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치마가 옷장 문을 빼꼼 밀며 봄! 한다
그 소릴 들은 창밖 햇살이
실눈을 찡긋 윙클 하고
동쪽 끝 논두렁개나리도
노오란 입술을 뾰족이 내밀며 봄봄, 한다
마을 앞 우물가 버들강아지도 보송한 털을 살짝 일으키며
봄봄봄 한다
골목에 쏟아질 아이들 대신
강아지 두 마리 꼬리 치며 내닫고
저 엉큼한 바람 동백의 볼을 만지다 햇살에게 쫓겨나고
언덕배기 나비 한 마리 요리조리 부지런히 날더니 온 들판 노랗게
유채꽃 활짝 피워 놓았다
내 안에도 나비 한 마리 날고 있다
봄이 한창이다. 유채꽃도 진달래도 봄이라고 저리도 외치는데
앓는 이에게도 가난한 이에게도 우리 모두의 마음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
저 봄꽃처럼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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