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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저 경호강화 따른 풍선효과 막아야
文 사저 경호강화 따른 풍선효과 막아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2.08.24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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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미로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양산 평산마을이 100일 만에 평온을 되찾았다고 한다. 평산사저 앞 시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전부터 백신피해가족과 보수단체의 집회가 시작 이후 극성 보수 유튜버의 욕설 시위로 변질되면서 반지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국민의 정상적인 시위는 욕설과 막말, 폭언 등 시위문화가 훼손돼 시골 마을 길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욕설의 수위를 높여 가던 극성 유튜브는 결국 공업용 커터칼로 평산사저 비서실 직원을 위협하다 현장에서 체포돼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시위는 날로 과격해지면서 정도를 넘은 아슬아슬한 상황이 그동안 평산사저 앞 시위 현장에서는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을 두둔하거나 시위에 불편한 말을 하면 시비를 걸어와 난감하기 이를 때가 없었다고 한다. 불과 100m 채 안 되는 사저 앞 시골 마을 길은 욕설을 분출하는 확성기 소음으로 뒤덮이고 혐오스러운 문구가 담긴 펼침막을 행여 아이들이 볼까 두렵기도 했다.

일부 국민은 백신피해가족 등 일부 시위자들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가지는 등 측은지심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극성 보수 유튜버가 출현하면서 평산마을 앞 집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점차 차가움으로 변했다. 국민의 정서 또한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극성 유튜브를 외면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또 평산사저를 배경으로 한 유튜브 방송이 돈벌이에 열을 올리면서 막말 등을 분출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지적에도 현행 1인 시위법에 따라 경찰은 그저 소음 측정과 주변 경비만 하며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흉기 위협사건으로 인해 대통령 경호 구역 300m 확장에 이르게 되면서 극성 보수 유튜버의 시위 차량은 퇴출되고 시위용품을 사라지게 됐다. 지난 22일 0시부터 300m로 확장된 경호구역은 대통령 경호처가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경호구역 내로 화약 등 인화성 물질은 물론 총포, 도검류, 폭발물, 기타 위해 도구 등의 반입이 금지되고 확성기 부착 차량 역시 차단되고 욕설과 폭언도 금지 행위가 됐다. 문 전 대통령 평산사저 입구 도로에서 집회, 시위가 허용되더라도 확성기를 통한 방송이나 욕설, 폭언을 할 수 없어 사실상 집회, 시위 효과가 사라지게 됐다.

대통령 경호처의 22일 경호 구역 확장으로 평산사저 앞 도로의 시위는 크게 줄어들었다. 시위 차량이 사라지고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이 1인 방송을 이어가고 있으나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유튜버 1명은 방송을 하다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경호구역 밖으로 밀려나고 또 다른 1인 시위자와 유튜버 3~4명도 사저 입구에서 서쪽으로 40~50m으로 자리를 옮기고는 "아직도 대통령인 줄 아느냐?", "경호요원을 동원해 우리를 탄압한다" 등 말을 하며 실시간 방송을 이어가기도 했다. 일단 확성기 소음이 사라지고 도로는 한산함 그 자체로 예전의 평산마을 도로의 모습을 되찾았다. 경호구역 안내 등 행정 홍보 현수막 외에는 시위 관련 현수막이 싹 다 걷혀 도로변이 깔끔하게 정비됐다. 그러나 경호구역 확대 첫날인 22일 사저와 동쪽, 서쪽으로 각각 300m 떨어진 청수골 가든 앞과 지산마을 만남의 광장 길목에는 경호처가 펜스와 입간판을 설치하고 평산마을로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검문검색에 들어가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평산마을 주민들은 모처럼 조용한 아침을 맞자 경호구역 확장을 반기는 분위기와 함께 새로운 경호구역에 포함된 일부 주민과 상인들은 걱정이 앞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산사저와 300m 떨어진 청수골 가든 주변이 새로운 집회 시위 장소로 전략할 수 있는 데다 마을버스 등의 검문 검색으로 마을 주민들은 물론 방문객들의 출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청수골 가든 인근은 평산 사저 뒤편이 노출돼 있어 이 곳에서 집회를 하게 되면 주변 거주 40여 세대에 달하는 평산마을 전체 주민이 시위 영향권에 들어설 수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평산사저 경호 강화가 자칫 풍선효과로 번지지나 않을까 주민들은 노심초사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하다 보수단체 2곳과 진보단체(맞불집회) 1곳 등 3곳이 청수골 가든 주변 도로에서 24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집회를 하겠다고 23일 양산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경호구역이 확장된 22일 오후 3시 40분께 비서진, 경호원과 함께 사저를 나와 마을을 산책하며 주민과 악수하거나 웃으며 인사를 했다고 한다. 또 사저와 100여m 떨어진 신한균 사기장 집을 105일 만에 처음으로 찾아 차담을 나눴다. 김정숙 여사도 사저 바로 앞에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문 전 대통령이 일상을 찾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시위 위치가 옮겨져 주민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면 경호 강화 의미는 퇴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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