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5:30 (금)
비전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비전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 하성재
  • 승인 2023.04.03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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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의 영국 공습이 한창이던 시절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를 것입니다"라는 처칠의 선언은 자신이 항복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영국민들에게 결코 굴복하지 말고 싸우자는 호소였다. 1960년대의 냉전 시대에, 미국인들은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와 연이은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에 충격을 받고 적대국과의 과학기술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생각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이때 "10년 안에 달에 사람을 보낼 것"이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달래고 `미국을 더 강하고 번영한 나라로 만들 것이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이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실제로 1969년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도 "잘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살아보세"라는 구호는 국민들에게 꿈을 제시했고, 모두가 힘을 모아 노력하자는 절절한 설득을 담았다. 이처럼 리더는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설득하는 사람이다.

주범준 기업컨설팅 전문가의 칼럼에, 2018년 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직원이 기업을 그만두는 이유로 ①현재의 업무를 10년 후에도 하고 있을 것 같아서 ②현재의 업무가 결코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③근무조건 및 급여가 적어서였다. 즉 조직원들은 자신이 기대하는 급여 수준을 받으면, 그다음부터는 자신의 성장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비전`이라는 의미가 나온다. 굳이 개념 정의를 하지 않아도 `비전`은 자신의 미래이며 성장의 기대치라고 말할 수 있다.

앤디 스탠리의 `비저니어링`이라는 저서에서는 `비저니어링`(Visioneering)은 비전에 대한 공학(Engineering)이라고 한다. 이것은 비전을 유지하고 개발하기 위해 따라야 할 지침 같은 것이다. 스탠리는 "비전은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을 분명하게 그려주는 그림이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에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다"라고 한다. 특히 부모가 자녀를 향한 비전을 가지고 있든지, 혹은 회사의 비전을 세우는 CEO이든지 간에 비전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유지하고 개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분명한 비전은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또한 매우 만족스러워서 되돌아보며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해냈어" "성공했어" "잘 마쳤어" "내 삶이 만족스러워" 그러나 비전이 없다면 리더십이 도달해야 할 삶의 목표를 위해 주어진 기회를 활용할 수 없다. 리더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또 무엇을 해야 했는지도 알 수 없다. 또한 우리 조직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게 된다. 이에 스탠리는 그의 저서에서 비전을 유지하고 개발하기 위해 따라야 할 지침을 조언한다.

먼저, 비전은 항상 희생과 위험 감수를 수반한다.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모든 비전은 희생과 위험을 내포한다. 리더가 불확실성을 느낄 경우, 그것은 조직원들의 마음에 이르면 언제나 증폭된다. 리더십의 대가인 존 맥스웰은 "사람들은 비전을 받아들인다기보다 리더를 받아들인다. 리더가 비전을 손에 넣으면 그다음에 비전을 받아들인다"라고 한다. 만약 리더의 마음에 비전이 세워졌다면 그것을 성취하도록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때로는 지금 당장은 성공에 대한 보장이 없더라도 헌신해야 한다.

그래서 경북대학교의 허문구 교수는 좋은 비전의 5가지 요건을 다음과 제시한다. ①간결하면서도 명확해야 한다. ②독특해야 한다. ③가슴 설레는 것이어야 한다. ④조직원과 공유해야 한다. ⑤조직 발전에 대한 열망이나 사회적 가치를 담아야 한다.

그리고 비전은 언제나 누군가가 먼저 가기를 요구한다. 리더 스스로 가려 하지 않는다면 다른 조직원들을 인도할 수 없다. 리더 스스로 희생과 위험을 감수하는 본을 보이지 않는다면 리더가 품고 있는 비전을 다른 조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희생의 경계선을 넘어서면 조직원들은 리더들의 비전에 헌신하게 된다.

이케아는 직원을 채용할 때,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꿈에 공감합니까?"라고 묻는다. 이케아의 꿈인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생활을 제공하자`에 공감하는 직원들은 이케아에서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일터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전성취를 위한 헌신과 대가지불을 통해 리더들 모두가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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