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18 (금)
"빙온 숙성 고기맛 전국에 알려야죠"
"빙온 숙성 고기맛 전국에 알려야죠"
  • 신정윤 기자
  • 승인 2023.03.21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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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에이징 김상윤 대표
<김해 청년창업 HuG 1위 기업>
"얼지 않는 적정 온도서 숙성하면 풍미 훨씬 커"
"아이디어, 기존 관심거리서 살짝 바꿔도 나온다"
"청년 스타트업, 서로 벤치마킹 협업하며 성장"
저등급 비선호 육류소비에 돌풍 일으킬 수 있어
김해 한림면 60평 규모 에이징 공장 전경.
김해 한림면 60평 규모 에이징 공장 전경.

고기의 소비가 나날이 증대되는 시대다. 이때에 고기맛을 더 풍미 있게 변화시키는데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 만 35세 젊은이가 이를 시도하며 구체적인 사업을 구현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의 요체인 도전 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함으로 무장하고 세상과 분투한다. 현재는 매출이 수천만 원에 불과한 새싹 기업이지만 고기 숙성 업계의 거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바로 에이징이다. 김상윤(35) 에이징 대표를 지난 20일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 봤다.

그는 초등학교까지 서울에서 살았다. 이후 부모님과 함께 김해로 이주한 뒤 김해중학교, 김해가야고등학교, 인제대학교에서 나노 반도체 분야를 전공으로 공부했다.

김 대표는 "전공을 살려 경기도 반도체 기업에 취업해서 공정기술 커리어를 쌓았고 이후 의생명진흥원에 연구기획관으로 근무하게 됐다. 김해시와 같이 의생명 사업 이외에도 비즈니스센터 쪽에 신사업 유치 기획을 하는 정부사업도 수행하고 1년을 보냈다. 그러면서 정부 사업을 통한 지원금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출장에서 빙온 개념을 처음 접했다. 또 어머니가 2003년부터 고기 외식업을 운영했기에 더 맛있는 고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자연스럽게 관심이 이어졌다. 빙온은 0℃에서 빙결점까지 온도에서 숙성하는 방법을 말한다. 세포가 빙결되는 것에 저항하기 위해 자기방어 메커니즘이 작동해 단백질 분해가 이뤄져 고기 맛이 좋아지는 원리다.

김상윤 에이징 대표가 지난 20일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1층 창업라운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상윤 에이징 대표가 지난 20일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1층 창업라운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대표는 "1~2년 식품회사 일을 병행하면서 품목 보고부터 위생법 등 관련 지식을 쌓았다.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예비창업 패키지, 예비창업자 디딤돌 사업을 진행하며 구체적 아이템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시험 단계로 작게 만들어 시작하는 MVP(시제품)를 만들어 보면서 사업에 자신감이 붙게 됐다. 이때부터 모호했던 비즈니스모델이 구축됐다. 처음 반도체 쪽을 공부했는데 식품 관련 일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반도체 회사 근무 경험이 식품에서도 정온을 유지하는 장비를 만드는 것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영하에서 고기가 숙성을 하는데 일반 물로 하면 얼어버리기에 염수를 사용한다. 그래서 숙성 과정에 용기 안쪽 표면이 닿는 부분은 녹이 슬기 쉽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것을 개발하게 됐다."

그의 공장에서는 초정밀온도설계가 가능하다. 사물인터넷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원격으로 앱을 통해서 온도나 제품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를 축적 뒤 분석도 가능하다. 다만 사업 초기 단가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는데 창업 사업화 자금을 확보해서 설비 투자가 이뤄졌다. 설비만 가지고는 차별화가 어려워 전처리공정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식품 식육분야 전문가 20명, 일반소비자 10명에게 평가 받은 빙온숙성 한돈 시제품.
식품 식육분야 전문가 20명, 일반소비자 10명에게 평가 받은 빙온숙성 한돈 시제품.

"지역 정육점에 빙온숙성 고기를 판매하고 일반식당 스테이크에 빙온숙성 고기를 쓰면 심미 향상이 가능하다."

빙온 숙성 고기는 전문가 테스트를 통해 동일 등급 대비 맛이 더 향상된 것을 입증했다. 식품 분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때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김해 한림면에 60평 정도 되는 공간에 마련된 빙온숙성 공장은 향후 해썹(HACCP) 인증을 받는 것이 과제다. 앞으로 유동 인구 상권을 분석해서 직영점을 열고 납품을 하면서 홍보와 함께 매출도 증대시킬 계획이다. 브랜드 차별화 전략으로 `에이징` 마크를 넣어 소비자에게 풍미가 확실히 다른 숙성 고기로 자리매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에이징 빙온숙성 기술의 특징은 비선호, 저등급 고기 맛을 키워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원육기준 품질이 1~2등급 이상 향상되며 원료단가와 유지관리비가 최대 36% 절감된다.

빙온숙성 설비.
빙온숙성 설비.

청년들이 창업에 뛰어드는 게 막연한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묻자 김 대표는 사업이 많은 자본과 아이디어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창조를 많이 강조하는데 세상에 없던 게 뚝 떨어지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기존에 있던 것을 고민과 고민을 더 해 살짝 발전시키면 그게 큰 효용을 주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고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냉동이 아닌 상태에서 최적의 온도에서 숙성을 시키는 빙온은 저등급 비선호 육류소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식당에서 고기를 물속에서 숙성시키는 침지형도 어느 정도 맛이 보장되지만 이를 사업화해 전문적으로 침지형 설비를 구축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에이징이 구축해 보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김 대표는 청년 지원이나 창업 사업에 문을 두드리라고 조언한다. "저도 피땀 흘려 모은 내 돈을 날릴 수 있어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패키지 사업도 아주 많다. 그런 정보를 자주 검색해서 선정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빙온숙성 온도 컨트롤러.
빙온숙성 온도 컨트롤러.

연구소 기업 형태 또는 창업카페, 가상오피스, 창업오피스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귀띔한다.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 어려운데 각종 기관에서 창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컨설팅을 해주는데 이를 통해 체계적으로 구상을 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조언한다.

그는 "청년들이 스펙이 낮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부터 하지만 창업을 이룩하기까지 검증과 구체화 단계까지 지원을 할 수 있다. 일단 관련된 사람들부터 만나서 정보를 얻으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디어 벤치마킹하는 것도 스타트업에서 중요하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최초여야만 된다고 생각을 많이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모든 기업들이 최초가 돼 성공한 것은 아니다. 삼성은 스마트폰이 최초가 아니다."

그는 숙성 안 한 육류 제품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 어떻게 시장에 진입할지 어떤 이들과 협업할지를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업가답게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 실천에 옮겼다.

"서울에서는 인재들을 발굴하기가 쉽지만 지역에서는 스타트업 기업에 가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다. 주식을 줄게 혜택을 많이 나눌게 하면서 잡아두는데 좋은 스타트업 대표들끼리 모여서 지치지 않게 공부하고 공유해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징은 올해 6500만 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해 신발 끈을 질끈 묶는다. 올해 8~10억 예상 목표를 잡고 있다. 숙성 단가가 있어 매출이 확보가 돼야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끝으로 청년들이 일단 세상 밖으로 나와서 정부나 지자체, 각종 기관들의 청년 창업 지원이나 육성 프로그램을 찾아 관심을 가지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두려워 말고 창업교육을 받아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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