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2:40 (토)
작가 시선 통해 본 바이러스로 연결된 세계
작가 시선 통해 본 바이러스로 연결된 세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2.05.18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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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31일까지 `살균, 비-살균` 김덕희ㆍ박준호 등 작가 6명
코로나, 설치ㆍ영상으로 표현
박재훈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조차 공공위생의 요구를 받는, 살균을 위한 공간을 `샤워룸`이라는 영상으로 나타냈다.
박재훈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조차 공공위생의 요구를 받는, 살균을 위한 공간을 `샤워룸`이라는 영상으로 나타냈다.

김해 한림면에 위치한 스페이스사랑농장은 오는 31일까지 코로나19를 바라본 현대 작가 6명의 시선을 담은 `살균, 비-살균` 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2년여간 세상을 뒤흔들었던 코로나19를 둘러싼 현상에 대해 참여작가 6명이 영상 및 설치 작품으로 작가들이 바라본 시선을 관객들에게 공유한다.

부산과 창원, 서울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덕희ㆍ박준호ㆍ박재훈ㆍ이병수ㆍ최선ㆍ최수환 6명의 작가들은 실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대상들에 대한 탐색과 비가시적인 대생에 대한 정념, 바이러스를 둘러싼 현상으로부터 환기되는 자본과 사회정치적 문제들 등을 설치ㆍ영상 작품으로 작가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녹여냈다.

박재훈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조차 암묵적으로 강요받는 공공위생의 요구를 마치 살균을 위한 공간처럼 보이는 `샤워 룸`이라는 영상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또한 `떡`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 박준호는 쌀을 소재로 캐스팅 한 작은 조각이 부패돼가는 과정 속 보이지 않은 균들로 조각은 변형되고 새로운 형태로 진화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김덕희 작가는 `새벽`에서 열판에 떨어진 물이 `퍽` 소리와 함께 수증기가 되는 현상 속 경계와 전환의 지점을 관객의 마음속에 재현한다. 최선 작가의 작품 `소금은 말한다`는 여러 사건이 있었던 곳의 바닷물을 소금으로 만든다. 이처럼 떨어지는 소금은 관람객의 어깨며 신발 등으로 옮겨붙으며 일종의 소금 바이러스로써 연결된 세계를 은유적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최선 작가의 작품 `서쪽동쪽남쪽북쪽`에서 떨어지는 소금들은 관객들에게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붙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최선 작가의 작품 `서쪽동쪽남쪽북쪽`에서 떨어지는 소금들은 관객들에게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붙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최수환 작가는 4개의 환풍기를 작동해 공간 속에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인 것들, 먼지 같은 것들을 캔버스에 옮기고, 이병수 작가는 영상 `불안의 작동법`을 통해 불확실하고 비규정인 것들의 인과관계를 픽션으로 보여주며 `안전한 공간`으로 확신되는 장소에 숨겨져 있는 사회적 코드를 시각화한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우리의 세계에 침범한 후 현대인들은 각종 화학약품을 동원해 집과 물건을 더 나아가 신체를 살균하고 공기를 정화, 습기까지 소독한다. 여기서 타인과 미지의 것은 이미 거대한 바이러스로 다가왔다.

하나의 생명체로서 바이러스와 세균, 그에 대한 인간의 공포와 투쟁의 장면들, 불가시적이고 초미시적인 세계들과 인간의 공생적인 혹은 적대적인 관계들을 다양한 풍경들로 환기하면서, 인간 삶의 존재론적, 윤리적 물음을 작가의 시선이 아닌 이젠 관객들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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