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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시대의 역학자 ⑨
송원시대의 역학자 ⑨
  • 이지산
  • 승인 2022.08.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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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연구가 이 지산

남송시대의 의리파 역학자 중 양만리ㆍ양간ㆍ 섭적을 빼놓을 수 없다. 양만리(楊萬里)는 남송초기의 시인으로 그는 문학적 성취로 유명했지만 사회, 정치사와 철학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가 지은<성재역전(誠齋易傳)>은 17년에 걸친 그의 평생 노작이었다. 전조망은<송원학안>에서 `나는 왕필의 학맥은 정이가 정통이고, 양성재가 소종(小宗)이라고 생각하며, 효원과 소동파 등은 그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했을 만큼 역사적 사실로 경학을 증명했다. <사고전서목록제요>에는 `<성재역전>은 인간사를 가지고 역을 논하여 훗날 유가들이 역을 천도(天道)로만 논설한 것을 비판하여 이 책은 결코 없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괘효상은 인간사의 진퇴, 존망, 치란의 리를 표명한다고 보고 미래를 안다는 것은 역의 괘효상이 기왕의 경험을 온축해 한 부류의 사물변화 법칙을 반영한다고 했다. 그의 이런 견해는 인간사를 중시하고 천도를 경시하는 의리파 역학관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만사를 인용하여 역경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주역은 인간사의 득실과 치란의 도를 궁구하는 철학임을 증명한 것이다.

양간(楊簡)은 세칭 자호(慈湖)선생으로 원성, 서린, 심환과 함께 육구연의 제자였다. 훗날 이들 네 사람을 `용강 4선생`이라 불렀다. 그는 육구연의 심학사상을 구명하여 심학이 남송에 큰 영향을 끼치게 했으며 <양씨역전> 20권과 <기역> 1권을 썼다. 양간은 <십익> 중 `계사전` 외는 모두 공자의 저작물이 아니라고 보고 전주(傳注)를 달지 않았다. 그는 육구연의 심학적 주역관에 근거해 `인심이 역의 도이다. 역은 인간의 마음이요, 천지만물, 만사만리`라고 했다. 주역의 해석은 사사로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도심(道心)이라 하여 심학의 수양경전으로 삼아 유물론적 관점을 부정했다. 마음을 사물의 본원으로 보고 괘효상 및 사물의 차별성을 인심의 산물로 귀결케 했다.

섭적(葉適)은 수심(水心)선생으로 불리며, 사공파(事功派) 중 영가지학(永嘉之學)의 대표이다. 사공파는 고대문물제도의 고증에 치중해 <역전>을 해석했다. 그는 <습학기언> `모시`에서 <역전>은 단전, 상전 둘만 공자의 저작으로 보았다. 8괘와 64괘의 기원문제에 관해 복희 획괘설(8괘)과 문왕 중괘설(64괘)을 부인했다. 역은 처음 연산역, 귀장역, 주역이 모두 8경괘에서 64중괘로 변화되어 최초 형성될 때 이미 64괘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를 얻음은 상을 잃음에 있다고 하며, 괘상을 천시해 현학의 귀무론(貴無論)을 도출한 의리학파였다.(지산강호동양학연구소010-8934-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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