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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부울경 메가시티 영화영상 선도해야
BIFF 부울경 메가시티 영화영상 선도해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2.02.0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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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이 연임됐다. 설날을 앞두고 연임 소식에 부산은 물론 한국 영화계와 해외 영화계 등 안팎에서 안도하고 환호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달 27일 부산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2022년 제1차 임시총회를 열어 이용관 이사장의 연임을 가결했다. 이 이사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창립 멤버로 수석 프로그래머, 부집행위원장, 집행위원장을 거쳐 지난 4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으로 위촉돼 BIFF 정상화를 이끈 것은 물론 지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성공적인 방역으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한 긍정적인 평가로 재신임의 기회를 얻어 앞으로 4년간 조직을 더 이끌게 됐다. 이 이사장은 "새로운 마음으로 부산시민과 영화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오석근 부산콘텐츠마켓 운영위원장과 함께 이번에 마련된 새 중장기 비전 안으로 향후 10년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하반기 부산국제영화제 개최와 향후 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용관 이사장의 연임은 당연시(當然視)였다. 그러나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정치지형 변화로 부산시 산하 문화 관련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잇따라 교체되는 변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그 여파가 예상됐다. 영화의전당과 부산문화재단 등 교체되는 부산지역 문화예술 공공기관장이 박형준 부산시장 성향의 인사로 채워지면서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긴장감에 휩싸였다. 다행히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용관 이사장 체제로 다시 전열을 정비할 기회와 시간이 주어졌다. 교수 출신인 박형준 부산시장의 문화와 예술, 국민의 여망에 대한 학자적인 면모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송은복 전 김해시장의 인재 기용 기술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 적이 있다. 행정의 달인인 송 전 시장은 2005년 김해문화의전당 대표에 김승업 서울 예술의전당 기획위원과 2006년 가야세계문화축전 집행위원장에 임진택 KBS PD 출신이자 마당극 연출가, 창작 판소리꾼을 임명했다. 김해시 문화기관의 초대 책임자로 국내 최고의 전문가를 기용했다. 두 사람 모두 외지인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이다. 김 대표는 훗날 영화의전당 대표를 역임해 인재성을 증명했다. 문화계 인재 기용에는 문화공보부 출신으로 영화진흥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의 오랜 인연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시장의 인재 기용으로 기관의 초석과 기반을 다져 오늘날 김해문화의전당 등 문화예술 공공기관의 뿌리를 튼튼히 했다. 타 지자체에서는 설립과 함께 공무원, 정치인 등 비전문가를 꽂는 인사정책과는 달랐다.

 이용관 이사장은 한국에 처음으로 영화제를 도입한 인물이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출범하기 전에는 한국에는 변변한 국제영화제가 없었다. 2019년 한국 영화는 100년을 맞았다. 20여 년 전인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로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개 됐다. 1980년대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프랑스, 독일 문화원 등을 기웃대야 했다. 해외 문화원을 찾은 영화 학도들은 영화연구회 같은 모임을 만들면서 젊은 영화운동가, 평론가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씨네필들은 부산에서 영화제를 개최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용관, 박광수, 전양준, 고 김지석 등의 인물이 대표적이다. 중앙대 영화학과를 나온 이용관 이사장이 1985년 부산 경성대학교에 부임하면서 서울과 부산의 영화인들이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1989년에 비평전문지인 계간 <영화언어>가 창간되고 편집실이 부산으로 옮겨가면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던 김지석과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사무국장인 오석근이 영화제를 기획하게 됐다.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국제영화 행사를 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이들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휴양지이자 한국 영화의 탄생지인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탄생시킨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영화인들의 축제가 됐고 한국의 자랑이 되고 있다.

 이용관 호의 새로운 출범에 지역 영화계에는 `환호`, `기대`와 함께 `우려`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예술 기관의 행보가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또 영화의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 출범으로 탄생한 영화예술 문화공간이다. 영화의전당은 그 존재의 이유에 충실해야 한다. 정파에 이끌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는 만인의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동네방네 BIFF`를 부울경으로 확대하고 영화의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로 일원화해 `부울경 메가시티` 영화영상산업을 선도하는 심장ㆍ중추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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