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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보면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보면
  • 경남매일
  • 승인 2022.07.0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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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동 전 영운초등학교장
이헌동 전 영운초등학교장

천문학은 우주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을 알게하고, 우주의 긴 시간을 통해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또 우주적인 관점에서 정저지와(井底之蛙) 인식에서 벗어나 공존공영의 길을 탐구하게 한다.

태양을 닮은 항성의 20% 이상이 행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행성은 지구와 유사하게 항성으로부터 적절한 거리에서 궤도를 돌기 때문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고 생명체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남태평양 해저에서 채취한 침전물에 있던 미생물은 1억 년 넘게 잠들어 있다 환경이 조성되니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였다. 극한 미생물 같은 유기체는 사막이나 극지방, 빙하, 화산, 방사선 피폭, 진공 상태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우주는 빅뱅으로 생겨나 138억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태양은 약 46억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어서 처음 생긴 별이 아니고 초신성이 폭발하고 다시 생긴 별임을 알 수 있다.

약 45억 년에 이르는 지구의 역사를 하루라고 보면 인류가 지구에 생존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지구에 최초의 단순한 단세포 생물이 처음 출현한 것은 아주 이른 시간인 새벽 4시경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6시간 동안은 별다른 발전이 없었다. 여기서 한 시간은 약 1.875억 년으로 16시간은 약 30억 년이 된다.

하루의 6분의 5가 지나간 저녁 8시 30분이 될 때까지도 지구는 불안정한 미생물만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 후에 드디어 해양식물이 처음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분 후에는 최초의 해파리와 함께 레지널드 스프리그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처음 발견했던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등장했다.

밤 9시 4분경 삼엽충이 헤엄치며 등장했고 곧이어 버제스 이판암의 생물들이 나타났다. 밤 10시 직전에 땅 위에 사는 식물이 출현했으며 하루가 두 시간도 남지 않았던 그 직후에 최초의 육상동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구는 10분 정도의 온화한 기후 덕분에 밤 10시 24분이 되면서 거대한 석탄기의 숲으로 덮였고, 처음으로 날개 달린 곤충이 등장했다. 그 숲의 잔재가 오늘날 석탄을 제공해주고 있다.

공룡은 밤 11시 직전에 등장해서 약 45분 동안 지구를 휩쓸었다. 그들이 자정을 21분 남겨둔 시각에 갑자기 사라지면서 포유류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인류는 자정을 1분 17초 남겨 둔 시각에 나타났다. 하루가 8만 6400초인데 여기서 1초는 약 5만 2000년이 된다. 인류가 지구에 산 약 400만 년의 시간은 77초로 시간 척도에서 인류의 역사는 아주 짧고 한 인간의 인생은 한순간에 불과하다.

가속화된 지구의 역사를 하루의 관점에서 보면 대륙은 잇따라서 불안정하게 미끄러지면서 서로 충돌한다. 산들이 솟았다가 사라지고 바다가 등장했다가 말라버리고, 바다가 산이되고, 빙하가 커졌다가 줄어들어 녹기도 한다.

대략 1분에 세 차례 정도씩 맨슨 크기나 그보다 더 큰 운석이나 혜성이 충돌하면서 끊임없이 불꽃이 번쩍인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생명은 끊임없이 생존해 왔다.

그런데 인간은 지금 지구의 생태계를 훼손하고 우주 쓰레기를 남발하여 오염하면서 더불어 살아야 할 생물들을 멸종하고 있다. 계속 이런 것이 이어지면 인류의 멸종도 앞당겨 지는 것이 아닐까.

인과응보와 공존공영을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고 시비선악을 판단하고 인류 생존의 길을 찾는 교육이 이루어져 우주와 지구에서 공존공영의 삶을 추구하고 실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함을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보면 알수 있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대단한 행운임을 알 수 있고, 인류가 멸종해도 지구에는 운 좋게 진화된 생물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것은 인류로 불리는 진화된 생물체가 나타난 시간이 지구의 역사를 하루로 보면 불과 1분 17초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석가와 노자, 장자의 말씀들을 음미하면 이분들이 우주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보았음을 알 수 있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통합과 화합, 상생의 정치가 가능하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가 보는 하늘만 하늘로 인식한 아전인수격 정치로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정치인들에게 우주적인 관점에서 정치하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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