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31 (금)
비난하지 않기
비난하지 않기
  • 하성재
  • 승인 2022.09.19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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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인터넷과 SNS상에서 댓글을 계기로 다투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연예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ㆍ사회적 문제에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과 충돌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문제는 의견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주장을 하는 사람까지 `비난`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비난이 일상화된 사회는 경직될 수밖에 없다. 괜히 나섰다가 실수라도 하면 비난을 받을 텐데 누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겠는가?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은 이를 `취약 시스템 증후군`, 즉 조직이 실패와 기능 장애를 일으키기 더 쉬워지는 현상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스티븐 파인먼은 그의 책 <비난의 역설>에서 비난이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것만은 아니며, 잘못과 불의를 바로잡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일 카네기는 그의 저서 `인간관계론` 이렇게 주장한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야말로 리더가 마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행했던 연구들에 따르면, 리더의 기술적 지식은 금전적인 성공에 15% 정도밖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머지 85%는 인간관계에 관련된 능력,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성격이나 다른 사람을 이끄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도록 하는 법칙 중 하나가 "비난하지 않기"라고 한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백화점을 세웠던 존 워너메이커는 이렇게 고백한 적이 있다. "저는 이미 30년 전에 남을 꾸짖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려 애쓰느라, 신(神)이 지능이라는 선물을 공평하게 나누어주지 않으셨다는 사실에 대해 투덜거릴 시간 따위는 없었습니다." 사실, 감정적인 비난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사람들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자기합리화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난은 위험하다.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히고, 자존감을 훼손하며,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사람은 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늘 편견, 자부심과 허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비판은 위험한 불꽃을 튀게 만든다. 이 불꽃은 자부심이라는 화약을 폭발하게 만들고, 그 폭발은 때로 죽음을 앞당기기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국의 레너드 우드 장군은 질책을 받고 프랑스로의 출정을 허가받지 못했는데, 자존심에 상처가 난 나머지 얼마 못 가 죽고 말았다. 19세기 영국의 문호 토마스 하디는 영문학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인데, 사람들의 심각한 비판을 받고는 펜을 영원히 꺾어 버렸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을 비난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비판은 마치 부메랑과 같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비판은 항상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난을 하기 앞서 잠시 멈추고 생각을 곱씹어봐야 한다. 내가 하려는 비난과 비판이 정당하고 건설적이며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난과 비판을 할 이유가 줄어들게 되고, 비난 대신 다른 방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노예해방을 선언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타인에 대한 비판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을 조롱하는 편지나 시를 써서 그 사람들이 발견할 만한 곳에다 떨어뜨려 놓곤 했고, 변호사가 된 다음에도, 링컨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공개편지를 써서 신문에 내는 식으로 공격을 퍼부었다고 한다. 1842년 가을, 링컨은 `스프링필드 저널`에 익명 편지를 기고해 제임스 쉴스라는 정치인을 조롱했다. 예민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쉴스는 링컨이 편지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링컨에게 목숨을 건 결투를 신청했다. 결국 미시시피강 모래톱에서 싸움이 벌어지기 직전, 결투를 중단시켜서, 두 사람은 살아남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링컨은 인간관계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그 이후로 그는 두 번 다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편지를 쓰지 않았고 다시는 다른 사람을 조롱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링컨이 좋아하는 말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였다고 한다.

조직의 리더십들은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데일 카네기가 소개한 인간관계의 여러법칙 중 `비난하지 않기`를 기억하고 따라야 한다. 조직 구성원을 비난하지 않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잘못을 따지며 비판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존중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비난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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