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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자녀 이중언어 교육으로 글로벌 경쟁력 높여요
다문화 자녀 이중언어 교육으로 글로벌 경쟁력 높여요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5.26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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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ㆍ부모와 유대감 증진
한국어ㆍ인지 능력ㆍ창의성↑
이중언어 말하기대회 확대
국가ㆍ사회자원 필요한 인재
관광ㆍ교육ㆍ마케팅 등 업무
이중언어 인재DB 등록 증가

국내 결혼이민자의 정착 기간이 장기화되고 국제화 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다문화가족 자녀의 이중언어 교육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이중언어 교육은 다문화가족 아이들에게 정체성과 자긍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부모와의 유대감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회째를 맞은 경남교육청 주최 `경남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높은 이중언어 교육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대회에서 학생들은 한국어와 부모나라 언어로 각각 여러 주제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모국어 수를 확대해 베트남,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해 스페인어, 네팔어, 몽골어, 미얀마어 등 총 10개국의 실력자들이 출전해 실력을 뽐냈다. 초등부와 중등부로 나눠 실시된 이 대회는 온라인 예선 대회를 거쳐 본선에 모두 25명이 참가했다. 

김해지역의 경우 초ㆍ중ㆍ고등학교, 가족센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김해에서 가장 많은 수의 다문화학생이 속한 김해합성초등학교는 경남교육청이 지원하는 경남도 동부권 거점형 다문화교육센터로서 이중언어 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함께 하고 있다. 수업은 인근 다른 초ㆍ중학교 학생들 포함 25명이 참여하고 있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한국어로 된 동화를 모국어로 번역한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러시아권 중도입국 다문화학생 비중이 높은 진영지역 등에도 개별 학교별로 이중언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시가족센터도 이중언어 교육과 관련해 크게 2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다문화가족 자녀가 가정 내에서 영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이중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문적인 부모교육 및 부모ㆍ자녀 상호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사업`이 있다. 대상은 0~6세 다문화자녀 및 부모들이다. 아울러 다문화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언어교육과 문화체험을 실시하는 `이중언어 교육 프로그램`(글로벌 인재양성)이 있다. 베트남ㆍ일본ㆍ중국ㆍ필리핀 출신 결혼이민자 8~13세 자녀들을 대상으로 초ㆍ중급반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이중언어 교육 사업을 발 빠르게 추진한 김해시는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열린 제8회 `전국 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에서 수남고 3학년(중ㆍ고등부) 신혜민 학생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신혜민 학생은 중국어와 한국어로 발표를 진행했다. 또 신혜민 학생의 동생도 초등부 은상을 차지하는 등 김해시 언어 영재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9월 경남도교육청 이중언어말하기 대회 본선에 진출한 25명 중 김해시 학생은 8명(금상 1명, 은상 1명, 동상 2명, 장려상 4명)이나 됐다. 

한국어 교육 위주서 다양한 언어로
장수한 김해시가족센터장은 "국제화ㆍ다문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사회가 다문화 가족들을 교화시키려는 태도에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는 분위기로 바뀐 것도 이중언어 교육이 확대된 계기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문화가족들의 한국어 교육에만 치우친 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중언어 교육도 빠르게 추진됐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이중언어 교육은 자신의 출생 배경을 부끄러워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자신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명숙 이중언어강사연합회장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한 나라의 언어적ㆍ문화적 배경을 지닌 한국 아이들에 비해 국제화 시대, 다문화 시대가 요구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진 국제 사회의 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다문화 가정 자녀의 긍정적 자아 정체성을 위해 필요하다. 아이들의 한국어 숙달도를 높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배경이 되는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들 부모와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개인과 국가, 사회의 자원을 기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영국의 교육학자 콜린 베이커(Colin Baker) 등 전문가들은 앞으로 많은 나라들과 경제적 무역 장벽이 무너지고, 국제적인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관광, 국제 소매업, 금융, 마케팅 및 판매업, 교육, 해외원조 등 업무에서 이중ㆍ다중언어 구사자들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증명하듯 다양한 문화적 배경 및 뛰어난 이중언어 능력을 지닌 다문화가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지난 2016년 구축한 `다문화 이중언어 인재DB`에 등록된 이주배경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7년 8월 400명 미만에서 현재 1000명이 넘었다. 이들 인재는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주관의 해외 인턴 사업ㆍ해외 교류ㆍ해외 봉사단 파견ㆍ국제행사ㆍ국내외 기업이나 단체가 이중언어 인재를 필요로 할 때 추천ㆍ활용된다.
 

김해시가족센터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사업` 모습. 이중언어 교육으로 자녀와 부모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
김해시가족센터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사업` 모습. 이중언어 교육으로 자녀와 부모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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