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1:48 (금)
최초 국산 전투기 KF-21 첫 지상 활주 비행하다
최초 국산 전투기 KF-21 첫 지상 활주 비행하다
  • 양기섭 기자
  • 승인 2022.07.10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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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KF-21 미디어데이`
이달 말 첫 시험 비행
4년간 2000소티 예상
2026년께 첫 양산 돌입
공군 120대 배치 목표
지상 활주하는 KF-21 1호기 모습
지상 활주하는 KF-21 1호기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지난 7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지역기자단을 초청, `KF-21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보라매(KF-21)를 선보였다. 이날 행사는 KAI 정문 보안점검ㆍ조치를 시작으로 KF-21의 사업브리핑에 이은 질의ㆍ응답, 고정익동 생산라인, 램프택시 지상시범비행, 하중보정ㆍ구조시험 관람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내ㆍ외부의 궁금증을 해소한 KF-21 지상 활주(램프택시) 모습이었다.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외관이 공개된 바 있으나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다. KF-21이 격납고에서 점검을 마치고 계류장을 돌아 `3훈비` 활주로로 향했다. 수직 꼬리날개에 1호기를 뜻하는 숫자 `001`과 태극기, 공군과 KAI 마크 등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선보인 비행시제 1호기는 조종석이 1개인 단좌 형태다. 6호기까지 만들어진 시제기는 4대가 단좌, 2대는 후방 조종석이 있는 복좌 형태다. KAI는 초도비행을 이달 말께 계획하고 있다. 첫 비행은 기본적인 성능만 시험, 30∼4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주 1∼2회를 시작으로 1∼6호기까지 점차적으로 비행대수를 늘리며 항공기 안전성을 확인한 후 고도ㆍ속도ㆍ기동 순으로 확장, 마지막에 비행 성능과 조종 특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비행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현재 KAI 소속 2명, 공군 소속 2명으로 조종사는 모두 4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이 첫 비행을 맡는다. 시험 비행은 오는 2026년까지 2000여 소티(비행 횟수)가 예상된다. 사천기지와 해상을 포함한 경남 일원이 비행 예정 지역이다.

또, 시험 비행과 함께 내년 후반기 `잠정전투용 적합`, 오는 2026년 `최종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갈 계획이다. 잠정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양산 여건이 마련된다. 120대가 양산 목표이며 모두 대한민국 공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에, KAI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내년 전반기 사업타당성조사 후 계약을 진행, 오는 2026년께 최초 양산에 들어갈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KF-21은 구조시제기를 통한 다양한 성능 시험도 거치고 있다. 6호기까지 나온 `비행 시제기`와 별도로 `구조 시제기` 2대를 생산, 성능 시험에 사용하고 있다.

KAI 구조시험동에서는 전 기체(full scale) 시험과 구성품별 시험이 진행 중이다. 전 기체 시험은 하중보정시험, 정적시험, 내구성 시험 등이 있다. 하중보정시험은 비행 중 받을 수 있는 공력하중을 측정하는 센서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기체에 하중을 가하고 센서 측정값을 확인해 센서를 보정하는 작업이다. 정적시험은 기체 각 부위에 설계하중의 115%를 가할 때 기체 변형 없이 정상 작동 여부, 150%를 가했을 때 기체 변형은 일어나더라도 기능은 정상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내구성 시험은 8000시간으로 설정한 운용 수명을 입증하고자 그 2배인 1만 6000시간에 달하는 수준의 하중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절차다. 구성품별 시험에서는 꼬리날개에 임의의 균열을 내 변화를 확인하는 형태로 구성품을 분리ㆍ시험한다.

KF-21 최종 조립 현장.
KF-21 최종 조립 현장.

연료시험동에서는 6t에 달하는 최대 적재 시 연료를 실제로 채워 비행을 모사, 기체를 기울여가며 연료가 기체 각 부위의 연료 탱크 공간에 제대로 분배되는지 등을 확인한다.

KF-21에 장착될 공중급유 기능을 위해 시험동 천장에 막대기 형태인 `플라잉 붐` 방식을 채용한 공중급유기 장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은 `지난 2002년 11월 장기 신규소요 결정으로 시작됐다. 사업 타당성 분석, 탐색개발, 작전요구 성능(ROC)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방위사업청은 2015년 12월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개발(블록Ⅰ)에 8조 1000억 원, 2026∼2028년 한국 단독 추가 무장시험(블록Ⅱ)에 7000억 원 등 8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 규모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꼽힌다. 투자 대가로 시제기 등을 받아 갈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분담금이 연체돼 있다. 분담금 문제 해결 후 시제기를 공급한다는 게 한국 당국 입장이다.

KF-21은 폭 11.2m, 길이 16.9m, 높이 4.7m로 공대공은 독일산 AIM-2000과 영국산 미티어 미사일을, 공대지 무기는 GBU-12 등 미국제 외에 한화ㆍLIG넥스원의 MK-82, KGGB는 물론 방사청이 개발하는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도 장착 예정이다. KF-21 장착을 위해 장기 소요가 결정된 상태인 극초음속 미사일도 추후 개발 성공 시 공대지 무기로 장착될 수 있다. 블록Ⅰ에서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 능력, 블록Ⅱ에서 공대지 전투 능력까지 갖추는 것이 목표다. 블록Ⅰ은 약 62% 진행돼 앞으로 4년은 시험평가에 집중하게 된다.

미국 기술 이전 거부로 한때 KF-X 사업 난항 원인이 됐던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해 국산화율 89%를 달성했다. 이외의 주요 장비들도 국산화에 전력하고 있다.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획득 및 추적장비(EO TGP),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 엔진, 보조동력장치(APU) 등이다.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지난달 `최초비행 준비검토회의(FFRR)`가 이뤄졌다. 이달 말 초도비행이 성공하면 본계약 체결 기준 6년 7개월, KF-X 사업 선언 이후 21년 4개월 만에 날아오르게 된다.

오늘도 KAI는 KF-21 보라매의 힘찬 비상을 위해 비행시험 준비와 안전분야 점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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