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1:20 (일)
봄봄봄- 문 인 선
봄봄봄- 문 인 선
  • 문인선
  • 승인 2023.04.10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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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치마가 옷장 문을 빼꼼 밀며 봄! 한다

 

그 소릴 들은 창밖 햇살이

실눈을 찡긋 윙클 하고

동쪽 끝 논두렁개나리도

노오란 입술을 뾰족이 내밀며 봄봄, 한다

마을 앞 우물가 버들강아지도 보송한 털을 살짝 일으키며

봄봄봄 한다

골목에 쏟아질 아이들 대신

강아지 두 마리 꼬리 치며 내닫고

저 엉큼한 바람 동백의 볼을 만지다 햇살에게 쫓겨나고

언덕배기 나비 한 마리 요리조리 부지런히 날더니 온 들판 노랗게

유채꽃 활짝 피워 놓았다

 

내 안에도 나비 한 마리 날고 있다

 

 

봄이 한창이다. 유채꽃도 진달래도 봄이라고 저리도 외치는데

앓는 이에게도 가난한 이에게도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

저 봄꽃처럼

 

문인선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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