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제동 걸린 대우조선 항로 불투명
매각 제동 걸린 대우조선 항로 불투명
  • 박재근ㆍ한상균 기자
  • 승인 2022.01.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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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결합합병 불승인, 재매각ㆍ공기업화 등 거론
현대重 제소 "승산 없을 듯" 거제시 등 지역사회 `환영` 시민단체, 산은 투자 요구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을 이유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최근 무산시켰다. 사진은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왼쪽)와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을 이유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최근 무산시켰다. 사진은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왼쪽)와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연합뉴스

 

 "조선업 구조조정은 원점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추진해온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유럽연합(EU)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이 소재한 거제는 환영의 뜻을 전했으며, 지난 3년 동안 대우조선해양 매각 저지 투쟁을 벌여온 대우조선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무리한 기업 합병 추진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번 결정으로 대우조선해양 회생과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이라는 숙제는 3년 만에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따라서 한국 조선 산업은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의 `빅3 체제`로 운영될 경우, 우려되는 바 없지 않다는 게 조선업계 의견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조선 3사 수주 실적이 좋기 때문에 합병 무산의 여파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다시 2010년대 초반과 같은 불황을 겪을 경우엔 조선 산업 전체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조선업계는 과도한 저가 수주 경쟁과 불황으로 수조 원대 적자를 내며 존폐 위기에 몰렸었다. 이와 관련, 정부는 EU 발표 직후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조선산업 구조조정이라는 난제를 해결할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조선업계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인수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플랜BㆍCㆍD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에선 산은이 재매각에 나서더라도 인수 의향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쏟은 현대중공업은 EU 법원에 제소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승산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제동 걸린 조선 구조조정은 EU 경쟁 당국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반대한 핵심 이유는 독점 우려다.

 일각에선 포스코ㆍ한화ㆍ효성 등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언급하지만, 수소ㆍ이차전지ㆍ우주 등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 관심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중심으로 공기업화를 주장하는 요구도 있지만 이는 사실상 세금으로 부실을 메우는 것이다.

 이번 결정을 두고 거제시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대우조선해양 진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기업과 노동자, 전문가, 시민, 중앙정부와 지자체까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적의 대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대우조선 노조와 매각저지 범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갖고 "EU의 이번 결정으로 기업 결합이 얼마나 허술하게 추진됐는지 드러났다"며 "산업은행, 공정위, 현대중공업 3개 기관이 대우조선과 지역경제를 총체적으로 말아 먹은 꼴이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애초부터 승인될 수도 없는 안으로 시작한 합병은 거제시민을 기만했고 도민을 우롱했으며 국민을 상대로 사기친 것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의 비전문적이고 독단적인 판단으로 한국의 조선산업을 몰락의 길로 내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매각을 추진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사퇴와 수주지원, 생산, 미래기술력 투자, 인재 확보 등 장기적 투자방안 마련, 산업은행 경영관리단 철수, 대우조선 책임 경영체계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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