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뮤지컬, 잊힌 김해 인물 발자취 조명
지역 뮤지컬, 잊힌 김해 인물 발자취 조명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2.11.28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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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김해성 4일` 리뷰
사충신과 민초 4일 항전 그려내
무대장치ㆍ원색 조명 사용 `눈길`
자세하지 못한 인물 설명 아쉬워
제작 환경 극복, 역사 재조명 의의
내륙의 관문이자 호남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충지 김해성을 지키기 위해 사충신 이대형, 김득기, 류식, 김해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내륙의 관문이자 호남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충지 김해성을 지키기 위해 사충신 이대형, 김득기, 류식, 김해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해가 무너지면 영남을 잃게 되고, 영남을 잃으면 나라가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니 우리는 죽음으로 이 성을 지켜야 한다." - `김해성 4일` 중.

사충신호국기념사업회와 가야오페라단이 공동주최한 창작뮤지컬 `김해성 4일`은 임진왜란 발발 당시 왜군의 진군로였던 김해성에서 조선 최초의 의병장 송빈, 이대형, 김득기, 류식 4충신과 함께 김해 민초의 역정 속에서 펼친 4일간의 항전을 그려냈다.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진행한 공연은 웅장한 음악과 함께 켜지는 붉디붉은 조명, 그리고 긴 칼을 든 일본의 무사들이 선보이는 기괴한 군무는 일촉즉발인 조선의 상황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

공연의 줄거리는 이렇다. 김해성 안에 사는 선옥과 진옥 자매는 앞으로 다가올 끔찍한 공포는 꿈에도 모른 채 동래로 장사를 위해 떠난 부모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던 4일째, 왜군의 공격으로 부산이 함락되고 동래가 적게 넘어가며 내륙의 관문이자 호남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충지인 김해성으로 쳐들어오는 소문이 퍼지자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김해성을 지키기로 한다.

거세지는 왜군의 공세 속 원군을 요청하지만 지원병이 올지 알 수 없는 상황 속 왜군이 성으로 들어오는 물길을 막아 더 견디기 어렵고 김해성을 빠져나가는 주민까지 생긴다. 그러던 중 안빈낙도의 꿈을 포기, 병중의 아내와 작별하면서 김해성을 지키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송빈, 김득기, 이대형, 류식 4충신.

왜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사충신과 민초들이 김해성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왜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사충신과 민초들이 김해성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4충신과 함께 민초들은 혼연일체가 돼 외군에 맞서 4일간 전투를 벌였지만, 수나 장비 면에서 열세한 상황속에서 의기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순수 의병과 의병 지휘자만으로 왜군과 싸운 임진왜란 최초의 격력한 전투라는 점과 그들이 싸운 상대는 왜군이었지만, 어쩌면 내재된 두려움, 망설임을 극복하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충신, 소시민의 의지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과 울림을 자극했다.

또한 음악과 무대 그리고 조명 부문도 보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였다. 무대 가운데 큰 대성 성문이 열리고 걸어들어오는 일본 왜군의 장군, 양쪽으로 계단식 성곽 위 강렬한 음악을 선사하는 오케스트라 그리고 조명으로 방으로 묘사, 왜군과 대비되는 색으로 전투의 긴박감을 표현하는 등 90분이라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갔다.

하지만 초연이기에 아쉬운 점도 있다. 예산 문제로 당초 150분이었던 극이 90분으로 줄어든 점 때문일까. 4충신이 어떻게 모이게 됐는지에 대해 알고 있지 않은 관객이라면 어떤 인물이 송빈인지 김득기인지에 대해 알 수 없는 특정 인물에 대한 설명이 미비했으며, 왜군 배우들의 대사가 음악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실망하기는 이르다. 희소한 지역 뮤지컬의 창작ㆍ제작 문화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 속에서 잊혀진 김해의 역사적 발자취를 재조명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앞으로 임란을 함께 극복해온 인근 도시들과 연계하며 발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는 지역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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