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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순공 작가 50년 작품 세계와 교감
고 백순공 작가 50년 작품 세계와 교감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2.10.30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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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흔적_ Traces of …`
내년 2월까지 도립미술관 선봬
드로잉 회화 전개로 조형 실험
작가 과업 전ㆍ중ㆍ후기로 구성
선 집적ㆍ중첩 통한 수행 엿보여
백순공 작가의 `J씨의 산책`.
백순공 작가의 `J씨의 산책`.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으로 구상과 추상, 실상과 허상, 실재와 부재, 무한과 유한의 관계에 대해 사유한 작가 고 백순공 작가의 50년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경남에서 열린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지난 28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지역작가조명전 `백순공:선(線)의 흔적_Traces of the Mind` 전시를 미술관 2층에서 개최한다.

전시의 주인공 백순공은 전 창원대 미술학과 교수로 1970년대 `Group-X`를 통해 전위적인 미술을 전개하고 1980년대 `현대미술상황` 전시에 참여했다. 또한, 2000년대까지 이어지는 `동 세대` 그룹 활동으로 새로운 회화에 대한 가능성을 지속해서 모색해왔다.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선적(線蹟) 형식의 화면은 추상 회화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모더니즘이 강조하는 회화 매체의 순수함과 시각성의 틀에 매몰돼 있지 않다.

`무제-일상에서`.
`무제-일상에서`.

형(形), 선(線), 색(色), 행(行)으로 이행돼가는 그의 추상적 양식 내면에는 자기 생각을 기록하고 개념화하며 나아가 유동하는 회화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생각임과 동시에 하나의 행위이며 개념 형성 활동`이라 할 수 있는 드로잉적 회화의 전개는 그의 작업 세계 전반에 걸친 조형 실험의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과업을 전기(1974∼1996), 중기(1997∼2001), 후기(2002∼2021)로 나눠 구성한다. 전기는 재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드로잉 연구를 통해 확장되는 회화 세계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전기와 후기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중기는 인쇄물이나 일상적 사물의 콜라주, 사진을 활용한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가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후기는 화면, 매체, 공간 등에 대한 유기적인 사유와 더불어 화면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자적인 형식을 구축한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에 걸친 선의 집적, 중첩, 반복되는 수행적 과정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간의 무한함, 공간의 아득함, 형상의 덧없음 등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사색하게 한다.

이미영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전시는 교육자로서의 삶 이면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묵묵히 고군분투한 작가로서 `깊은 흔적`들을 늦게나마 세상 밖으로 드러낸다"며 "예술의 형식과 전위의 역설적인 관계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회화 세계를 전개해온 백순공의 50년 작품 세계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동시대와 교차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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