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22:57 (토)
"경남 기업 친환경ㆍ디지털 혁명 도와 산업 육성 이끌어요"
"경남 기업 친환경ㆍ디지털 혁명 도와 산업 육성 이끌어요"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10.31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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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노충식 원장
(경남테크노파크)
기업 현장 누비며 홍보 집중
입주 공간ㆍ장비 대여부터
제품 기획ㆍ마케팅 지원 등
기업 성장ㆍ산업 발전 원동력
경남 기업 정부사업 지원율↑
TP 조직ㆍ인력ㆍ예산 2배 급증
중기부 등 지원사업 다수 선정
ESG 경영 지속 가능 미래 선도
"ICT와 제조업 융합이 중요"
노충식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그는 현재 경남 산업을 살리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ICT와 제조업의 융합`이라고 밝혔다.
노충식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그는 현재 경남 산업을 살리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ICT와 제조업의 융합`이라고 밝혔다.

경남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기업 지원은 물론 산업 정책을 만드는 역할까지 하는 경남테크노파크(이하 경남TP). 지역산업육성 거점기관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경남TP는 최근 3년간 예산, 인력 등 규모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7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에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을 지낸 통화금융계 인사가 선임돼 주목을 받았다. 현장을 누비며 수천 장의 명함을 건넨 그의 노력 때문일까. 경남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 공모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응모하고 있다. 또한 지역 산ㆍ학ㆍ연ㆍ관과 잦은 교류로 숨은 자원들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고, 한국은행 등 협업으로 경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뽑는 지역혁신 선도기업에 경남이 5곳, K-스마트등대공장에 4곳(전국 최다) 선정이라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취임한 지 1년 4개월이 된 노충식 원장을 만나 경남테크노파크의 변화와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

경남TP가 20년이 넘는 역사에도 아직도 홍보에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습니다.

"네 아직까지도 경남테크노파크를 잘 모르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홍보를 굉장히 강조하는 이유는 정보를 몰라서 정부 지원 수혜를 못 받는 기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공평한 기회, 경쟁을 통해서 수혜 기업을 선정해야 합니다."

실제 그가 보여준 명함은 여느 회사 대표의 그것과 달랐다. 명함 뒤편에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입주 공간 지원, 공동 연구개발장비 활용 지원 등 각종 지원 정보와 회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QR코드 등 하나라도 정보를 더 주려는 듯 빼곡히 적혀 있었다. 실제 노충식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뒷면에 별다른 내용 없이 영어로 된 명함부터 바꿨다. 그는 "명함을 많이 돌리는 편이라 홍보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원장은 경남 경제인 또는 학생 대상 강연 요청에는 절대 빠지지 않고 경남TP 지원 사업 홍보의 기회로 삼는다고 한다. 또한 경남 경영자협회나 상공회의소, 대학까지 홍보 범위를 넓히고, 경남 기업들에게 대출 업무를 하는 경남은행에서도 경남TP 홍보를 하고 있다. 그 노력이 효과가 있었는지 최근 경남TP가 사업 공고를 내면 지원 비율이 과거보다 2배 정도 올라 지금은 4대 1까지 경쟁률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기업들이 사업 신청을 위해서는 기업연구소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이 있는데, 최근 기업들이 공모 사업에 많이 참여하면서 단순 생산직이 줄고 연구직이 늘어나는 등 고용구조가 선순환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좋은 변화이다.

경남TP는 기업 성장의 파트너로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들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POST-BI→스타기업→글로벌강소기업→월드클래스 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성장단계에 맞게 시제품 개발, 기술 지원, 기술이전 및 사업화 지원 등과 시장 진출 단계에 따라 제품 기획, 마케팅 및 기술인증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등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의 특허 및 기술을 경남지역 기업에 이전하고 사업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입주 공간을 제공(250개 사 입주)해 창업 후 보육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시제품 제작, 시험ㆍ인증, 분석 등을 지원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구축해 직접 지원하고 공동 활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원전기업 신속지원센터`를 운영해 원전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지원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남TP는 지역전략산업 육성 등 산업 경제에 있어 싱크탱크 역할을 한다. 경남도가 경제 정책이나 산업 정책을 수립할 때에도 경남 TP와 협업하고, 또 추진과정에서도 일선 기업들과 교류하며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창원산단이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될 때에도 기획단계부터 사업 지정까지 경남TP가 큰 역할을 했다.

경남테크노파크 본부 전경.
경남테크노파크 본부 전경.

한국은행 재직 경험이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됐나요.

"한국은행에서 일할 때 국제수지팀장과 금융통계부장으로서 7년간 근무하면서 조선, 자동차, 기계장비, 가전 등 우리나라 수출 품목별 동향 분석 등 산업정책과 관련해 전문성을 길렀습니다. 지난 2014년 국가지식재산위원회의 요청으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를 특허청과 공동 개발해 정부 지식재산권 정책에 많은 자문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장으로 근무할 때는 항공우주산업 육성 방안, 조선산업 발전 방안, 경남산업단지 현황 및 코로나 이후 글로벌 벨류체인 변화가 경남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경남도 주요 현안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기업 대표들에게 산업동향 분석 등을 수시로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행과도 업무협약을 맺어 지역 산업의 연구 과제를 공유해 효율을 올리고 있습니다."

기업 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는지요.

