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11 (금)
다산의 삼역지의
다산의 삼역지의
  • 이지산
  • 승인 2022.02.09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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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주역사전(周易四箋)>에서 주역해석방법론으로 창안한 역리사법(易理四法)과 함께 괘상의 변화를 설명하는 해석법인 삼역지의(三易之義)가 있다. 이는 역리사법과 더불어 64괘의 해석지평을 보다 확장시킨 것으로 다산 이전부터 상수학파들이 활용한 주역해석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삼역지의란 교역(交易), 변역(變易), 반역(反易)을 말한다. 괘상의 변화를 해석하는 중심역할은 추이(推移)이지만 여기에 삼역지의를 해석법으로 추가함으로써 주역해석방법이 다양해진 것이다. (왕인, 주역사전)먼저 교역(交易)은 통상 주역해설서에는 착종괘(錯綜卦)라 부른다. 즉, 상괘와 하괘를 괘획(효)의 변화 없이 위치만 변경하는 것으로 상괘를 하괘로 하괘를 상괘로 교차시켜 새롭게 형성된 괘와 본괘와의 관계를 구명한다. 예를 들어 수뢰둔괘를 상하교차하면 뇌수해괘가 된다. 이는 팔괘의 각 괘를 중첩해 64괘를 조합해 내는 방식으로 기본적으로 교역에 의존한다. 경방 우번 순상 등이 규정해 활용한 12벽괘(?卦)에 속하는 괘들은 승강왕래(昇降往來)가 단순해 변화가 적기 때문에 교역의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변역(變易)이다. 이는 통상 주역해설서에는 배합괘(配合卦)라고 한다. 본괘의 육효를 음효는 양효로, 양효는 음효로 변화시켜서 형성된 괘와 본괘와의 관계를 구명한다. 예를 들면 천택리괘를 변역하면 지산겸괘가 된다. 건, 곤, 감, 리, 이, 대과, 중부, 소과 팔괘는 도전(倒轉:뒤집음)해도 같은 괘 형태지만, 괘의 순서가 변역의 관계에 의해서 배치된 경우이다. 변역은 원리적으로 어떤 괘든지 가능하다.

 반역(反易)은 통상 주역해설서에는 도전괘(倒轉卦)라 부른다. 이는 괘를 전도(뒤집음)시켜 만든 괘로서 도전되어 형성된 괘와 본괘의 관계를 구명한다. 예를 들면 수뢰준괘의 도전괘는 산수몽괘가 된다. 주역에서 괘를 배열한 순서는 대체적으로 반역의 방법을 사용한다. 상경 12쌍 24괘와 하경 16쌍 32괘 등 56괘의 괘서가 반역에 의해서 괘의 순서를 정했다. 반역의 특징은 제2획과 제5획이 서로 조응하고, 제3획과 제4획이 서로 호응한다. 다산의 삼역지의는 역학사적으로 역의 변화이념을 보다 명확히 표현한 것이다. 역사(易詞)해석을 상수학적 방법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정현이 주장한 삼역설에서 자의(子意)를 밝힌 것과는 다른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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