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9:01 (금)
오미크론 대유행 속 방역 완화 대책은?
오미크론 대유행 속 방역 완화 대책은?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2.02.17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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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사회부 차장
김용구 사회부 차장

지난주 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접촉이 없진 않았던 터라 지난 7일 부랴부랴 시보건소를 방문해 PCR 검사를 받았다. 타인과 대면이 잦은 많은 업무 특성상 개인적인 안위보다 전파자가 돼 주변에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앞섰다. 다행히 다음 날 음성을 통보받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림과 동시에 방역 현장을 직접 볼 기회가 됐다. 현장에서 본 오미크론 전파 속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시보건소 직원은 휴일을 가리지 않고 밀려드는 PCR 검사로 격무에 시달렸다. 하루 검사량만 5000건에 달했다. 언제 닥칠지 모를 상황에 자가진단키트를 구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품귀현상을 보인다는 소식을 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국을 방문했지만 이미 동이 나고 없었다. 비교적 접근이 쉬운 온라인 쇼핑몰을 뒤졌다. 다행히 물량이 남아 있는 곳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가격에 탄식이 나왔다. 키트 25개 1세트에 25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됐다. 소량 포장 제품은 어디를 가나 품절이었다.

 정부는 경증 환자 급증에 대비해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서는 물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비싸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당초 물량을 장담하던 정부는 최고가격제 도입이나 온라인 판매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이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 대란이나 최근 요소수 사태와 닮아 있었다. 그간 오미크론 우세종화에 따른 지역 전파는 지속해서 거론됐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위드 코로나에 사실상 실패한 정부는 방역 완화 시기를 두고 계속해서 저울질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참담했다. 끊임없이 뒤바뀌는 정책에 방역 일선 현장은 혼란을 겪었고 격리자는 제대로 안내를 받지 못해 불편을 호소했다. 역학조사도 이제 확진자가 직접 기록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사실상 유명무실한 절차로 남았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에 의존하는 정부 지침도 문제를 드러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 민간도가 최대 41.5%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키트로 `양성` 판정을 받아도 PCR 음성 확률이 60%가량 된다는 의미이다. 5차례 `음성`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방역 당국은 키트로 양성 판정이 나오면 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또다시 방역 완화를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20일까지 시행되는 `6명ㆍ9시`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8명ㆍ10시`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지난 17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했으며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조정안을 확정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8명ㆍ9시`, `6명ㆍ10시` 등 다양한 방안을 함께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행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완화하겠다는 의중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합당한 명분에도 갈팡질팡하는 거리두기 지침에서 완화가 아닌 방치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코로나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 불과 3주 만에 각종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우며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방역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초기 `K방역`으로 세계에 위상을 떨쳤다. 그 이면에는 국민적 희생이 자리했으며, 이들은 지금도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정부는 다시 한번 방역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고갈된 의료진을 정비하고 방역 완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오미크론 대확산 시기에서 가장 느슨하게 행동하는 주체가 정부는 아닌지 생각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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