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11 (금)
`오페라 허왕후` 유감
`오페라 허왕후` 유감
  • 김병기
  • 승인 2022.09.26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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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국 시조 이진아시를
김수로의 형님으로 묘사
가락국가 역사 잘못 설명해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br>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지난 24일 김해문화의 전당에서는 김해시와 (재)김해문화재단에서 제작한 오페라 허왕후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 수정 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 1년여 만에 다시 김해시민들을 만났다 하는데, 가락 후손으로서 애초에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였음을 선조 님들께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개벽 이후로 아직 나라의 이름이 없었고 또한 군신의 칭호가 없었다"로 시작하여 아홉 간 등이 나오고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만일 내밀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에 이어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진 붉은 보자기에 싸인 금합을 열어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알 여섯 개가 있었는데, 세상에 처음 나타났다고 해서 이름을 수로라 하였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오페라 허왕후는 예술창작콘텐츠 개발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의욕은 높이 사야 할 것이지만, 가락국인 김해에서 가락국기대로 하지 않고 경북 고령의 대가야의 건국 설화를 근거로 대가야국의 시조 이진아시를 형님으로 김수로를 동생으로 등장시켜 가락국의 왕위 쟁탈을 벌인다. 또한 가락국기에는 바다를 따라 가락국에 온 탈해가 "나는 왕의 자리를 빼앗고자 왔다" 하고는 김수로와 술법대결에 항복하고 계림의 국경으로 달아났다고 하는데, 탈해가 "김수로, 저자가 미림을 시켜", "어차피, 가락국은 사로국의 종국이니라", "김수로! 내 덕에 왕이 되는구나!" 등으로 수로왕을 비난하며 오히려 탈해가 우위에 있으면서 수로왕을 시종일관 비하하고 있다.    

거기다 이진아시와 김수로를 두고 이진아시가 동생인 김수로에게 불만을 표출한다던지, 김수로가 이진아시를 형님으로 받들며 왕위도 장자가 당연하다는 둥 가락국기를 모르는 이들은 가락국(금관가야)은 대가야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인식되도록 하였다. 그나마 공연하기 전에 자막으로 삼국유사 등의 문헌에 나오는 내용과 다름을 알려드린다 하여 다행이지만, 가락국기에 나오는 허왕후의 신혼 길을 따라 주인이 내린 포구인 주포마을과 능현 비단길에다 첫사랑을 나눈 명월 산자락을 무대로 하였더라면 이 땅의 700만 가락종친들의 호응을 받았을 것인데 아쉽기만 하다.

아무리 창작극이라 하더라도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이 함께 제작한 오페라가 가락국기대로 하지 않고 경북 고령의 대가야 설화로 제작한 것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락국의 역사를 부정한 것이라 생각한다. 가락 후손으로서 대본 수정 없이 전국체전 개막작으로 오페라 공연에 반대하며 심각한 부끄러운 역사 왜곡에 유감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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