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거짓의 인문학
선거와 거짓의 인문학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2.01.13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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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거짓으로 끌고 가는 선거판
3월 9일 `잔인한 하루` 될수도

진실을 가리고 정의의 강물을 역류시키는 일은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일어난다. 우리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배우는 사실 하나는 거짓이 진실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허망한 실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짓을 가리기 위해 난무하는 온갖 이야기들로 현기증을 내는 사람이 많다. 근본부터 따져 거짓은 상대적인 관계에서 나오는 진실이라고 여기면 요즘 횡행하는 거짓의 성찬을 조금은 참을 수 있다. 참 가소로운 세상을 앞에 두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 혹은 SNS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 여야의 프레임을 둘러쓰고 얼굴을 쳐들고 거짓을 진실처럼 이야기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방송이나 신문을 타면 진실인 양 꾸미는 거짓 이야기도 들을만하다. 반복되는 거짓말을 진실로 만드는 매스 미디어의 위력에 굴복하는 심약한 사람들을 나무랄 수도 없다. 거짓에 박수하는 동조자들이 엄연히 실재하는 세상에서 거침없는 박수 소리가 진실 쪽으로 무게를 더한다. 참으로 가벼운 세상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지난해 제기했던 시민단체 대표가 서울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주검을 앞에 두고 여야는 극명하게 다른 방향으로 달렸다. 야당은 "이재명 후보가 모른 척해도 진실을 덮을 수 없다"고 했다. 여당은 "이재명 후보와 무관한 정치 공제를 자제하라"고 했다. "변호사비 중 20억 원 상당을 S사가 주식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은 단순 의혹일 수 있고, 생명까지 버리면서 지켜야 할 진실이었는지 모두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진실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게 분명하다. 참 알다가도 모를 세상이다.

 `온갖 거짓으로 쌓아 올린 바벨탑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말이 단순히 마음을 자위하는 메아리처럼 울리는 세상이다. 거짓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얼굴은 보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지수를 끝 모른 데까지 높여야 한다. 대장동 게이트로 무고한 생명들이 세상을 떠났다. 이유 없이 생명을 모질게 몰아가는 사람은 없다. 죽음은 자신의 진실을 그대로 혹은 지킬 수 없는 거짓을 진실로 웅변하는 숭고한 버림이다.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사안은 결코 가벼울 수 없다. 검찰의 수사를 두고 너무 과해서 의혹 당사자가 목숨을 버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야당은 검찰 수사를 두고 하품을 연발하는 데도 말이다. 너무 제멋대로 몰고 가는 세상이다.

 손바닥으로 세상을 가릴 수 있는 세상이다. 언론학에서 자주 거론되는 `어젠다 설정 이론`은 참 매력적이다. 신문ㆍ방송이 진보ㆍ보수 프레임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지극히 문제 많은 신문ㆍ방송이 진실은 내팽개치고 특정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내용을 머리에 올려 대중을 현혹하는 형국이다.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재판 심리에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 지시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재판 내용을 전하는 한 방송국은 `이재명 후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너무 수가 보이는 방송 편집은 세상의 진실을 덮으려는 작태일 뿐이다.

 우리 정치판의 경직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사생결판식 한판 승부는 모두 죽든가 모두 살든가 하는 식으로 몰아간다. 너무 살벌한 게임이 펼쳐진다. 정권 사수나 정권 탈환이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국가 운영의 과정일 수 있다. 과거 정권의 몰락과 함께 함몰됐던 주위의 엄청난 사건을 추억하는 정치인에게는 선거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의로운 국가 경영의 순수한 바람은 봄날 나비의 날갯짓 한 번으로 족하다. 거짓을 쌓아 정권을 잡으려는 못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이번에는 재연되고 있다.

 근거가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데 억지로 끌어대어 유리하게 만드는 전략은 정치판에서는 필수다. 이번 선거는 얼굴이 두꺼운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거짓으로 끌고 가는 선거운동에서는 거짓을 멈추면 한방에 날아간다. 거짓은 거짓을 부른다. 올 3월 9일은 `잔인한 하루`가 될지 모른다. 중대 선거에서 최고 거짓말쟁이를 걸러내야 하는 고충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역사의 분수령이 된다고 하니 더 허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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