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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사저 이사 떡과 KTX, 불교 성지
평산사저 이사 떡과 KTX, 불교 성지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2.04.20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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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미로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팥시루떡`, `약밥`, `모듬떡`.

지난 18일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문재인 대통령의 `평산사저`에서 지산리 5개 마을에 돌린 이사 떡의 종류다. 이사 떡을 돌린 이날은 마침 지산마을 길목인 하북면 순지마을 신평 장날이었다. 더욱이 이날은 2년 1개월, 날수로는 757일 만에 거리두기가 해제돼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좋은 날이다. 날씨 또한 화창해 5일장의 활기 또한 다른 날과는 확연히 달랐다. 시장을 보러온 주민과 상인의 얼굴은 따듯한 햇살만큼 밝고 환했다. 평산마을 40~50여 세대와 인접한 지산, 서리 등 지산리 5개 마을과 하북면주민자치센터 등 700여 세대에 이사 떡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떡집 업체는 며칠 전 주문을 받아 평산마을과 이웃 주민까지 넉넉하게 700세대 정도의 떡을 만들고 각 마을 이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사 떡 상자에는 `이웃이 되어 반갑습니다. 문재인 김정숙`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문 대통령 내외가 이웃들에게 이사 떡으로 돌린 떡 중에 백미는 팥시루떡이다. 팥시루떡의 팥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붉은 색깔의 팥은 예전부터 액운을 막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생일날에 팥을 넣어 밥을 짓거나 수수팥떡을 해줌으로써 환하게 펼쳐질 앞날을 기원하는 의미를 두고 있다. 팥의 효용까지 더해지면 팥 하나로 행복해지고 건강해진다. `약밥` 역시 먹는 것은 모두 약이라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에서는 밥 중에 가장 약(藥)이 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좋은 약(藥)이 되는 이사 떡을 나눠 먹으며 건강하고 사이좋은 이웃이 되자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 같아 훈훈하다. 얼마 전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웃 주민에게 이사 떡을 돌리는 등 새봄을 맞아 전ㆍ현직 대통령이 잇따라 시골행을 하면서 이사 떡을 돌려 모처럼 국민은 떡 풍년이다. 일반적으로 생일 등의 축하에는 케이크가 장악하고 있으나 개업과 이사 등에는 `떡` 돌리기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떡의 시작은 청동기 시대의 유적인 나진초도 패총과 삼국시대의 고분군 등에서 시루가 출토되면서 그때부터 추측하고 있는 등 떡의 역사가 오래됐다. 이 무렵의 생활 유적지에는 거의 예외 없이 연석 등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곡물로 가루를 만들며 시루에서 찐 음식인 떡이 농경 전개시기부터 널리 애용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전ㆍ현직 대통령의 이사 떡으로 우리 떡이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퇴임 후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KTX를 타고 양산으로 내려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KTX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KTX로 귀향을 했다. 문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 KTX를 타고 평산사저로 온다면 KTX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두 번째 대통령이 된다. 지금 양산에서는 KTX 물금역 정차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쟁점화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KTX 물금역 정차를 서로 공치사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주민 숙원이 선거전에 활용되는 모습에 시민들은 불편하다. 항간에서는 문 대통령의 귀향 선물이라는 논란도 있다. 국가정책이 특정 정치인의 공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습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상식과 공정이 담보돼야 할 정책추진에도 좋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KTX를 이용해 귀향하면 도착지는 KTX 울산(통도사)역이 된다. KTX 울산(통도사)역은 평산마을과 가깝기 때문이다. 평산마을은 KTX 울산역과 13㎞, 경부고속도로 통도사IC와 4.5㎞, 국도 35호선과 3㎞ 정도 떨어져 있다. 앞으로 물금역에 KTX가 정차를 해도 지리적으로는 KTX 울산(통도사)역이 훨씬 가깝다. 결국 물금역 KTX 정차는 중앙동 등 양산시청 소재지와 물금읍, 동면 등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것이다.

지난 19일 오후 3시 30분 김정숙 여사는 양산 매곡사저에서 이웃 주민 6~7세대와 작별연인 차담회를 가졌다. 2009년 매곡으로 이사를 온 지 13년 만에 평산사저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이웃과 석별의 정을 나누고 20일부터 이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평산사저는 지난 18일 사용승인이 났다. 이사 떡은 전달됐지만 귀향 축하연의 얘기는 아직 없다. 조용한 입주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앞서 일부 단체에서 환영을 준비하려 한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후속 얘기는 없다. 주민도 새 이웃을 크게 환영하지만 몰려들 방문객 걱정부터 앞선다고 한다. 조용히 살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뜻도 있어 `야단법석`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간에서는 `정치적 성치` 말도 나온다. 성파종정이 주석하고 있고 불교 성지인 영축산 영축총림 통도사, 종교에 대한 경우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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