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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학이 지배하는 한국 고대사
식민사학이 지배하는 한국 고대사
  • 이헌동
  • 승인 2022.10.1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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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헌 동<br>전 영운초등학교장<br>
이 헌 동
전 영운초등학교장

"일제식민사학에 의해 왜곡된 한국 고대사의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책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여러 가지 책이 있었지만 필자는 가야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희진이 저술한 <식민사학이 지배하는 한국 고대사>가 가장 적나라하게 고대사학계에 남아 있는 식민사관과 학계의 행태를 드러내면서, 식민사관을 넘어서기 위한 해석들을 찾아볼 수 있어서 추천하였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직까지 식민사학을 추종하는 자들이 대학을 장악하고 있으며, 그런 자들은 무엇 때문에 식민사학에 집착하는지, 어떻게 그런 자들의 세력이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또 식민사학이 원하는 역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떠한 속임수를 쓰고 무엇을 조작했는가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한국 고대사학계의 식민사학 유풍을 청산해야만 바른 역사관을 지닌 역사교육이 이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고대사학계가 정치와 언론 등과 결합되어 있어서 청산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불거질 때마다 온 나라가 뒤끓는 대한민국에서 일제 식민사학이 틀을 세운 한국 고대사를 후손들에게 교과서에서 가르치고 있다니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이 책은 한국 고대사학계에서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것이 이러한 비극의 출발점이었다고 진단한다.

논점 하나: 식민사학은 실증사학인가? 
이병도와 신석호, 이기백 등 해방 후 한국 사학계를 장악한 인물들은 자신들의 역사학을 실증사학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반대편의 역사학은 반실증적인 것 즉 반과학적인 것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과연 그들의 역사학이 실증적인가? 그들이 말하는 실증성을 대변한 인물이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을 제기한 이병도의 스승인 쓰다 소키치였다. 이 학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이 초창기 한국 고대사학계였다. 하지만 그들이 배운 쓰다 소키치의 한일 고대사 체계는 실증사학의 탈을 쓴 황국사관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사실 체계라고 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일본서기>의 일부를 비판하는 척하면서, 한반도 초기 국가의 식민성을 강조하는 그림 만들기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림 맞추기를 위해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철저히 무시되었고, 그 결과 한반도 고대 국가의 건립 연대는 수백 년이나 늦추어졌다. 이제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토대로 한국 고대사를 복원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을 것을 저자는 제안하고 있다.

논점 둘: 누가 식민사학을 옹호하는가?
청산해야 할 역사를 청산하지 못했을 때, 역사가 어떻게 뒤틀린 길을 가는가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분야가 고대사학계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병도와 신석호가 키운 제자들이 한국 사학계를 장악하고, 역사학을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키운 결과가 바로 현재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기득권 수호 투쟁이 어떻게 학계의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학자들을 패거리 집단으로 전락시키며, 저잣거리의 시정잡배만도 못한 짓을 하면서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안 느끼는 파렴치한이 되고 있는지를 저자는 처참한 내부 고발자의 심정에서 진술하고 있다.

논점 셋: 누가 이들을 방조하는가?
이들에게 연구 기금과 학회지 발간 및 활동비를 지원하는 관료들이 결국 이들과 야합하게 되는 과정을 이 책에서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국민의 혈세가 무사안일과 출세주의에 물든 관료들의 손을 통해 학계 기득권 세력에게 선심 쓰듯 뿌려지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이러한 학계 기득권 세력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 언론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의 공영방송이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하자면서 만든 프로그램에 어떻게 식민사관에 입각한 논리를 담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또 이를 비판하자 진상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몰고 가서 결국 식민사관을 전 국민에게 주입시키는 결과를 자아냈던 경험담을 수록하고 있다.

결국 식민사관이란 태생부터 어떤 실체가 있는 역사관이 아니라, 철저히 권력에 복종하고 현실과 야합하는 반역사적 태도를 학문의 이름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식민사관이 청산되지 못하고 오히려 뿌리를 더 깊이 박고 가지를 쳐서 학계에서 큰소리를 치는 주류로 성장한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병리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것이 저자가 미래의 모든 가능성을 포기하고 스스로 불 속에 뛰어드는 이유일 것이다. 위의 글은 출판사의 서평이다. 

이런 고대사학계와 그들의 우군인 진보사학계가 문재인 정부에서 식민사학의 진상을 알게 하는 연구와 출판을 막으면서 역사교과서에서 홍익인간을 삭제하였다. 바른 역사관을 지닌 역사학자보다 식민사학 유풍의 역사학자를 출연시키는 공영방송과 보수와 진보언론 양쪽에 우군이 있고, 정치인도 진보와 보수 양쪽에 우군이 있다. 식민사학 유풍을 청산해서 희망의 역사를 정립하여 제대로 교육하는 정부를 언제쯤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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