"취임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 방문에 제한이 있어 기업 대표들에게 적극적으로 경남TP로 찾아오시라고 홍보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3개 이상 기업 대표들과 만나서 우리 사업 내용과 방향을 알려줬습니다. 필요할 때에는 현장 방문도 자주 갔습니다. 현장을 가까이하지 않고는 어떠한 답도 나오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 보고, 듣고, 현장 소통을 강화해 정책 발굴이나 기업 지원의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현장 소통을 통해 느낀 점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는 기업 니즈와 지원 정책 간 괴리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산업의 흐름은 기업들이 체감한 이후 모니터링되고, 이러한 내용이 정책에 반영돼 지원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업에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업 방향은 무엇입니까.

"경남 경제는 1970∼80년대의 중화학 공업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른 지역은 ICT 혁명에 들어섰는데 경남은 먹고살만했기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대 세계 경제위기로 경남 경제도 큰 위기를 겪습니다. 조선업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연쇄적으로 기계산업도 같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을 살리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ICT와 제조업의 융합`입니다. 이는 디지털 혁명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경남TP는 각종 지역산업에 ICT를 결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IoT,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과 경남형 뉴딜을 융합해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발굴 및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및 스마트 산단 추진 등 제조업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축은 경남TP 부설 `정보산업진흥본부`가 과기정통부 지역 소프트웨어 진흥기관으로 선정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경남지역 ITㆍSW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좋은 소식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하는 올해 지역혁신 선도기업에 경남도 5개 사가 선정됐고(3년간 최대 10억 원 지원), K-스마트등대공장에도 경남도 기업이 전국 15개 사 중에 4개 사로 최다 선정돼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기업들은 국내 스마트공장 선도모델로서 역할을 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취임 후 내부 조직문화 어떻게 달라졌나.

경남테크노파크 인프라 현황(부지면적 17만㎡ㆍ건축면적 13만㎡ㆍ36개 동)
경남테크노파크 인프라 현황(부지면적 17만㎡ㆍ건축면적 13만㎡ㆍ36개 동)

"경남TP는 지난해 기준 전국 19개 TP중 가장 많은 직원(250여 명)과 예산을 운영하는 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에 내부 소통을 확대하고 조직혁신 추진본부TF를 발족했습니다. 조직혁신TF는 조직 규모에 맞는 예산 시스템 구축, 조직 역할 재정립, 업무제도 및 시스템을 개선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남TP 고유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무 효율화를 위해 업무 매뉴얼을 제작해 활용하고,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TP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석박사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내부 전문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건축, 회계 등 해당 분야 전문 직원을 관련 업무에 최대한 배치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ESG경영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은.

"앞으로 세계에 물건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은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ESG경영은 생존의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현재 우리 재단은 내부적으로 지난해 12월 ESG경영 선포를 선제적으로 시행했습니다. 현재는 ESG경영 관련 19개 세부 실행과제를 기획하고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ESG 기업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ESG경영을 자체적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경남 중소기업에 대응 방향 설정을 도와드리는 사업입니다. 개인의 건강검진처럼 기업의 ESG경영을 `검진`하고 방안을 제시해 드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노력을 통해 경남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 의지는 어느 정도인가요.

"경남은 육해공 모든 분야의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은 친환경차 기술 고도화 및 자율주행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공용 제품 표준화를 통한 부품 성능 향상, 친환경ㆍ미래차 기술 개발을 통한 디지털 기반 혁신 생태계 조성, 미래차 부품 글로벌 벨류체인 확대를 노력 중입니다. 조선산업은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주도권 강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선업 제조현장 친환경ㆍ디지털화, 친환경 선박 기자재 국산화 선점 기반 마련, 조선업ㆍ해운업 연계ㆍ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항공산업은 친환경 기반 미래형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 기술 패러다임 맞춤형 핵심 인프라 확보, 친환경 핵심기술 확보 및 밀착형 지원체계 구축, 초광역 분업ㆍ협력형 산학연 연계 기업 동반 생태계 구축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대책은.

"경남 제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필수적입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이 고부가가치화됨에 따라 전기, 전자, 정보통신 분야의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로 인해 미래에는 산업 간 융복합화가 활발히 이뤄져 다양한 분야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신규 인력을 양성하고, 기존 인력들을 재교육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경남TP는 지역 청년 ICT 전문역량 강화 교육사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개설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경남SW미래채움사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인재 조기 육성 및 전문 강사 양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맞춘 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중앙정부와 민선 8기 정책에 부합하는 방위 산업, 원전ㆍ수소 산업, 미래비행체 산업을 육성하고 항공우주청 설치, 투자유치 등 경남의 산업을 전반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기업 지원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 활동에 집중하면서 일하기 좋은 직장, 모두가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남TP는 경남 6개 시군(창원시ㆍ김해시ㆍ사천시ㆍ고성군ㆍ밀양시ㆍ거창군)에 걸쳐 17만㎡ 면적에 36개 동 규모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조직 구성은 지역 전략산업 계획을 수립하는 정책기획단, 기업 지원을 총괄하는 기업지원단, 경남의 주력산업 육성을 위한 특화센터(자동차로봇센터ㆍ기계소재부품센터ㆍ항공우주센터ㆍ조선해양센터ㆍ나노융합센터ㆍ과학기술에너지센터), 경남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담당하는 스마트제조혁신센터, ICTㆍSW 산업 육성 및 제조업과의 융합을 담당하는 정보산업진흥본부, 그리고 경영지원실과 윤리경영실 등으로 조직돼 있다. 경남TP는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2014년까지는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았으나, 2015년부터는 모든 운영비를 정부 공모사업 선정과 수행으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순 부채가 없는 건실한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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