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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대의 박학역학자 ②
청대의 박학역학자 ②
  • 이 지산
  • 승인 2022.10.19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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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연구가 이 지산

청대 박학역의 최고봉인 모기령(毛奇齡)은 <중씨역> 30권, <추역시말> 4권, <춘추검서서>3권, <역소첩> 5권, <역운> 4권, <하도낙서원천편> 1권, <태극도설유의> 1권 등 많은 역서를 저술했다. 그는 박학역을 제창하여 순상, 우번, 간보, 후영 등의 역설을 새롭게 정립하고 괘변과 괘종의 법까지 창안해 도서학을 변증함으로써 송역을 비판했다. 사고관신(四庫館臣)은 `명 이후 한역을 새롭게 밝혀 유가로 하여금 공리공담으로 경을 논설하지 못하도록 모기령이 그 첫발을 열었다.`다고 평했다. 그는 <중씨역>에서 역에 다섯 가지 뜻이 있다고 밝혔다. 제1 변역과 제2 교역은 복희씨 역이며, 제3 반역, 제4 대역, 제5 이역은 문왕과 주공의 역이라고 했다. 이역(移易)은 순상의 방통설(旁通說)에 가까운 것으로, 상경 천화동인과 화천대유괘가 하경 택천쾌와 천풍구괘를 상대하여 5양이 5양과 마주하고, 1음과 1음이 마주하는 것이 그 예라고 했다. 모기령은 송학을 극도로 천시해 <변도학>에서 도교를 유가의 서적 속에 뒤섞어 도학을 송학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비난했다. 태극도설에 대한 비판에서는 황종염이 태극선천도와 태극도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태극도가 태극선천도에서 비롯된 사실을 폭로했듯이, 그는 태극도의 전수경위를 고찰해 주진이 헌정한 태극도는 주돈이가 지은 것임을 증명했다. 이로써 주돈이로 대표되는 송역 리학가들은 도학을 송학으로 바꾸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모기령은 고거학의 풍조를 연 대표자로서 도서상수학파에서 의리파에 이르기까지 송역 전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호위(胡渭)는 대표저서인 <역도명변>에서 청초 이래 역학자들이 역도(易圖)의 허위를 논증한 성과를 집대성했다. 그는 복희씨가 역을 만든 근본이 도서에 있지 않으며, 도서를 중시한 것은 주희의 <주역본의>에서 비롯되었다고 적시했다. 역학자는 상을 살피고 괘효사를 완상해야 함에도 오로지 도서에 급급해 역도(易道)의 큰 재액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도낙서에서 천지의 수(數)는 서법(筮法)과 관계있을 뿐, 그 수는 서(筮)를 낳는 수로, 괘를 그어 나가는 수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하도는 진단이 정현의 대연(大衍)주(注)에 근거해서 만든 것이라고 증명한 모기령의 설을 긍정했다. 또한 정현의 주는 <한서> 오행지 및 율력지에 근거했으며, 오행지는 유향, 유흠 부자의 <홍범오행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또한 모기령의 명명법 오류를 지적하여 바로잡고, 송대와 한대역의 잘못을 고쳐 하도의 내원을 고증하고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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