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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사기 척결은 예방 활동에서 시작
악성사기 척결은 예방 활동에서 시작
  • 이현우
  • 승인 2022.08.24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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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김해중부서 경무과 경사
이현우 김해중부서 경무과 경사

지구대에서 근무하다가 보면 처리하는 업무 중 사기 신고가 절반이다. "안전결제라며 링크를 보내 들어갔는데, 폰이 해킹된 것 같다.", "가족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돈을 입금해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더 싼 대출을 받게 해준다고 해서 돈을 보냈는데 연락이 안된다." 등 유형이 너무나 다양하고 몇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피해 액수도 천차만별이다. 중간에 사기를 인지하고 돈을 보내주지 않아 다행이었던 사례도 있었지만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많았다.

사기 범죄는 `경제적 살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사회 불신을 조장하는 중대범죄이다. 경남 지역의 사기 범죄는 17년 1만 5325건, 18년 1만 7265건, 19년 2만 461건, 20년 2만 4110건, 21년 2만 1282건으로 코로나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돼 21년에는 다소 감소했지만 대체로 그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기 범죄는 점차 조직적 ㆍ 전문화 돼가고 있으며,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신종 사기 수법이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어 범죄를 피하기가 점차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경남도경찰청에서는 7대 악성 사기(보이스피싱, 사이버사기, 가상자산 유사수신 사기, 전세사기, 보험사기, 투자ㆍ영업ㆍ거래 등 기타 조직적 사기, 다액 피해 사기)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연중 특별단속에 들어가 있는 중이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 활동은 대부분 사후 조치에 그치므로 시민들 스스로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단속 활동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사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크게 두 가지만 당부한다.

먼저, 당연할 것 같이 들리지만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사기 범죄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울 때 범죄가 발생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 급박한 사고를 당한 상태, 지금 사지 않으면 구매할 수 없다고 유인하는 최저가 물품 등 사기범들은 어떻게든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려 놓고 피해자가 원하는 것을 미끼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다. 침착하게 합리적 의심을 통해 사기범들의 유혹을 뿌리쳐야 할 것이지만, 보통의 경우 이런 낯선 상황을 마주하고 침착하게 대처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추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12 또는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는 것이다. 경찰과 금융감독원은 여러 범죄 상황에 대해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고자에게 사기범들을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 당부할 것은 돈과 연관된 경제활동을 할 때는 꼭 증거를 남기라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하고, 서류ㆍ 영상ㆍ음성 등의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두어야 혹시 모를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수사가 가능하다. 사기 범죄는 범행 후 은닉 활동이 이어지므로 시간이 지연될수록 범인 검거와 피해품 회수가 어렵다. 빠른 수사와 피해품 회수를 위해서 꼭 관련 증거를 남기고 사기 피해가 의심될 때 빨리 신고할 것을 당부드린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서민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악성 사기, 이러한 악성 종양이 시민들의 예방 활동이라는 튼튼한 기반 위에 경찰의 단속 노력을 더해 근절돼 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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