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4:19 (금)
구성원을 준비시키는 리더가 되려면
구성원을 준비시키는 리더가 되려면
  • 하성재
  • 승인 2022.08.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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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자신의 리더십의 성격을 생각해보자. 나는 어떤 리더일까? 가르침에 익숙한 리더인가, 아니면 구성원을 준비시키는(equipping) 리더인가?

가르치는 리더는 좋은 가르침을 준비하여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리더이다. 구성원들은 그 가르침을 잘 듣고 기뻐할 수 있다. 가르치는 리더는 좋은 가르침만큼이나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한다. 구성원들은 리더의 모습에 감탄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의 리더가 얼마나 뛰어난지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준비시키는 리더는 좀 다르다. 준비시키는 리더도 좋은 가르침을 준비하여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구성원들이 스스로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게 한다. 준비시키는 리더는 자신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구성원들에게 자신과 함께 준비할 필요성을 공감하게 한다. 구성원들은 자신도 준비하여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가르치는 리더는 구성원들을 관객, 평가자의 입장에 세운다면, 준비시키는 리더는 구성원들을 전우, 동참자의 입장에 세운다. 만약 리더 자신이 가르치는데 익숙한 리더라면, 어떻게 준비시키는 리더로 변화해 갈 수 있을까? 짐푸트먼, 바비 해링턴, 로버트 콜먼은 그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가르치는 리더의 약점은 자신이 가르치는 입장에서 항상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는 데 있다. 가르치는 리더에게 항상 완벽한 사람으로 보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은 의외로 매우 힘든 과정이다.

`리더는 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자신이 완벽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 또는 `적어도 사람들 앞에선 그렇게 보여야 한다`는 의미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리더의 개인 인격, 가정생활, 정책결정 등 모든 영역이 완벽할 수는 없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할 때는, 그 모습을 유지하느라 자신이 아닌 모습을 겉으로 보여주려고 큰 에너지를 쓰게 된다. 그러다가 한 번이라도 실패할 때는, 자신이 맞이할 좌절감은 둘째치더라도, 그동안 그의 가상의 이미지에 기대온 구성원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게 된다.

리더가 답을 제시해 주는 사람, 모든 것을 알고 항상 정돈된 삶을 사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역효과가 있다. 따르는 사람들도 자신이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완벽한 사람을 요구하는 조직`이라는 인식이 은연중에 퍼져나간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다시 `완벽한 사람들`과 어울릴만한 상태로 회복될 때까지 숨어있거나 이탈하게 된다. 특히 자신의 양심의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 더더욱 그렇다. 이 부작용은 역설적으로 겉으로 완벽한 척하는데 익숙한 사람들만이 살아남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일상의 삶에서도, 어떤 사람에게 삶의 문제가 생겨 격려와 도움이 가장 필요한 상태에서, 오히려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상황이 된다. 전혀 의도치 않았지만, 완벽주의의 본을 보여주려 하는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다른 사람과 분투나 상처를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가르친 셈이 된다. 심지어 잘못된 본을 본 사람들은 자신은 그런 모습에 `자신에게는 자격이 없다`고 자신을 비하하게 된다. 그리고 점차 완벽한 사람의 존재를 말하는 모습들을 보고 `이 조직은 위선자들의 조직`이라고 말하게 된다.

리더는 자신이 직접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준비시켜서 또 다른 리더로 준비시켜서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고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사람도 되어야 한다. 물론 리더 자신도 때론 결려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 자신의 약점도 때론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완벽한 모습을 본으로 보이려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면, 어떤 본을 보여야 할까? 실수를 하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리더의 길을 가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론 실수가 있어도 그것을 고치려고 끊임없이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리더를 완벽함으로 초대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관계에서 동일하게 약점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어떤 부분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만 나누는 것이 좋다. 출발지점을 지혜롭게 정해야 한다. 그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르치는 리더십에서 준비시키는 리더십으로의 전환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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