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3:27 (금)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끝판왕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끝판왕
  • 성남주
  • 승인 2022.03.15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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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주 창원대학 겸임교수ㆍ창직학교장
성남주 창원대학 겸임교수ㆍ창직학교장

모든 일에는 언제나 순서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련의 질서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세상일이다. 바늘 허리에 실 못 맨다는 말처럼 바느질을 하려면 우선 바늘귀에 실부터 끼워야 하는 법이다. 세상만사 순리를 거스르고서 잘되기 어렵고, 시작과 끝이 뒤바뀌어 성공적으로 일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우리는 빨리 빨리의 성급함과, 군대생활에서 몸에 밴 과정보다는 결과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모로 가도 서울에만 가면 된다`는 생각에 결과에 치중하여 일의 순서를 뒤바꾸어 일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일에 성과를 내고자 할 때 일의 순서에 따라 수행해야 좋은 결실을 만들 수 있다. 일의 순서도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겠지만,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어떻게 일을 수행할 것인지 수립하는 계획단계와 계획에 따라서 수행하는 실행단계, 그리고 마무리 단계를 거치게 된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이 순서를 뒤바꾸어서는 성공하기는 어렵다.

 일의 첫 번째가 계획단계이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의 입안단계를 거쳐 추진하려는 일에 대해 시장조사를 하고,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계획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철저하게 준비한 계획이 성공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배웠듯이 아집과 고집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기에 계획을 잡을 때는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고, 브레인스토밍을 거쳐서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20대 대통령선거는 초박빙의 결과로 판가름 났다. 국민들이 선택은 해주었지만, 잘 하라는 경고도 함께 보낸 것이다. 야당과 협치하고 둘로 나누어진 국민을 통합하려면 많은 의견을 경청해서 국정운영 계획을 잡아야 한다.

 두 번째가 일의 실행단계이다. 일을 실행하기 전에 일에 대한 계획을 조직구성원들과 의사소통 하여야 한다.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도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가 없다. 이해관계로 뭉쳐진 조직의 일은 더 그렇다. 리더가 생각하는 구상과 생각을 조직원들이 의사소통 없이는 알아차릴 수 없다. 많이 소통해야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그리고 계획에 따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요행을 부리지 말고 계획에 따라 정직하게 나아가야 한다. 상황이 어렵고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속도에 얽매여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지름길부터 찾거나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급해한다. 조급함에 순서를 뛰어넘고 실행한 일은 언제나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설령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도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 심지어 했던 일을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조금 빨리 도착했는지는 몰라도 제대로 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일의 마무리 단계이다. 속담에 `끓지도 않고 넘었다`는 말이 있다. 물은 100‰C를 넘지 않고는 절대 끓지 않는다. 100‰C를 넘어 완전하게 끓을 때까지 마무리를 완벽하게 해야 함에도, 적당한 선에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않으면 끝냈다고 해도 끝난 것이 아니어서 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기에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연계해서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성과의 배분과 상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여야 한다. 지난 일의 교훈은 정리하고 개개인의 성공 및 실패사례를 모아서 다음번의 일에 반영하면 된다. 오래된 기업이 경쟁력을 갖는 이유가 이러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많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속도와 방향이 중요하다. 하지만 마음이 앞서는 경우도 많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옛날에는 승부욕에 치우쳐 반칙을 하더라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반칙하면서 이긴다는 것은 의미가 없고, 지탄받고 욕만 얻어먹는다. 이제는 반칙을 해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버렸다. 박수를 받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뛰어난 플레이로 멋진 경기를 보여주면 된다. 프로의 세계가 아름다운 것은 이기려고 하는 마음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이렇듯 아무리 성공이 중요하더라도 일을 순서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기업인들에게는 항상 3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3추란 아무것도 없을 때는 추격(追擊)을 해야 하고 어느 정도 오르고 나서는 추월(追越)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일정한 반열에 오르고 나서는 추락(墜落)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3추도 정당하게 일을 순서에 따라 수행하고 공정한 경쟁에서 이겨내는 것이 프로다움이고 기업가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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