념과 정의의 문제 등으로 포장할 뿐이다"고 한다.
반일이 모토인데도 독립운동사 발간을 막으면서 식민사학 극복을 위한 연구비를 회수하고 역사교과서에서 홍익인간을 삭제한 친일행위를 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거나 시정하고자 하는 민주당 정치인이 없는 것을 보면 저자의 인식이 타당함을 알수 있다. 민주당은 이것을 극복하려면 요하문명과 고조선 관련 연구 및 고려와 조선의 국경 관련 국책연구비를 마련하여 적임자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상 뭇사람의 행태에 나타난 것에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한비자가 군자에게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공자보다 한 수 위다"는 저자의 말이 빅데이터 시대에는 효능이 많음을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성공하는 국가사회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럼에도 유자가 말한 기본이 충실하면 길이 보인다는 것은 당위라고 하겠다. 뿌리가 연약한 나무는 쉽게 바람에 휘둘리고 뽑히며 영양이 부실하여 결실도 부실하다. 반면에 뿌리깊은 나무는 영양분을 많이 섭취하여 튼튼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충실한 열매로 많은 수확을 거두게 된다.
우리 국가사회의 뿌리가 되는 기본은 무엇일까? 교육기본법에 교육이념으로 명시되어 있는 홍익인간이다. 홍익인간이 되면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국민통합의 정치도 가능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 할수 있다. 그러나 홍익인간이 되지 못하여 국가사회는 극심한 분열속에서 바람직한 변화와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식민사학 유풍의 역사교육으로 홍익인간이 교육기본법에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거나 홍익인간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경남매일신문에 실린 `교육기본법 교육이념 홍익인간`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홍익인간을 역사교과서에 등재한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홍익인간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일까? 식민잔재의식에 젖어서 그런 것일까?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채택한 이유는 "홍익인간은 우리나라 건국이념이기는 하나 결코 편협하고 고루한 민족주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공영이란 뜻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정신과 부합되는 이념"으로서, `우리 민족정신의 정수`이면서, 기독교의 박애정신과 유교의 인(仁), 그리고 불교의 자비심과도 상통되는 모든 인류의 이상이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1947년에 발표한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檀君)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고 하셨다.
20세기 역사의 거장 `아놀드 토인비`는 "21세기 세계가 하나되어 돌아가는 날이 온다면 그 핵심사상은 한국의 홍익인간 사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 신부도 "홍익인간 이념은 21세기 인류 구원 사상이다"고 하였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류에 열광하고 있다. 우리의 문화 속에 있는 홍익인간 정신이 발현되는 것이다. 홍익인간이 되면 기본이 정립되어 나아갈 길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