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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동맹(Airline alliance)`이란 여러 항공사들이 동맹을 맺어 만든 연합체를 말한다. 1978년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항공 규제가 풀리자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치열한 합병경쟁이 일어났다. 많은 항공사들이 사라지는 걸 본 미국 정부는 독점의 페해를 염려하여 합병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항공사들은 독점은 아니지만 독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인 `항공동맹`을 모색하게 되었다.

수많은 항공기가 모든 루트를 갈 수 없기에 항공동맹을 맺은 항공사들은 `공동운항(Codeshare agreement)` 제도를 통해 서로 협력한다. 공동운항이란， 비행기의 좌석을 공유해서 한 항공기에 두 개의 항공사 승객을 태우는 것이다. A항공사는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어 비용을 줄이고， B항공사는 비행기가 직접 가지 않는 곳에도 승객을 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항의 라운지 공유나 마일리지 적립도 같이해준다.

항공사의 75%가 가입된 메이저 3대 항공동맹이 비행기 대수의 91.3%， 승객 수송의 83%를 담당한다. 최초이자 최고로 큰 동맹은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 1997년)이다. 에어 캐나다와 유나이티드 항공과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 등 26개 항공사가 회원이다. 두 번째 동맹은 원월드(Oneworld， 1999년)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등 14개 항공사가 가입해 있는데 규모로는 세계 3위의 동맹이다. 세 번째 동맹은 스카이팀(SkyTeam， 2006년)인데 현재 세계 2위의 항공동맹이다.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 에어로 멕시코와 대한항공이 설립멤버다.

항공동맹과 거의 유사한 시스템으로 해운업계가 모인 `해운동맹(shipping conference)`이 있다. 해운동맹이란 특정의 정기항로에 취항하고 있는 선박회사가 상호 과당경쟁을 피할 목적으로 운송에 있어서의 운임 및 영업조건 등을 협정하는 일종의 해운에 관한 국제 카르텔(cartel)이다.

지난 2007년 해운동맹은 4개에서 3개로 재편되었다. 먼저 `2M`은 세계 1위 선사인 스위스의 MSC와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AERSK)가 결성한 동맹이다. 두 회사만으로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두 번째는 프랑스의 CMA-CGM과 중국의 COSCO， 대만의 Evergreen이 함께하는 `오션얼라이언스(Ocean Alliance)`인데 물동량의 26% 정도를 담당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일의 하팍로이드(Hapag-Lloyd)， 일본의 ONE， 대만의 양밍(Yang Ming) 등이 있는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가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상선(HMM)도 여기 가입되어 있으며 물동량의 17%를 담당한다.

한때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의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2017년 최종 파산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화물 물동량은 감소하고 운임이 폭락하면서 해운 업계는 치킨게임에 휩싸였다. 한진해운은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값비싼 장기 용선료 계약 비중을 크게 높였는데 이는 고정비용 증가를 가져와 적자가 매년 수천억 원에 달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2016년 8월 당시 국내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한진해운이 61만TEU， 현대상선이 44만TEU 정도였는데， 세계시장 점유율이 각각 3%와 2.1%였다. 그런데 한진해운 파산으로 현대상선만 남게 되면서 올해 상반기 선복량은 82만TEU(점유율 3.2%)로 쪼그라들었다.

수출 비중이 큰 국가에 해운은 중요한 산업 인프라다. 오랜 기간 전 세계에 구축해놓은 네트워크는 국가의 자산이다.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들지만 사라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우리나라 해운이 강세를 보인 북미 황금노선의 점유율은 반토막 났고， 그 노선의 화물량은 중국과 프랑스 업체들이 가져갔다. 정부가 나서서 파산은 막았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