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1:01 (토)
지중해와 시칠리아
지중해와 시칠리아
  • 김제홍
  • 승인 2023.04.12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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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지중해는 세 개의 다른 대륙에 둘러싸여 있다. 북쪽은 유럽, 남쪽은 아프리카, 동쪽은 아시아에 접한다. 독일 철학자 헤겔은 "지구의 3/4 지역에 대하여, 지중해는 이 지역의 공통 분모이며, 세계사의 중심이다"라고 말했다.

지중해가 에메랄드빛을 자랑하지만 수산자원은 빈약하다. 그곳으로 흐르는 강이 적어서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입되는 물보다 증발량이 많기 때문에 평균 염도는 3.7~3.8%으로 전 세계 평균인 3.5%보다 높다. 그리고 대륙붕이 없어서 평균수심이 1500m이며 최고수심은 5121m에 이른다. 바다생물들은 대부분 대륙붕에서 서식한다. 

지중해에는 6000여 개의 섬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큰 섬은 이탈리아와 가까운 시칠리아(Sicilia) 섬이다. 이탈리아와는 불과 3.2㎞ 떨어져 있지만 잦은 지진 때문인지 아직 다리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곳을 다니는 카페리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심지어 기차까지 싣고 다닌다.

시칠리아는 경남도 면적의 2.5배이고 거주인구는 약 500만 명 정도이다. 시칠리아는 경남도 면적의 2.5배이고 거주인구는 약 500만 명 정도이다. 아름다운 모래해변, 유럽에서 가장 높은(3620m) 활화산 에트나 산(Mount Etna), 고대와 현대의 다양한 건축물과 문화가 어우러진 곳, 훌륭한 음식 등 시칠리아는 정말 매력적인 섬이다. 

기원전에는 그리스와 로마에 속했지만, 9세기 이후 아랍, 노르만, 독일, 프랑스, 스페인을 거쳐 온 다양한 지배세력이 바뀌어온 지역으로서, 그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많은 음식들이 발전해왔고, 이를 다시 이탈리아반도에 전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시칠리아를 `하느님의 부엌`이라고 부른다.

시칠리아는 파스타가 시작된 곳으로 특히 유명한데, 시칠리아인들은 한 해 평균 44㎏의 파스타를 먹는다고 한다. 또, 치즈에 콩과 밥을 섞어 튀긴 아란치니(Arancine), 달콤한 후식인 카놀로(Cannolo), 과일 슬러시인 크라니타(Granita), 볶음밥 비슷한 리소토(Risotto) 등은 이탈리안 식당에 가면 메뉴판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인데, 모두 시칠리아가 원산지다. 

마리오 푸조의 소설이자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인 `대부`(The Godfather)에서 주인공 일가가 코를레오네(Corleone)라 는 성을 사용하는데,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유래한 성씨다. 1972년 개봉된 영화지만 실제는 194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거대 마피아 조직인 코를레오네 가문의 3대에 걸친 행보를 그렸다. 말론 브란도가 `비토 코를레오네`를 연기했고, 알 파치노가 `마이클 코를레오네`를 열연했다.

또 1988년에 개봉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Nuovo cinema Paradiso)의 배경이 되는 곳은 `팔라조 아드리아노`(Palazzo Adriano)라는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이다. 주세페가 실제 태어난 곳도 시칠리아다. 영화가 세상의 전부인 살바토레(아명 `토토`)와 낡은 마을 극장 `시네마 천국`의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애틋한 우정을 그렸다. 이 영화의 백미는 엔딩장면으로 알프레도가 검열로 잘린 키스신들을 연결한 것이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은 `Love Theme`으로 영화음악 거장인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편곡한 것이다. 모리코네는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음악 거장으로 500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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