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만 매립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0년대 STX중공업 공장 유치 문제로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경남 마산합포구 수정만 매립지가 부산소재 한 민간기업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 공업용지 이용 및 용도변경 등에 따른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경남도와 창원시에 따르면 부산에 본사를 둔 해양물류 기업인 은산해운항공은 수정만 매립지(21만 여㎡)를 매입키로 하고 지난 8일 계약금을 납부했다. 오는 6월 잔금이 치러지면 해당 부지 소유권은 은산해운항공 소유로 이전된다.

매각 대금은 360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옛 마산시 소유이던 수정만 매립지는 지난 2006년 STX중공업과 조선 기자재 공장 유치 약정을 한 이후인 2010년 STX중공업으로 토지소유권이 이전됐다.

그러나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주민반발에 공장 신축이 무산됐고， 지난 2016년 STX중공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2019년 채권자인 농협이 신탁사에 의뢰， 매각된 것이다. 2019년 한 해에만 세 차례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됐고， 이번 매각계약에 이르렀다.

지역사회에서는 향후 해당 부지의 활용방안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산해운항공 측은 "장기적으로 해당 부지를 물류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계획은 시일을 두고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한 부동산 개발사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류회사여서 (창립 이래 현재까지는) 그 어디에서도 부동산 사업을 한 적이 없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와 창원시는 지역주민 의사를 적극적으로 청취해 사안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간기업의 수정만 매립지 매입 추진 분위기에 대해서는 도와 시에서도 사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정만 매립지 매각계약 체결 불과 이틀 전인 지난 6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주민 의견과 함께 해당 지자체의 입장을 청취한 뒤 산업단지， 주거단지， 문화단지， 환경 단지 등에 대한 계획을 세워 도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경남도는 현재 공업용지인 매립지에 대해 향후 민간기업이 다른 용지로 변경을 추진할 경우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창원시는 향후 민간기업이 개발계획을 내면 해당 계획에 대한 각종 인허가권을 쥐게 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경남의 일이기 때문에 창원시와 같이 주민 의사를 들어볼 생각"이라며 "향후 (민간기업의)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도의 도움이 필요한 게 있으면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창원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행정당국에서 당장 관여할 부분은 없지만， 주민들과 마찰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