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6:12 (토)
청색 어둠에 물든 지리산의 몽환 美
청색 어둠에 물든 지리산의 몽환 美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2.08.11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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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테마박물관 `이흥재 전`
주로 해 질 녘ㆍ새벽녘 때 촬영
본연 색 잃을 때 포착… 한지 인화
이흥재 작가는 청색 어둠으로 물든 새벽녘에 바라본 지리산을 찍어 한지 위에 담아냈다. 사진은 작품 `별이 가져온 달`.
이흥재 작가는 청색 어둠으로 물든 새벽녘에 바라본 지리산을 찍어 한지 위에 담아냈다. 사진은 작품 `별이 가져온 달`.

어머니의 따뜻한 품속 같은 산이자, 울창한 수목과 거친 산세가 어우러져 사시사철 색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한국의 명산인 지리산. 다양한 풍광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내는 작가의 개인전이 거제서 열리고 있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은 이흥재 작가의 `달빛에 물든 지리산(해금강에서 만나는 지리산)` 전을 오는 25일까지 박물관 내 유경미술관 제5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달빛에 물든 지리산(해금강에서 만나는 지리산)` 전에서는 청색 어둠에 물든 지리산의 몽환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가는 주로 해 질 녘이나 새벽녘에 바라본 지리산을 화폭에 담았다. 이는 사방이 어두워지면 풍경 속 사물들은 어느 순간 동시에 멍해지면서 본연의 색을 잃는 그 순간을 포착해 가슬가슬한 한지에 인화했다.

한지에 스며든 청색 어둠과 검정 어둠은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이흥재 작가는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넉넉한 지리산을 제대로 사진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지난 1984년이다. 28만 원짜리 중고 카메라를 구입해 지리산을 찍기 시작했고, 지리산에 오를 때마다 남원 시외버스를 경유지로 삼았다"며 "전시는 내가 경험한 `지리산`을 표현한 자전적 이야기로 사진 작업을 하면서 초저녁과 새벽녘의 트와일라이트 블루뿐 아니라, 한밤중의 푸른 하늘에 푹 빠지게 됐다. 깊고 푸른 밤은 지리산에 떠도는 파르티잔들과 직접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었고, 와운마을 천년송 소나무 가지 사이에 쏟아지는 천년 별빛을 만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경명자 유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과 신묘한 기운을 담아낸 사진과 함께 지리산에 대한 작가만의 숙고와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자리이다. 얼핏 보면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그림 같지만 자세히보면 카메라의 시선으로 포착한 사진 이미지이다"며 "짙은 색조에 잠긴 산 덩어리와 여백처럼 빈 하늘, 단색조의 색상, 숭고미를 자극하며 펼쳐진 산세, 횡으로 종으로 펼쳐진 화면 등에서 그야말로 실감 나는 산수화를 보는 체험을 안긴다. 사진으로 재현한 이 산수화를 통해 우리는 새삼 우리 국토, 산의 정체와 그 공간이 형성해 놓은 심미적 문화의 전통을 헤아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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