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4:09 (일)
"3D 업종 인력난 해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양성 힘써요"
"3D 업종 인력난 해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양성 힘써요"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2.11.03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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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곳
영진직업전문학교
(학교장 이상섭)
본관 용접ㆍ공조냉동 기술 교육
별관 타일ㆍ도배ㆍCADㆍ전기 등
용접 분야 합격률 80% 넘어
외국인 근로자 비자 획득 도와
주민 대상 컴퓨터 교육 계획
"국내 취업장려책 변화 필요"
외국인 근로자들이 영진직업전문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영진직업전문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김해 영진직업전문학교는 각종 기술과 용접, 현장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술학교이다. 2022년 산재노동자 직업훈련 최우수기관(전국 1위)으로 선정됐으며, 부산ㆍ경남지역 최대 규모의 교육기관으로 우수한 실력을 가진 강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용접 분야에서 80%에 육박하는 합격률과 취업률 100% 달성 등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기술학원으로 불리고 있다.

수많은 기술 인력을 양성하며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영진직업전문학교의 이상섭 학교장을 만나 한국 인력난 해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상섭 영진직업전문학교 학교장.
이상섭 영진직업전문학교 학교장.

영진직업전문학교의 시설

영진직업전문학교는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있으며 도합 2070평의 넓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본관에서는 용접과 공조냉동 기술을 교육하고 별관에서는 타일, 건축, 도배, 도장, 방수, CAD, 조경, 전기, 직업상담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영진직업전문학교 별관.
영진직업전문학교 별관.

본관에는 용접장과 공조냉동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실습장이 마련돼 있으며, 별관에는 컴퓨터실 11곳과 타일, 도배, 도장, 방수, 조경, 전기 등 모든 기술들을 교육하는 실습장이 준비돼 있어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영진직업전문학교는 용접 분야에서 국내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직업학교이다.

외국인 비자 문제 해결에 앞장

영진직업전문학교 본관.
영진직업전문학교 본관.

기술직에 들어오는 젊은 인력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해 채우려는 업계의 활동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상섭 학교장은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은 3D 업종에 종사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반면에 외국인 이주민 노동자들은 한국지역 기업에 기술자로 취직해 일하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비자 문제로 한국에 오래 있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지역 3D 업종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힘써야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입국 근로자들이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비자(E-7-4)를 받을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본관 용접 실습장에서 용접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본관 용접 실습장에서 용접을 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대한민국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받은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 E-9 비자의 경우 4년 10개월의 유효기간을 가지는데 보통 이 기간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은 한국 적응이 거의 끝나고 기업 내에서도 나름 인정받는 기술자로 성장한다. 하지만 비자가 만료되면 일을 계속하고 싶어도 강제로 원래 살던 나라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매우 큰 손실이며 근로자들도 대부분 원치 않는다. 그러나 비자 점수를 획득해 E-7-4 비자를 얻게 되면 계속해서 한국에 머물러 일을 할 수 있으며, 가족들을 데려와 국내에 거주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어떤 루트를 통해 비자 점수를 취득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영진직업전문학교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비자 점수제 평가 항목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비자 획득에 필요한 점수 취득과 용접 기능사 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또, 비자 점수 취득에 도움을 주기 위한 한국어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별관에 위치한 컴퓨터실.
별관에 위치한 컴퓨터실.

이 학교장은 최근 김해직업훈련원과 합동으로 동남아 학생들을 직접 초청해 국내 인력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용접기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31일 베트남 현지 학생 13명을 입국시켜 거주지, 현장 기술 교육, 자격증 취득, 기업 간 취업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민들을 위한 교육 운영

베트남 학생 용접기술교육 입학식 기념사진 모습.
베트남 학생 용접기술교육 입학식 기념사진 모습.

현재 영진직업전문학교에는 총 11개의 컴퓨터 교실이 구비돼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컴퓨터 교육을 들으러 오는 주민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 수백 대의 컴퓨터가 방치돼 버린 상황이다. 이외에도 강의가 가능한 규모의 많은 교실들이 방치되고 있다. 이상섭 학교장은 이 시설들을 지역민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성화하고 싶어 한다.

영진직업전문학교는 지역 주민자치위원회와 협조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과 다문화 이주민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들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3D 업종 인력난 해결 국가 지원 필요성

영진직업전문학교에서 기술을 배우게 되면 용접, 공조냉동, 전기, 타일 분야의 교육비에는 국비가 전액 지원된다. 이외에 다른 기술들도 20∼30%의 비용만 지불하면 나머지 비용은 국비로 지원이 나온다. 이렇게 국가 지원 프로그램은 국내 청년들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지원을 통해 기술을 배운 젊은 청년들도 결국 관련된 직종의 일을 하려 하지 않고 있다.

이상섭 학교장은 3D 업종을 기피하는 젊은 국내 청년들을 지원하기보다는 진심으로 기술직 취업에 관심 있는 근로자들이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술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국가 지원을 통한 저렴한 임대료로 주거 공간을 제공해준다면 더 많은 인력이 지역 중소기업과 기술 직종으로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학교장은 "점점 젊은 인력들이 사라지며 기술직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제는 도청ㆍ시청 등 국가기관에서 직접 움직여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비 지원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기술을 배우는 데에만 국한돼 있다"며 "이제는 기술을 배우는데 필요한 지원보다는 그 기술을 통해 실무 현장에 투입돼 실제로 회사에 다니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앞으로 3D 업종은 외국인, 40∼50대 노동자 가릴 것 없이 기술이 검증된 사람이라면 누구든 일할 수 있게끔 장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 지원사업 형태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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